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급시험을 보고, 라 옐로로 승급할 수 있었지만 오시리스 레드에 남은 지 몇 일 뒤, 나와 이부키, 다나카, 후지사키는 오시리스 레드의 기숙사에 남아 무서운 이야기를 해나갔다. 책상 위에 놓여진 덱 위의 카드를 하나 뽑아내어, 뽑은 카드의 레벨이나 랭크만큼(링크, 마법과 함정은 0)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간단한 규칙이다.
불은 다 꺼져있고, 촛불 하나만 켜져있기에 음산한 분위기가 주위를 맴돈다.
"그럼 이부키의 턴임다! 드로!!"
그녀는 그리 말하며 덱 위의 카드를 하나 뽑아냈다. 뽑힌 카드는 레벨2의 음향전사 드럼스.
이윽고 이부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농촌에 생업으로 수박 농사를 하는 농부가 있었다. 그 농부에게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늘 누군가가 수박을 하나씩 서리해간다는 것이었다. 농부는 그 문제로 몇날을 고민하다가 한가지 묘수를 생각해 냈다.
농부는 자신의 밭에 표지판을 하나 세우고, 거기에 '여기있는 수박중 하나에 청산가리를 넣어두었다'라고 써두었다. 물론 진짜로 청산가리를 넣지는 않은채...
다음날, 수박은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농부는 무척 개운한 마음으로 밭을 돌고 무심코 어제 자신이 세워놓은 표지판을 쳐다보았다.
농부가 써둔 글 아래 한줄이 추가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개."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흐, 흥!! 겨, 겨우 그런 이야기로 공포에 빠지다니! 우우우우우습군!!"
이부키의 지금은 두 개라는, 무겁게 내리깐 목소리에 후지사키 치히로가 비명을 내지르며 의자 뒤로 넘어가버렸고, 다나카는 그런 그를 비웃었지만, 그의 몸은 심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냐아... 다들 여기서 뭐하고 계신 겁니까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나카 간다무, 갑자기 나타난 다이토쿠지 선생님과 파라오에 비명횡사... 까지는 아니고, 놀라서 뒤로 자빠져버렸다.
"무서운 이야기 하는 중이었슴다! 덱 위의 카드를 뽑아서, 뽑힌 카드의 레벨만큼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검다!"
"헤에... 그거 꽤나 재밌겠습니다냐. 그럼 저도 어디 한 번..."
이어진 이부키의 설명에 다이토쿠지 선생님은 그리 말하면서 덱 위의 카드를 하나 뽑아내었고, 뽑힌 카드는 제트 싱크론이었다.
"여러분들은 이 학원의 폐쇠된 기숙사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냐?"
"폐쇠된... 기숙사요?"
"그렇습니다냐... 거기서 예전에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고, 몇몇 학생들이 행방불명 되었었다고 합니다냐. 그런데 그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그 학생들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냐..."
"무,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뭐, 제가 왔을 때는 이미 폐쇠되어 있는 상태여서, 진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그럼, 늦기 전에 기숙사로 돌아가시기를...
다이토쿠지 선생님은 그 말을 끝으로 유유히 떠나가버렸고, 그런 그의 뒤를 파라오가 뒤쫓아갔다. 그것보다 후지사키는 이런 이야기에 약한 것 같구만...
"가죠! 한 번 가보죠!! 그 폐기숙사에!!"
"흥! 이 몸은 이 정도로 겁먹지 않아!! 그곳이 지옥이더라도, 당당히 걸어나가주마!!"
"으, 으으으... 결국에는 가는 건가요...?"
먼저 터진 이부키의 제안으로 인하여, 우리들은 다음날 저녁에 폐기숙사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다음날 저녁... 나와 이부키, 후지사키, 간다무는 폐기숙사로 향하였다.
"안 무서워?"
"전혀요! 하지메쨩이 있으니까, 괜찮슴다!"
