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의 방랑 기사 드워프의 지시에 따라 쏜살 같이 달아납니다
당신이 입구에 다다랐을 때, 거의 탈진 상태에 달했습니다
드워프의 당나귀가 당신을 반기며 침을 뱉습니다
허겁지고 당나귀 곁의 물주머니를 꺼내고 들이키고 푹 쉬고 나서야 진정이 됩니다
이후에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서 지시 받지 못했습니다. 약속을 아직 정한 적도 없었고,
그저 기다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노숙과도 같은 야영이 일주일 째 지속되었습니다
아무리 당신이 믿는 드워프라도 지금 쯤 죽었을 게 분명하다고 확신합니다
당신은 눈시울을 붉히며 짐을 천천히 싸기 시작했습니다
짐을 정리하는 동안 당신은 드워프와의 추억을 떠오릅니다. 당나귀나 끌라며 욕을 먹은 일, 당나귀 밥 준 일, 모닥불에서 드워프가 옛날 이야기 해줬던 것들..
모닥불 자리를 정리하는 순간, 폐허의 입구너머로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깜짝 놀라 당나귀를 넘어뜨린 뒤 그것을 바리케이트 삼아 급조한 쇠뇌를 장전합니다
드워프의 목숨을 빼앗아간 해골들이라면 반드시 복수를 하고 말 것입니다
"뭐야, 내 당나귀랑 한창 재미 보는 거야? 그런 취미는 몰랐는데 모험가 양반."
다리를 절뚝이고, 옆구리에 약탈한 보물상자를 하나 끼고, 얼굴 부터 손까지 생채기가 난데다, 어깨너머로 화살이 두어개 박혀있었지만
당신의 방랑기사 드워프였습니다
"모험가 양반. 저 아래 보물이 아직도 많지만. 나 혼자 싸웠으니 다 내꺼야. 울고 빌어도 소용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