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년 패니 버니란 여성 소설가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오른쪽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팔을 들어올리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음.
그래서 진찰을 받은 결과 유방암 진단이 나왔고, 당대 최고의 외과의사인 도미니크 장 라리 남작에게 이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게 되었음.
참고로 이 라리 남작은 프랑스 대육군 의무총감까지 올랐고 엠뷸런스를 처음 만든 사람임.
그녀가 쓴 글에 따르면, 이 시절에는 마취란 게 없었기 때문에 수술 날짜 잡아놓고 기다리는 것부터가 멘탈이 나가는 일이었다고 함.
가슴 통째로 자르는 건데 겁이 안 날 수가 없고, 소독도 없던 시절이니 그 뒤에 감염으로 골로 가는 것도 걱정해야 하고.
어쨌든 수술날이 밝았는데, 의사들이 뭔 일이 생겨 몇 시간 수술을 미루는 바람에 정신이 나가버림.
오후 3시가 되자, 검은 옷을 입은 7명의 남자가 4대의 마차에 나눠 타고 그녀의 집에 도착했고,
아편을 섞은 와인을 주었음.
참고로 검은 옷이라고 했는데 이게 당시 외과의사들의 기본 복장임. 세균학이 발달하기 전이라 피 얼룩이 잘 안 보이는 검은 프록코트를 사용했음.
잘 안 보이면 세탁 자주 안해도 되니까.
침대는 방 한가운데로 옮겨놓고, 그 위에 낡은 침구를 깔았음.
"나는 격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질병의 고통 때문이 아니라 그 준비과정에 대한 혐오와 공포 때문이었다.
나는 자발적으로 침대틀 위에 올라갔고, 의사는 나를 메트리스 위에 눕히더니, 내 얼굴에 흰 삼베 손수건을 덮어주었다.
그런데 그 손수건이 얇아서 주변이 다 보였다. 손수건 너머로 번쩍이는 수술도구의 모습을 보고 눈을 감았다."
칼날이 가슴을 찌르고 들어오자, 수술 내내 그녀는 죽도록 비명을 질렀다고 함.
그런데도 그 비명소리가 그녀 스스로한테는 들리지 않는 거 같았다고 함.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굽은 칼이 가슴을 자르기 시작했을 때, 피부와 조직이 질겨서 잘 안 잘리는지,
집도의는 힘이 빠져서 중간에 칼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꿔지고 마저 잘랐다고.
거기까지 보고 더 안 보고 눈을 감았다고 함.
근데 그 다음에도 가슴뼈에 칼이 스치고 갈리는 소리가 다 들렸고, 그리고 그 감각이 느껴졌다고.
총 수술시간은 17분 30초가 걸렸음.
그 당시는 마취가 없었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끝내는 게 미덕이었거든.
그래도 다행히 20분이 안 걸린 수술이 끝나고 몇달 뒤, 완쾌되었고,
암은 재발하지 않고 29년을 더 살았다고 함.
윗 사진이 영국의 HMS 빅토리에 전시되어 있는 동시기의 외과 수술 도구.
아마 5번이 적혀 있는 칼이 버니 부인의 가슴을 잘랐던 칼일 거야.
출처: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 빌 브라이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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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의 찰스 다윈이 의대 들어갔다가 때려친 이유도 저 수술 장면 보고 멘탈이 나갔기 때문 | 19.06.01 13:0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