이어진 내 물음에 이부키는 괜찮다고 하면서, 한쪽 팔에 안겨왔고, 나도 그런 그녀를 조심스래 끌어안았다.
"반드시 지켜줄게..."
"고맙슴다!"
그후 걸어나가던 우리들은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고, 다나카와 후지사키는 비명을 내지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 너희들 뭐하는 거야?"
"키리기리?"
의외! 등장한 인물은 바로 키리기리 쿄코!!
그녀는 우리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뭐하는 거냐 물어왔고, 나는 그런 그녀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폐기숙사로 전속전진이DA!!"
"지금이라도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어째서임까?"
이어진 키리기리의 말에 이부키는 의문을 표하였다.
"... 알고 지냈던 애가 그곳에서 실종됐었어."
"흐하하하하하하! 그 어떤 녀석이라도, 이 몸과 암흑사천왕, 친우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올테면 와봐라! 우리들이 직접 상대해주마!!"
이어진 키리기리의 말에 다나카가 그리 외쳤지만, 그 머리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평범한 허세인가, 아니면 억지로 쥐어짜낸 용기인가...
그건 본인만이 알고 있겠지.
"내가 건담(간다무)이다!!"
"아아, 그래... 마음대로 해. 나도 찾아볼 게 있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손전등을 든 채로 떠나가버린 키리기를, 이부키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걱정되면 쫓아가도 돼."
"우우, 하지만 하지메쨩하고도 같이 있고 싶은 걸요?"
"...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때도 있을 거야. 예행연습이라 생각해줘. 그리고 저렇게 혼자 보낼 수도 없잖아?"
"다시 만나는 검다! 하지메쨩!!"
이어진 내 말에 이부키는 그런 말을 남기고는, 키리기리를 쫓아갔고, 우리들은 곧장 폐기숙사로 향하였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한 석판의 레플리카. 한 켠에는 기다란 용을 소환한 여마법사가 스태프를 앞으로 내밀고 있었고, 반대 쪽에는 날개 달린 전사를 소환한 마법사가 있었다. 로브로 전신을 덮고 있어서 성별은 알 수 없다.
석판 밑에는 상형문자로 뭔가가 적혀있었지만, 해석은 불가능했다.
"생각보다 별 건 없는데요...?"
후지사키가 기숙사를 둘러보며 그리 말하였고, 나는 작은 액자 하나를 발견했다. 다크서클과 여리여리한 얼굴이 인상적인 소년...? 액자에는 미타라이 료타라고 적혀있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바깥에서 울린 비명을 들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리들은 이 비명소리를 알고 있다! 그 목소리를 알고 있다!!
"아니, 이 비명소리는...!?"
"키리기리! 이부키!!"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다나카와 나. 우리들은 곧장 바깥으로 뛰쳐나가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은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과 명추리... 보아하니 명추리는 키리기리의 카드인 것 같다.
"왔는가..."
우리들을 맞이해 준 것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코트를 입은 거구의 사내였다. 그의 뒤에는 두 관 속에 한 명씩 누워있는 이부키와 키리기리.
"네놈은 누구냐!?"
"절망을 막기 위한 의뢰를 받은 듀얼리스트, 타이탄이다."
이어진 내 외침에 그는 대답을 해주며 듀얼디스크를 전개시켰고, 나도 곧장 듀얼디스크를 전개했다.
""듀얼!!""
[타이탄/패5장/LP4000]
[야가미 하지메/패5장/LP4000]
그렇게 시작된 우리들의 듀얼.
선공은 나.
"이 자들을 신경쓰는 것 같으니, 잠시 치워두도록 하마."
타이탄이 그리 말하며 손가락을 튕기자, 그녀들이 누워있던 관이 모습을 감추었다.
"이 자시이이이이익!! 나의 선공! 먼저 마법카드 [원 포 원] 발동!! 패의 몬스터 하나를 묘지로 보내고, 덱의 레벨1 몬스터인 [전설의 흑석]을 특수 소환!!"
