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휴식 이후, 천동 일행은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를 털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스테리스크가 암흑 날개와의 싸움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말을 하는 시점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제 그 5년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하려 하고 있었다.
"좀 길게 쉬었나... 좋아, 우리의 이야기는 지금부터니까, 다들 집중해서 보라고?"
"그러면 총집편 계속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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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날개가 사라지고 난 이후, 시큐리티 포스도 다시 원래 일상을 돌아가고 저기 나와있는 하림 일행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 쟤는 5년동안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갔다고는 하지만, 난 아니라고 생각해."
"애초에 우리가 말할 이야기는 이 다음이 본격적이니까, 아직 이 세상에 여러 문제들이 남아있었기도 했고."
"내가 설명할께, 루니샤와 리스까지 제대로 붙잡히고 난 다음에 시큐리티 포스에는 여러 일들이 일어났어. 우선, 시큐리티 포스의 총대장이 바뀌였어. 말레우스와 그 일당들 말이야. 처음에 걔네들이 들어왔을땐 별로 이상할 건 없었어. 근데, 약 2주가 지나고 나니까 슬슬 분위기가 이상해지더라. 원래 사형 자체를 잘 안하곤 했었거든? 근데 말레우스 걔가 잠깐 어디 갔다오더니 뉴스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사형선고를 받더니 진짜로 하나 둘 씩 죽어나가더라고."
"수사실 분위기도 많이 엉망이 되었어. 일단 형식적으로는 마린이 맡곤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순 없었다 하더라. 나중엔 아예 울어버리기까지 하던데, 솔직히 그땐 깜짝 놀랐어."
"리스나 대장로들이라면 그럴 순 있어. 실제로 말레우스가 실각되고 나서 거의 한 3년쯤 지나고 나서 진짜로 조심스럽게 사형이 집행되었고 이제는 사형 선고 자체를 내리진 않으니까, 근데 그 때는 별에 별 사람들이 막 징역 수십년씩 받고 또 사형까지 받곤 했고..."
"성유물의 용자들도 그런 꼴이 날 뻔했어요. 원래대로라면 모두 불에 구워지는 결말을 맞이했겠죠."
처음에 천동 일행이 털어내던 이야기는 시큐리티 포스에서 벌어지던 일. 원래는 좀 나중에 벌어진 이야기였지만, 앞으로 설명할 내용과 연계를 위해서 미리 털어낸 듯해 보였다고.
"뭐 아무튼 이맘때쯤에 부응하던 신흥 종교가 하나 있었지. 원래대로라면 정령계에서 소규모로 있었지만 성유물이 떨어지고 난 다음 세뇌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과정이나 아니면 누군가가 싸우고 난 다음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것 저것 영향을 끼치면서 인간계에서 세력을 급격하게 키워나갔어.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아예 인간계에서 대유행을 해서 이런저런 행사를 진행할 정도가 되었더라고."
"아, 그 신흥 종교 미캉코 극단 주의자들이 가끔 사고를 치긴 했지? 근데 사실 거기 수뇌부들이 원래 극단적인 놈들이라 정령계 사이에서도 싫어하는 정령들은 또 더럽게 싫어했으니까. 누가 보면 사이비 종교 같다니까?"
"암흑 날개 때문에 모든걸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미캉코 신도들이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고 해요. 그런 방식으로 해서 암흑 날개가 했던 방식처럼 처음에 이것 저것 신경써주면서 점차 자신들에게 빠져들게 만든 다음 이제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사람들을 움직여요. 일종의 가스라이팅이죠."
"어째 그렇게 잘 안대? 뭐 무슨 일이라도 있어?"
"예, 아주 치를 떨 정도로요. 호되게 당했으니까요.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그렇게 영향력을 키운 미캉코 쪽에서 별에 별 짓을 다 하죠. 운명의 수레바퀴 어쩌구라는 명분으로, 아케루스가 이걸 원한다는 뜻으로 말이에요."
