뒤통수에 칼빵있고 못생긴데다가 인상도 험상궂고 목소리도 굵어서 열받길래 꾸준히 잠자리채로 후두려패고
어디선가 마음에 안드는 주민 섬 꼭대기로 유배보내면 바로 나간다는 소리도 있길래 해봤는데 안나가고
집 근처 일대를 삽으로 다 파헤쳐서 봉인을 하고 집 출입구에 가구로 길막까지 해봐도 절대 안나가네요
그러더니 이제는 똑같은 성우 목소리가 들어간 이상한 나메크인 같이 생긴 녹색 염소쉑까지 합류해서 이중으로 눈갱, 귀갱을 하네요.
어쩌면 이 싸움...
제가 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애초부터 몇대 패고 좀 괴롭히면 나가겠지...했던 나약한 마음가짐으로는
외모부터 근성의 집합체인 이 녀석에게 대항할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포기하고 화해를 하러 녀석의 집에 갔을 때 녀석은 마치 당연히 제가 올걸 예상이라도 했듯이 심드렁하게
내가 일부러 자기를 피해다닌 거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자기는 그저 저랑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하며 음흉한 목소리로 코웃음을 치더군요.
AI 따위에게 조롱당했다는 생각에 쓰나미의 물살 속에 점점 파묻혀가는 건물의 마지막 모습처럼
마음속에 차오르는 슬픔과 분노를 삼키고 굴욕적으로 녀석의 집을 나설 때 봤던 그 녀석의 반달모양의 비웃음 가득한 두 눈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제 제가 열심히 빚갚아가며 키워왔던 섬은 더 이상 제 섬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저와 친하게 지내던 녀석들도 은근 저 돼지쉑이 뒤에서 못살게 괴롭혔던 탓인지
하나둘씩 섬에서 나가고 싶다고 저에게 상담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죠 이제...
저도 이 섬을 떠나 새로운 섬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간에도 글레이와 그의 갱단원들은 마치 제 세상인듯 제가 가꾼 섬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아무라도.......다스케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