[전설의 흑석/레벨1/ATK0]
갈라진 틈 사이로 붉은빛이 흘러나오는 검은 알이 나타났고, 곧이어 그 효과가 발동되었다.
(내 패/5->3)
"[전설의 흑석]의 효과 발동! 이 카드를 릴리스하고, 덱에서 [붉은 눈의 철기사-기어프리드]를 특수 소환!!"
[붉은 눈의 철기사-기어프리드/레벨4/ATK1800]
은빛 테두리의 검은 갑주를 두른 기사가 붉은빛 두 눈을 빛내며 알을 깨고, 뛰쳐나왔다. 붉은 눈의 힘을 이어받은 그의 이름은 기어프리드.
"[델타 플라이]를 일반 소환!!"
[델타 플라이/레벨3/ATK1500]
기어프리드 곁으로, 곤충의 것과 같은 두 날개를 지닌 드래곤... 델타 플라이가 날아오르며 날카로운 울음을 내질렀다.
(내 패/3->2)
"난 레벨4 [붉은 눈의 철기사-기어프리드]에 레벨3 [델타 플라이]를 튜닝! 그 아름답고도 웅장한 날개를 펼치고, 빛의 속도로 적을 쳐라!!"
세 개의 고리로 변한 델타 플라이가 기어프리드를 감싸안아 빛기둥이 되었고, 섬광이 거두어지자 하나의 드래곤이 날아오른다.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레벨7/ATK2500]
검은 무늬의 하얀 갑주와 푸른 보호대를 둘렀으며, 짧은 뒷다리와 커다란 두 손, 반투명한 녹색 날개를 지닌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이 울부짖었다.
"그리고 머법카드 [붉은 눈 인사이트] 발동! 덱의 [붉은 눈의 암흑 메탈 드래곤]을 묘지로 보내고, 덱에서 [붉은 눈 스피릿]을 패에 추가!!"
덱의 몬스터 하나가 묘지로 보내진 뒤, 함정카드 하나가 덱에서 빠져나와 패에 쥐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내 메인 페이즈는 끝나지 않는다.
"마법카드 [욕망과 탐욕의 항아리] 발동! 덱 위의 카드 10장을 뒷면으로 제외하고, 2장을 드로!! (내 패/2->3) 마법카드 [부활의 복음] 발동! 묘지의 [붉은 눈의 흑룡]을 특수 소환!!"
[붉은 눈의 흑룡/레벨7/ATK2400]
묘지에 잠들어있던 붉은 눈의 흑룡이 두 날개를 펼치며 클리어윙의 왼쪽 뒤로 날아올랐다.
(내 패/3->2)
"마법카드 [흑염탄] 발동! 몬스터 존의 [붉은 눈의 흑룡]을 선택하여, 그 원래 공격력만큼의 데미지를 상대에게 주지!! 먹어라! 흑염탄!!"
"■■■■■■■■■!!"
붉은 눈의 흑룡이 검붉은빛의 화염탄을 타이탄에게 토해냈고, 그걸 맞은 그는 비명과 함께 뒤로 쓰러졌다.
"끄아으으으으윽!?"
[타이탄/LP4000->1600]
그와 동시에 줄어드는 LP.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패/2->1)
"카드를 1장 세트하고, 턴 엔드다!!"
마지막으로 남은 패, 붉은 눈 스피릿을 세트시키고 차례를 마치자, 타이탄에게로 차례가 넘어갔다.
(내 패/1->0)
"나의 턴! 드로!! (타이탄의 패/5->6) 먼저 마법카드 [융합] 발동! 패의 [데몬 소환]과 [트릭 데몬]을 융합! 융합 소환!!"
필드로 나타난 하얀 골격으로 이루어진 갑주를 두른 데몬 소환과 어린 악마소녀가 나타나 빛이 되어 뒤섞였고, 이윽고 새로운 악마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타나라! [데몬의 현현]!!"
