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적어본다.
나쁜의미로 레전드는 아니고, 언터쳐블한 병사들 얘기다.
A는 30살에 입대한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이였다. 중대장,보급관을 제와한 간부들보다 형이였으며 중대에서 바로 짬밥이 아닌 쌀밥으로 1등을 찍었는데
처음에는 부대에 적응을 못하면 어쩌지 싶었다. 아무래도 아무리 계급사회인 군대라도 나이가 한참 차이나면 어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우리 대대는 동기생활관이 아닌 분대생활관을 사용했었으며. GOP에 올라갔다가 페바로 내려오면 1년치 훈련을 몰아서 하는터라 체력적으로 걱정이 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가 ㄱ중대라고 치면 A는 ㄷ중대 중대장과 불알 친구 였으며 대대 수송관님은 A의 학부모였다. A가 있던 초등학교 학생이였던것.
성격도 나쁘지 않고 애들이랑도 잘 어울렸고 간부들한테 가~~끔 반존대를 섞어 쓰기도 했지만 유쾌한 사람이였고 형은 맞았기에 다들 신경도 안썼다.
주말에 그냥 애들 생활관에 돌아다닐때 선임들 사이에서 ㄷ중대장의 핸드폰으로 웹툰을 보고 있는 모습에(스마트폰 도입 한참전이다) '군생활 편하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B는 처음엔 특별한 친구인지는 몰랐고 그냥 일반 병사1 정도의 개성도 단점도 딱히 없는 평범한 신병이였는데 어느날 당직을 서던중 행정반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나 xxx(소장 진) 인데 B라는 애 너희 중대에 있냐?" 듣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며 자칫했다간 별에게 메테오스트라이크가 꽂힌다는 생각에 몹시 불안에 떨며
"예 맞습니다. 어쩐일이십니까?" 라고 하자. "내가 걔 외삼촌인데 걔가 집에 전화를 안한댜~ 가서 엄마아빠한테 전화좀 하라그래. 뭐 문제있어서 전화 못하는건 아니지?" 라는
'우리 조카에게 무슨일이 있다면 느그 연대장까지 죽여버리겠다'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나는 바로 당직병에게 B를 잡아오게 시켜 내 폰으로 다이렉트로 전화시켜줬다.
전입온지 두달이 다되가는 동안 집에 전화를 한번도 안했었다는것 같은데 이유는 그냥 '귀찮아서' 였다. 그리고 소문이 빠른 군대 특성상 별을 품은 신입은 대대장마저 벌벌 떨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그러는 와중에도 B를 갈군 모 선임병사는 B의 마음의 편지 한방에 헌병대에서 중령이 바로 찾아와 다이렉트로 데려갔으며 이후 우리 부대에서 그 선임병을 보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B는 나름 군생활을 잘했기 때문에 대대 주임원사는 계속해서 부사관 지원을 꼬셨으며 그 소식이 B의 삼촌에게 까지 들어갔는지. 삼촌도 밀어준다며 B를 꼬셨다고 한다. 내가 전역하고 친했던 소대애들한테 전해듣기로는 결국 부사관 지원을 했다고 한다. 나름 인생이 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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