아주 이름만 들어도 화가 날 정도로 미캉코 종교에 대해서 악연이 있는 듯해 보이는 바이올렛은 이 일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안다는 듯이 거침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후 그녀는 천동 일행에게 부탁해서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자기 혼자 이야기하는 것으로 했다.
"쟤 이야기 하기전에 잠깐 몇가지 미리 말하고 갈께, 말할께 있어서. 미캉코 장로들, 그러니까 후우리 엄마라든가 하는 걔네들은 어느샌가 변질된게 아니라 처음부터 저런 성격이였어. 자기는 아케루스의 계시를 받고 이런 짓을 한다고 자신들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시켰지, 예를 들면 인신공양이라든지 사적제재라든지 말이야. 예전에 아케루스를 직접 만나고 왔다곤 한거 같긴 하지만. 걔네들 교리는 아케루스가 남긴 것과 마찬가지로 질서, 평화, 윤회 뭐 대충 이런거였어. 단지 거기는 어짜피 사람은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억지로 윤회시키려 하는 거지만."
"하하하... 뭔가 그 윤회 같은거에 집착했던 느낌이였죠. 겸사겸사 인신공양으로 죽으면 더 나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그랬기도 했고요. 뭐 아무튼, 김철수씨 일행은 나중에 뛰쳐나온 또다른 미캉코 무녀들의 부탁을 받아서 정령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인신공양들을 해결하곤 했어요. 막으러 오는 장로들과 그 부하들을 때려잡으면서요. 나중에 밝혀지기론 자기들은 체포 권한이 없어서 그대로 냅두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요."
"어느정도 사태가 진정되곤 했지만 혼자 따로 떠돌아다니던 베르트랑씨는 우연히 말레우스 일당이 붙잡힌 용자들에게 여러 나쁜 짓을 하는걸 목격하게 되요. 그 상황을 목격하게 된 베르트랑씨는 머리속에서 한가지 생각을 하게 되죠. 뭐 이건 나중으로 넘기죠, 이후에 그는 가끔씩 시간이 날 때마다 몰래 시큐리티 포스의 수사실이나 교도소에 가서 몇몇 죄수들을 보곤 했어요. 이야기하기론, 상태들이 다 하나같이 엉망진창이였다고."
"얼마 뒤, 정찰나간 시큐리티 포스의 어느 대원으로부터 한 가지 제보를 받게 되요. 수울즈콰리터 시티에 있는 아케루스 위령비에서 이상하고 불쾌한 느낌이 난다고. 원래대로라면 조사 나가서 령사들이 정리했어야 했지만, 이상하게 흘러가는 시큐리티 포스 분위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이 엉망이 될까봐 시리우스씨와 알베르씨는 말레우스 일당 몰래 자신들 선에서 해결하려고 했죠. 그래서 말레우스 일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김철수씨 일행을 다시 한번 불렀죠."
"저 이상한 위령비의 정체는 성유물 성개의 잔해물로 만든거였어요. 아마도 성유물을 악용하려고 일부러 저랬을지도 모르죠. 성유물을 남길 순 없으니까 다시 한번 파괴하러 나간 그들은 미캉코 신도들과 싸워나갔어요. 인신공양을 위해 사람들을 납치했다는 사실도 확인한 체스터씨 일행은 그 사람들도 구하기 위해 나갔죠."
"시리우스씨의 우려대로, 일이 많이 엉망이 되었어요. 현지 주민들의 지원이야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때 이 세상에 퍼져나가던 이야기들은 그들을 제대로 당황시켰죠. 애초에 세상 돌아가는데에 크게 관심없었던 김철수씨 일행에게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요. 예, 맞아요. 암흑 날개의 잔당들을 모조리 청소하겠다고 일반 시민들까지 납치나 살인 등 무시무시한 일에 가담했던 사실들이요. 나중에 시큐리티 포스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어떻게든 붙잡고 법의 심판을 내리곤 했지만, 그 때의 분위기는 난리도 아녔죠. 굳이 범죄까지 저지르지 않아도 그 때의 사람들은 엄청 흥분해 있었으니까요."
