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넷플릭스 자본이라길래 일본침몰 영화판이 아닌 일본침몰 만화책 같은 개념작일줄 알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일본침몰 만화책이 어떠냐면..
예전에 2007년쯤 대여점에서 빌려봤었음, 그때 디카(...)로 찍어서 블로그에 남겼던 것들임.
6권 도쿄 대지진편에서 난징대학살,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다루고, 경고하면서 6권 내에서 실제로 그런 일을 그림.
이 만화 6권에서 다루는 작가의 논리는 이런 식임.
일본은 천재지변이 잦았고 내란도 많았기 때문에, 아픈 일에 대해서는 빨리 잊는편이 좋다고 믿어온 경향이 있음.
그래서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면, 복구가 신속하고 빠르게 이뤄짐.
외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상할 정도로 재해가 일어나면 그 피해를 잊고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역사를 통해 인위적으로 배양되어왔음.
그래서 대지진과 같은 대재앙이 100년단위로 일어나도 그걸 딛고 전진해왔음. 지금까지는.
그런데, 과학이 발달하면서, 한 나라의 문제가 한나라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세상이 왔고 기억을 빨리 잊고 덧씌우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게 됨.
20세기 후반에 미국이 걸프전이나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자, 자기들이 반세기전에 핵공격을 받은 피해자라는 것만 부각해서 생각하고, 다른 나라에 대해서 가해자였다는 사실은 부분적으로 망각해버림.
이걸 한국인 입장에서 말하면, 망각이라기보단, 망각하기 위해서 역사왜곡해서 후세가 아예 기억을 못하게 만든 것이지만. 작가는 '망각'이라고 일단 언급하고 있음.
이하는 2000년대 초중반에 일본유학시절에 인터넷 설치기사랑 한 대화 내용임, 참고로 당시에는 배용준의 겨울연가가 일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던 때였고, 매일 TV에선 욘사마 붐에, 한류 4대천왕이 방송에 자주 나오는, 상당히 친한 무드였음.
인터넷 기사 : "일본 병합하기 전에 원래는 식민지에 대해서 우호적이고 조선합병을 반대하던 이토 히로부미가 있었지만, 조선인이 그를 암살해버리는 바람에, 일본에서 조선에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합병을 하였다"
나: 그런 소리를 어디서 들었느냐?
인터넷 기사 : 역사시간에 그렇게 배웠다.
참고로 조사하면 알다시피, 저 이야기는 조갑제라던가 이원복이라던가가 예전에 주장했던 내용임. 당연히 이토가 이미 을사조약이나, 조선총독부 전신인 통감부를 설치한 시점에서는 개소리임. 그나마 저게 2000년대 초반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터넷 기사가 한 말이기 때문에, 지금은 저런것조차 안다루는걸로 암.
여튼 이 만화는, 6권의 거의 절반을 할애해서 도쿄대지진 피해에 대해서 그리고, 전철 들어오는데 지진 나서 플랫폼에 있던 사람들이 전철에 갈리고, 지하로 대피하려던 사람들과, 지하에서 차올라오는 물을 피해 도망나오는 사람이 얽혀서 깔려죽고, 오래된 목조주택이 많은지라 붕괴되면서 분진이 생기고, 거기에 불이 붙는 상황에서 건물잔재가 땔감과 톱밥 역할로 화염 회오리가 생기고 그게 거대화하면서 거대한 화재 선풍이 되어, 태울것과 공기를 찾아다니며 도시를 뒤덮음. 이것에 가장 안성맞춤인 곳이 서쪽에 오래된 나무주택들이 많고, 빌딩들이 많아서 차가운 공기가 계속 주입되는 니시 신주쿠역, 즉 도쿄도청 앞이었음. 지진이 멎기를 기다리면서 도청 앞 피난소에 모였던 수만명의 사람들은 화염 선풍에 타죽고, 도청 및 고층빌딩에서 건물 진동에 다쳐서 못움직이던 사람들은 다 쪄서 죽고, 정말로 여러가지 상황을 잔인하게 그려냄. 내장이 나오고 피가 튀는 고어함이 아니라, 정말로 상황에 의한 공포를 엄청나게 실감나게 다룸. 그리고서는 예전 도쿄 대지진때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지역에 당시 지진때 화재로 용해된 빌딩의 철골이 아직도 표지판까지 붙여서 경고로 남아있지만, 현재 사람들은 그걸 다 잊었다는 부가설명을 붙임.
그리고 문제는 지진이 가라앉은 뒤의 상황.
덩치 큰 청년 하나가 오지랍좀 해서 길가던 여고딩 지켜주면서 그 여고생 동네까지 데려다줬다가 머리 염색했고 반항적이라고 자경단들에게 난도질 당해서 참수당함.
그리고 자경단은 그 참수당한 목을 창에 꼽고 원시인처럼 좋아함. 대략 그런 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 중, 수만명이 사람에 의해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작가가 첨언함.
그 뒤는 주인공을 비롯한 구조팀이 도착하는지라 자경단의 활약(?)은 안나오지만, 대충 주인공은 상황파악을 했다는 뉘앙스만 남김, 하지만 어쩔수 없음.
여튼 내가 원한건 2012 영화처럼 블록버스터급으로 갈라지는 땅도 아니고, 그냥 딱 만화판의 이정도만 제대로 다뤄줬으면 했음.
하지만 현실은 만화판이 아닌 오리지널이었고, 결국 결과물은....휴우...
덧. 일본침몰에서 2차 도쿄 대지진으로 인한 네임드 희생자.
편집부에서 편집자랑 상담하다가 사망.
참고로, 작가는 후지타 카즈히로의 어시 출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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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침몰 6권 | 24.06.04 07:3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