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쯤에 오랜만에 점심으로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어졌는데, 유감스럽게도 근처에 롯데리아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와퍼나 빅맥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심한 복수와 장난기 같은 게 합쳐져서 차승원씨 사진에 케첩으로 간단하게 낙서를 한 게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모든 일의 시작. 하이랜더 승원(4월 16일)
뭐 이때는 이걸 연속적으로 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한 건데.
쿠마도리 승원(4월 18일)
어쩌다 보니 한번 더 롯데리아에 오게 됐고, 좀더 세밀하게 케첩을 칠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해봤는데 생각보다 성공적이었습니다.
의외로 괜찮은 결과물에 다음에 오면 또 뭘 하나 하자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모노노케 승원(4월 20일)
이때부터 검정색을 내기 위해 펜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쪽 머리띠 부분(잘 안보이지만...)
생각해보면 근처 패스트푸드점은 하나뿐이고, 점심은 꼭 밖에서 먹어야 했기 때문에 롯데리아는 마음만 먹으면 자주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갔고, 자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야가미 승원(4월 22일)
붉은색으로만 할 수 있는 것중엔 이런 캐릭터밖에 안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이 다음부터 결심을 합니다.
로날드 승원(4월 23일)
머스터드 소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롯데리아에서 머스터드 소스는 무료제공이 아니라 찍어먹는 플라스틱 포장에 나오는 것을 오백원씩 주고 구매했습니다.
먹고 나서 많이 남으면 아까워서 감자튀김에 찍어먹고, 패티 위에 펴발라서 먹고...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곁다리로 제가 이걸 하면서 한가지 마음먹은 건, 모든 색깔은(검정색만 빼고) 롯데리아의 물건들을 사용해서 내자고 결심했던 겁니다.
CG로 하면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이 더 빠르고 정갈한 합성물을 만들 수 있겠지만, 그러다 보면 가장 중요한 웃음포인트를 놓치게 되니까요.
시키나미 승원 랑그레이(4월 24일)
노란색에 붉은색을 섞으면 주황색이 된다는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배운 내용을 되살려서, 머리색을 칠해봤습니다.
원래는 데리야키 소스로 해볼까 생각했지만(TV판 아스카의 머리색은 상당히 갈색에 가까워서) 데리야키 소스는 너무 투명해서 원래의 검은 머리를 가리기에 부적합했기 때문에 변경했습니다.
가슴팍의 녹색 부분은 버거 속으로 나온 양상추를 조금 찢어서 사용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녹색은 굉장히 한정적인 색이었습니다.
강정원소고정장치의 힘으로 변신하는 큐티 워니(4월 25일)
어벤저스 2를 본 기념으로 차이언맨(4월 26일)
그리고... 이 다음에 뭔가 생각이 하나 들어서,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강정랜턴(4월 27일)
a.k.a 강정닦이. 초록색에 도전해봤습니다. 롯데리아 메뉴들을 전부 뒤져봤는데, 아이스크림에 녹차가루를 섞는 녹차토네이도라는 메뉴가 있더군요.
녹차의 발색이 굉장히 강한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녹차가루를 많이 섞어달라고 부탁해서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돼서 보람찼습니다.
저만한 면적을 전부 칠하는 데 엄지손톱만한 덩어리 하나면 충분하더군요. 나머지는 다 먹었습니다. 너무 쓰더군요.
녹차가 들어가서 맛있는 음식은 녹차뿐입니다.
기왕 녹색을 발견한 김에 차사이어인 오공과 강정체 셀(4월 28일)
녹차가루를 왕창 넣은 녹차 토네이도를 먹은 날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더군요...
흰색+붉은색=분홍색이니 분홍색도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든 차만 칸(4월 29일)인데, 실패했습니다. 핫핑크는 안되더군요... 케첩 색이 흰색과 섞이면 주황색-살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무리.
머리 빼면 전부 괜찮았는데 아까웠습니다. 하만 칸인 이유는 이게 성공하면 다른 분홍머리 캐릭터들은 다 쩌리가 될 정도로 임팩트가 엄청나서.
하지만 실패가 있으면 발견도 있는 법. 케첩과 아이스크림을 섞어서 차인부우(4월 29일)를 만들었습니다.
차승원씨 옆에 Syrup광고로 탑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훨씬 전이었지만 일부러 쓰지 않고 있다가, 이거 괜찮아 보인다 싶어서 만든 차수라 남작(4월 30일).
이때부터 가위와 풀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파란색에 처음 도전한 차지우와 탑카츄(5월 1일).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물에 저도 놀랐습니다.
파란색은 소프트콘 아래쪽을 싸고 있는 종이입니다.