"자신들의 예상을 벗어난 엄청난 물량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가 겨우 지원온 에스트렐라, 카게야마씨 덕분에 죽다 살아나질 않나 갑자기 보엘리 일행을 만나서 한판 붙지를 않나 저기 아스테리스크가 이야기하는 대충 새로운 영웅 듀얼리스트 때문에 겨우 탈출하질 않았나 사실상 작전은 실패였죠. 이 세상의 여론이 자기들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덤이고요."
수울즈콰리터 시티에 일어났던 일들을 설명하는 바이올렛은 숨이 찼는지 겨우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히타와 벨 등이 이어받기로 했고 바이올렛은 잠깐의 휴식을 취하곤 했었다고.
"사실 바이올렛이 저렇게 이야기하곤 했지만 실제 분위기는 더 심각했었어. 이 세상에서 중범죄자 취급받던 성유물의 용자를 지켜서 당황스러운 김철수야 그렇다 쳐도 후우리는 붙잡혀서 여러 험한 꼴을 당할 뻔한거에 멘탈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였고 어린 소녀들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에게 지친듯해 보인 베르트랑은 갑자기 사라져서 자신만의 일을 꾸미고 있었고 또 체스터 일행이 자기들 몰래 일을 벌였단걸 말레우스 일행이 알아차려서 그것때문에 알베르씨와 체스터 팀장이 불만이 가득해서 어떻게든 말레우스와 시큐리티 포스를 뒤엎어버리려고 했었지."
"완전히 붕떠버린 김철수는 좀 착잡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어. 뭐 누군가가 이야기하기론 일이 급박하게 흘러갔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사이에 며칠 텀이 있었거든. 자신에게 아무 편견없이 이것저것 챙겨주던 후우리가 어느샌가 변해버린 모습과 그걸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자신, 그리고 갑자기 자신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루루칼로스 등 순식간에 여러 일들과 그 사이에 느낀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가졌어."
"며칠 뒤, 김철수의 인생과 생각을 송두리채 바꿔놓는 사건이 하나 아니 둘씩이나 일어나게 돼. 그때는 하림과 하윤, 그리고 진청월 등 저기 저 친구들이 시큐리티 포스에 놀러오던 그런 때였어."
"우주 본부에 놀러왔던 하림 일행은 처음엔 평화롭게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고 또 예전에 만났던 시리우스 등 시큐리티 포스의 대원들을 만나곤 했었어. 그러나, 그 평화롭던 분위기는 그렇게 오래 흘러가지 않았지."
"사실상 지명수배된 후우리는 하림 일행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그들은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자신에게 손을 대려고 했었어. 그런 그들을 본 후우리는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했는지 그 자리에서 난동을 부렸지. 령사들에게도, 놀러온 사람들에게도."
'날 제발 내버려둬! 도대체 왜 다들 날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인데!'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한테 이러는 거야! 왜 다들 날 도와주지 않는거냐고!'
'그냥 다 원망스럽단 말이야... 모두 날 잡아먹을 뿐이잖아... 다 거짓말이라고....'
"그 전에 베르트랑이 난리치던 상황에서 후우리까지 저런 상태가 되니까 우주 본부는 그대로 난리가 나버렸어. 그때 사람들은 암흑 날개의 용자들은 불행한 과거와는 상관없이 암흑 날개의 앞잡이가 되어서 거짓된 희망을 안겨준 리스와 함께 비참하게 끝나야한다고 생각했던 터라 베르트랑의 자기가 성유물의 용자들의 파멸을 막고 자기가 미래를 바꾸겠다는 말에 당황했었는데 거기에 아케루스를 받드는 미캉코의 무녀가 그 아케루스를 원망하면서 사람들을 공격하고 또 못해먹겠다고 뛰쳐나가는 걸 보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지. 그 것은, 운명의 수레바퀴가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닌 그 때의 사람들이 원치 않게 흘러갔으니까."