[데몬의 현현/레벨6/ATK2500]
피막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두 날개를 펼친 악마, 데몬의 현현이 스파크를 일으키는 스태프를 들어올리며 울부짖었다.
(타이탄의 패/6->3)
"[데몬의 현현]은 필드에 앞면으로 존재하는 한, [데몬 소환]으로 취급되고, 자신 필드의 [데몬 소환]의 공격력을 500 상승시켜주지. 이어서 묘지로 보내진 [트릭 데몬]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효과로 묘지에 보내졌으므로, 덱의 데몬 카드 [탈와르 데몬]을 패에 추가!"
[데몬의 현현/ATK2500->3000]
데몬의 현현의 공격력이 3000으로 솟아오르고, 덱에 있던 탈와르 데몬이 빠져나와 그의 패에 쥐어졌다.
(타이탄의 패/3->4)
"의식마법 [악마경의 의식] 발동! 패의 [탈와르 데몬]을 릴리스하여, 패에서 [데블즈 미러]를 의식 소환!!"
필드로 나타난 탈와르 데몬이 청염이 되어 회오리쳤고, 청염이 거두어지자 악마의 얼굴이 달린 커다란 손거울이 데몬의 현현 곁으로 강림하였다.
[데블즈 미러/레벨6/ATK2100]
(타이탄의 패/4->1)
"그리고 지속마법 [일족의 결속] 발동! 자신 필드와 묘지의 몬스터의 원래 종족이 전부 같은 경우, 자신 필드의 그 종족을 가진 몬스터의 공격력은 800 오른다!!"
[데몬의 현현/ATK2500->3300]
[데블즈 미러/ATK2100->2900]
타이탄의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의 공격력이 올라갔다.
(타이탄의 패/1->0)
"배틀이다! 먼저 [데몬의 현현]으로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을 공격!! 광광뢰(狂光雷)"
"■■■■■■■■■■■!!"
데몬의 현현이 울부짖으며,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을 향해 크고 아름다운 번개 마법을 날렸고, 나는 곧바로 묘지에 있던 부활의 복음의 효과를 발동시켰다.
"큿...! 묘지의 [부활의 복음]을 제외하고, 드래곤족 몬스터인 [클리어윙]의 전투 파괴를 막겠어!!"
"하지만 전투 데미지는 받아라!!"
"크으으으윽...!!"
[야가미 하지메/LP4000->3200]
클리어윙의 주위를 방어막이 감싸안아 번개를 막아내주었지만, 약간의 충격이 전신으로 전해져왔고, LP까지 줄어들었다.
"[데블즈 미러]로 [클리어윙]을 공격!!"
데블즈 미러의 유리에서 뿜어져나온 빛이 클리어윙을 집어삼켜 파괴해버렸고, 곧바로 그 충격이 전해져온다.
"끄아으으으윽...!!"
[야가미 하지메/LP3200->2800]
생각보다 아프다...!! 까딱하면 승부가 나기도 전에 기절해서 탈락할 듯한 기분이 들지만, 어떻게든 버텨낸다. 여기서 져버리면, 이부키와 키리기리를 구해낼 수 없어...!! 키리기리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고, 대화도 나누지 않았지만... 이부키는 내 친구다. 친구가 죽는 걸 볼 수는 없다.
"난 이대로 턴 엔드다."
"함정카드 발동! [붉은 눈 스피릿]!! 묘지의 [붉은 눈] 몬스터, [붉은 눈의 암흑 메탈 드래곤]을 특수 소환!!"
"■■■■■■■■■■■■!!!"
[붉은 눈의 암흑 메탈 드래곤/레벨10/ATK2800]
암흑 메탈 드래곤이 묘지로부터 되살아나 성난 포효를 내질렀고, 타이탄의 차례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