차DIO와 탑 월드(5월 2일)
최고로 HIGH한 상태
iGangjung(5월 4일)
"제 이름은 승원. 강정이죠."
명강정 승원(5월 5일) 굳이 버거를 든 포즈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시도해봤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뻤습니다.
분홍색 연구 그 두번째. 모닝세트 머핀에 들어가 있는 햄을 플라스틱 나이프로 오려서 만든 강정가사키 미카(5월 6일)
여전히 핫핑크와는 거리가 있고, 재료가 모자라서 머리가 리카가 아니라 카나메 마도카 비스끄므리 하게 된게 아직도 아쉽습니다.
만드는 김에 하나 더 만든 강정가사키 리카(5월 6일)
강정버거는 부서지지 않는다(5월 7일)
원래는 키라 요시카게(차승원)+킬러 퀸(탑)+시어 하트 어택(강정버거)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만들려 했는데, 트레이 종이에서 탑씨가 나오는 광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쉬운대로 옆에 있는 꽃보다 가족팩 광고의 하루방을 오려서 에코즈로 만들었습니다.
롯데리아에서 본 것들로... 예술가들이 배운 것과 같은 스케일로...
차이로는 이것들을...
이것들을 보고...
회전시키고 있었던 건가...!
황금강정형의 회전을!
Gangjung
Burger
Run
(5월 8일)
개인적으론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뭘 패러디한건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거 같아서... 흑흑.
Burgermind(5월 10일)
아예 소프트콘 종이를 왕창 써보자고 마음먹고 만들어봤습니다.
차Doom(5월 11일)
인터페이스의 글자는 버거 포장지에서 오려서 만들었습니다. 바빠서 신경 못 쓴 부분이 좀 많아서 아쉽습니다.
천원돌파 강정라간(5월 12일)
머리+머리의 합체(차승원씨+하르방)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조금 더 확장시킨 게...
그랑죠(5월 13일). 처음으로 '세워서' 만들어 봤습니다. 스카치테이프로 빨대와 연결시켜서 컵뚜껑에 꽂으면 마법진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도전해봤습니다.
참고로 변신기믹은 왼팔 오른팔을 떼어서 서로 바꿔달고, 머리장식은 뜯어버린 다음 아예 새 머리를 붙여준겁니다.
투구 아래에 하루방을 넣어놨는데 이거 찾으신 분은 별로 없더군요.
쉬어가는 의미로 간단히 만든 강정버거를 겁탈하고 계신 차라우저씨(5월 14일)
마이트 가이
실제 제작일은 5월 5일이었지만, 일부러 아껴 두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육문 개방, 아침공작!
칠문 개방, 점심 호랑이!(실제 제작일 5월 7일)
팔문 개방!
밤 가이!(5월 15일)
이것들을 만들어서 한번에 올리려고... 이때 재료와 집중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한동안 쉬게 되었습니다.
여러 의미로 제 팔문도 열려버렸습니다.
강정재판(5월 18일)
그랑죠도 했으니까, 뭐 이것도 가능하겠지... 해서 해봤습니다. 감자튀김 포장이 하나밖에 안 들어서 개이득.
글씨 부분은 차승원 씨 아래의 강정버거 글씨를 오려서 조합했습니다.
차이바와 푸는 눈의 탑룡x3
...을 이기는 차조디아 강림(5월 21일)
실제 유희왕 카드와 같은 사이즈로 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유희왕 부스터팩 처음 사봤습니다.
※차승원씨입니다.
※탑입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만든 매드맥스(5월 30일). 5월 중순부터 재료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완성했습니다. 실제로 바퀴 굴러갑니다.
음 분명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한 낙서인데 의도를 가지고 꾸준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중간중간 하면서 느낀 건데 단순히 비슷한 방법으로 반복하는 건 자극의 역치가 높아진 사람들에게 아무 감흥도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도 뭐가 재미있을까 이것저것 고민해보면서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좋았던 건 즐겁게 봐 주는 분들의 반응이고.
CG로 리터칭하면 간단하겠지만 그러면 재미가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에(뭐 그리고 포샵같은것도 잘 못하고)
하나씩 하나씩 색깔이나 소재들 고민하면서 만드는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여기까지 했으니 이제 그만하려구요. 점심 다른데서 좀 먹어야지...
지금까지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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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강정아트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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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여러명이 하나씩 만든건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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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힛갤갈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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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님이 날 보셧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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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암것도 안줬어요. 만약에 줬다면... 그게더이상하지않을까요...? | 19.03.04 16: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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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같은건 이런걸로 웹에서 화제거리되면 홍보해줘서 고맙다고 쿠폰 주길래 롯데리아도 줬나 해서 물어봤어요 | 19.03.04 16: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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