'이게 무슨.... 전 일이 이렇게 흘러가길 원치 않았는데....'
'이제 어쩌죠.... 다들 저렇게 아파할 줄은 몰랐는데....'
"공허하게 남아버린 김철수와 마리아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막막했었어.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가만히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지."
그리고 그 이야기는 대략 3주 뒤로 흘러간다. 도저히 이 시큐리티 포스를 참을 수 없었던 체스터 일행이 말레우스에게 반기를 들어서 몰락시키고 난 다음 10일 정도가 지난, 어느 눈오는 겨울날이였다. 아마도 대충 다른 주인공 일행들이 평화롭게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을 때 쯤이였을 것이다.
'허, 저세상으로 다시 한번 사라지셔! 우리 곁에 두번 다시 나타나지 말고!'
'좋아, 뒷 수습은 이정도로 하고... 하 근데 철수 얘는 어쩌지? 저렇게 맨날 멍때리고 있는데...'
'얼마전에 볼때만 해도 둘이 사이가 좋아 보였는데... 그래서 더욱 상실감이 큰걸까?'
"세상이 그때 한번 급변해서 다들 좀 많이 혼란해 했었어. 시큐리티 포스나 미캉코와 깊은 관계를 가지던 언론들이 하나같이 엎어지면서 마비되니까 SNS를 여론대용으로 쓸 정도였으니까."
"후우리는 그 상황에서도 죽을 맛이였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또 자기 자신을 없애려고 혈안이였다면서 말이야. 하긴, 그 사이에 자기 부모님이 딸내미에게 제대로 물먹이고 저세상으로 튀어버리면서 더욱 멘탈이 갈렸었고."
"김철수도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방황했었어. 상태가 이상하다는걸 눈치챈 시큐리티 포스에서 잠시 일을 내려놓고 어디론가로 쉬다 오라고 권했으니까."
"새로 부임한 시리우스 총대장이 어떻게든 본부 내에서 처리해서 자기가 최대한 케어해보려고 애쓰긴 했지만, 솔직히 저렇게 멘탈이 나가버린 애를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잖아? 그래서 나하고 라이나 등이 반대해서 쟤 좀 냅두라고 어떻게든 설득했어. 고집이 센 사람이라서 죽을 맛이였다고!"
"뭐 그건 대충 접어두고, 아무튼 그녀가 무사히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철수의 마음속에는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어, '누군가에게 가지는 이상한 감정, 소설 속에서나 있을 것만 같은 감정.' 확실히 걔한테는 절대로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걸 다른 동료들이 눈치챘는지 작전에 투입될 김철수에게 갖가지 조언을 했었어."
'이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어느 영웅이라 불리우는 사람들도 절대 못해, 확실히.'
'잘 갔다 오라고! 니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내는거야! 너도 남들과 다를 바가 없잖아. 상처받고 좌절하는 아이에게 따듯한 손길을 내밀자고?'
'뭘 해야할지 잘 알고 있겠죠. 그동안 쌓아왔던 추억, 이렇게 잃어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 더는 망설이지 않아... 조금만... 기다려줘....'
'원망에 집어삼켜진 아이를 구해주기를.... 당신이 느끼고 있는 그 슬픔과 같은 감정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니까요. 정령 아가씨, 이 분에게 부디 힘이 되어주세요.... 저는 나나와 함께 베르트랑씨 한테로....'
"김철수는 후우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듀얼이나 목숨을 걸 각오까지 하면서 그녀의 행적을 쫓아다녔지. 그렇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던 때, 노력에 대한 댓가를 겨우 받았는지 리나 시티의 버려진 폐건물에서 후우리를 발견했었지."
사람들의 마음을 착잡하게 했던 이 이야기는 어느새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듯 해 보였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을 사람들은, 하림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띈 이 이야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을터이니.
'그렇게 내가 죽길 원해?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난... 너를...'
'웃기는 소리 하지마! 그냥 나를 내버려 두란 말이야! 왜 너까지 이러는건데!'
"후우리가 아무리 울부짖고 화를내도 김철수는 멈추지 않았어, 아니 포기하지 않았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왔으니까, 그는 최대한 말로 설득해 보기도 하고, 또 듀얼을 신청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마음을 전해보기도 했었어."
"그 두 사람의 듀얼은 매우 처절하게 흘러갔지. 아마 관중들이 있었다면 그 관중들도 진이 빠질만큼 정말 처절하게 이것 저것 던져대고 있었지. 전뇌수로 덱을 싹다 제외시켜버린 다던가 켈기도로 덱을 모조리 떨궈버린다던가 냅다 어트랙터나 드롤, 니비루를 던져대던가 평소에는 잘 나오지도 않던 상검대사 승영이나 사로스, 환상수기 드래고사크까지 다 총동원하면서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돌릴려고 애를썼어."
"듀얼 자체는 김철수의 승리로 끝났지만, 덱에서 뽑을 카드가 없을때 받는 듀얼 디스크의 리스크하고 제대로 흔들리던 그녀의 마음까지 합치면서 점차 비틀거리던 후우리는 어느샌가 폐건물의 옥상까지 올라왔어."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던 그녀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건물 위에서 그대로 뛰어내렸어. 정확하게는 발을 헛디뎌서 추락한거지만 말이야."
'그래... 뭘 하든 안되는데.... 모두 포기하면 편할꺼야.... 다들 원하는대로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안돼! 그렇게 두지 않을꺼야! 내가 원치 않아, 니가 없는 세상따윈 내가 용납하지 않는다고!'
"김철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냅다 같이 뛰어내려서 떨어지는 그녀의 손을 잡았어. 자신이 어떻게 되든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뒷 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야. 그때의 그는 당장 후우리를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였거든."
'아으으.... 젠장, 폐차 위에 떨어졌잖아.... 난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
'잠깐만, 그럼 아까 그 괴상한 소리는... 아, 설마.. 안돼...'
'으아아아... 이게 뭔... 안돼... 왜.... 설마... 나 대신에...'
'사실 모르겠어, 어느샌가 너를 자주 보고 싶고 너를 떠나 보내기 싫고 또 너와 함께 살아가고 싶어졌어.... 이런 나를 아무 생각없이 대해준 너를 말이야... 너와 함께 하고 나서 내 모든게 달라진거 같으니까....'
'뭐.... 뭐야.... 너...'
'그냥 이런 멀쩡한 모습의 널 보는게 좋은거 같아... 적어도.... 너를 지켜주고 싶었던 나를.... 기억이라도 해주면.....'
"후우리야 폐차덕분에 충격을 줄여줘서 어느정도 멀쩡한 상태로 착지했지만, 얼어붙은 강 위로 그대로 낙하해버린 김철수는 치명상을 입고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죽어가고 있었어."
"후회는 없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한 채 후우리의 오열하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었을꺼야. 아마도, 그 때는 말이지."
"어머, 무슨 생각에 잠기셨어요? 뭐, 대충 이야기는 끝나가는거 같은데..."
"에? 아, 돌아왔구나. 거의 끝났어. 이제 베르트랑 쪽만 이야기 하면 돼."
겨우겨우 이야기를 털어낸 천동 일행은 쉬다가 돌아온 바이올렛에게 바톤터치를 하고 있었다. 이제 이 이야기를 바이올렛이 마무리 지을 차례였다.
'노엘르는 병원에 갔어. 루치아가 보호자로 갔으니까 괜찮을꺼야. 베르트랑, 너의 생각은....'
'그래. 아무래도 너무 어린 애들이야, 이 애들이 리스처럼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는 건 내가 못참겠어. 무엇보다, 얘네는 사실상 고문을 받고 몸과 마음이 망가진 상태라고.'
'뭐, 나도 비슷한 생각이니까. 실제로 그런 적이 있었고. 어렸을때 초등학교 같이 다니던 어느 언니가 이런 일을 하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곤 했었는데, 막상 실제로 해보니까 썩 유쾌하지는 않네. 그래도, 그 결정에 후회는 없는거지?'
'야, 이상한 생각 할꺼면 당장 돌아가. 지금 대화 나눌 기분 아니거든?'
'그런 생각 안하니까 안심해. 그리고 당장 집으로 갈 생각도 없고. 나도 마리아도 저 용자들이 잘 이겨내도록 도와줄테니까, 저 아이들은 성유물의 앞잡이이기 전에는 사실상 피해자일지도 모르니까.'
"아무리 불행한 과거를 지니고 있더라도 그동안 걸어왔던 길에 대한 대가는 피할 수 없지. 과거로부터 도망칠수는 없으니 조용히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곤 하지만, 저건 너무 가혹하잖아. 실제로, 저 일이 있고나서 몇년 뒤에 여러 사정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오르곤 했었어요."
"저 아이들이 어둠에 빠지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는가. 이런 생각을요. 원망이 남긴 건, 그게 좋은거든 안좋은거든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에스트렐라씨는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서 죄수들 대량 탈옥 사태때 곰곰히 생각에 잠겼고, 결국 체스터씨 일행을 돕기로 결정했었어요. 아, 전에 수울즈콰리터 시티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미안한 감정이 남아있었던 진홍월씨도 같이 말이에요. 이런 일 때문에 정신없던 하림 일행을 설득시킨건 진홍월씨의 노력 덕분이니까요. 그래서 세월이 지나고 어떻게든 과거를 이겨낼 수 있었을꺼에요. 각자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요."
"멋진 말이야, 바이올렛. 너 진홍월하고 아는 사이였지? 어때. 그 사람은?"
'에스트렐라, 너 과거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착잡한거야? 그 2년전에 일 말고 훨씬 전에 말이야. 유년기 시절'
'하아.... 내 어린 시절? 썩 유쾌하진 않았어. 그리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마리아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였어. 나나도 있고, 저렇게 그냥 죽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 모르겠어, 지금도 이게 내가 잘한 일인지 그리고 지금 베르트랑 니가 하려던 일이 맞는지 아직도 감이 안잡히니까...'
'에..스...트... 아이 몰라, 귀찮아! 이름 왜이렇게 부르기 어려워? 그래서, 뭐보니?'
'응? 전설적인 듀얼리스트이 남긴 이야기에 관한건데? 왜?'
'아, 그 천원인가 뭔가하는 이야기하고 존씨 말이야? 다른 동화책들과는 다르게, 거기는 이제 나쁜 사람들도 다 잘되지 않아?'
'에? 뭘 말하고 싶은건데?'
'생각해봐, 파멸이 확정된 미래를 바꾼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절대자를 비웃으며 없앤다. 좋은거 아니야? 우리도 할 수 있을거 같지 않아?'
'몰라....'
"에스트렐라씨의 썩 유쾌하진 않는 과거가 떠올랐는지 그녀는 이후에도 종종 베르트랑씨 가정집에 놀러와서 이것 저것 도와주곤 했었어요."
"그래, 그리고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
"피곤해, 쉬자...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냐..."
"그래. 힘들어 죽겠다. 이건 좀 예상 밖이긴 했는데...."
예상은 못했지만 아무튼 잠시 이야기는 여기서 끊어가기로 결정. 이제 그 다음 이야기로 흘러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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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여유 찾았는데 힘들어 죽겠는 외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편에 못끝내서 많이 아쉬운 1인.
그래서 아직 이야기를 덜 털어내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쓸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막상 이야기에 푹 빠지다보니까 저까지 여러 생각에 잠기면서 으어어어어어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이 총집편을 마무리 짓고 다시 외전 시즌 2로 돌아갈 준비를 하러....
(IP보기클릭)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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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림이와 청월이 부부의 아이가 태어나기 5개월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부디 배드 엔딩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 23.10.13 13: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