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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Ones - 40
Shape of My He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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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하나 뽑아 그것을 패에 넣는다. 당장 사용해야 할 것은 이 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 이자벨은 보우텐코우의 효과로 서치해온 주황색 카드를 듀얼디스크에 올려놓는다.
"[지룡성-헤이칸]( LV 3 / ATK 1600 ) 소환."
새하얀 눈발을 걷어내며, 한 마리 용이 튀어올랐다. 뱀처럼 기나긴 몸은 몇 미터를 넘었고, 얼굴은 사나운 호랑이와 같았다.
이자벨의 필드에는 가온이 소환한 스사노-O에 비하면 약한 몬스터밖에 없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레벨3 헤이칸에게 레벨5 보우텐코우를 튜닝."
소녀가 손짓하자 두 마리 용이 동시에 움직였다. 보우텐코우는 무릎을 굽혔다가, 탁 튀어오르며 하늘 높게 날아올랐고 헤이칸은 그 뒤를 이어 날아갔다. 황금빛 찬란한 용을 뒤쫒는 호랑이같은 짐승 한 마리. 그의 몸에서 노란색, 검정색, 흰색 세 가지 빛이 반짝였고 고도를 높힐수록 헤이칸의 모습보단 별빛의 반짝임만이 눈에 들어왔다. 세 개의 별은 황금빛 하늘에 매달렸다.
"싱크로 소환~. [휘룡성-쇼후쿠]( LV 8 / ATK 2300 )"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황금빛 하늘에서 파문이 일었다. 떨리는 하늘에서 노란색 빗방울이 떨어져 내려왔다. 새하얀 눈은 금빛으로 젖어들고, 비를 뿌리는 존재는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와 가온에게 그 모습을 각인시킨다.
"벌써 두번째 등장인가."
"체인1 보우텐코우, 체인2 쇼후쿠의 효과를 발동할게."
"그렇다면 체인3. [금지된 성배] 발동. 대상은 당연히 쇼후쿠다."
"역시 그렇게 나오네."
보우텐코우와 헤이칸은 각각 빛 속성과 땅 속성. 두 속성을 소재로 해서 나타난 쇼후쿠는 필드에 있는 두 장의 카드를 덱으로 되돌릴 수 있다. 스사노- O가 날아가면 가온에게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온은 볼 것도 없이 바로 카드를 발동시켜 그의 행동을 제한했다.
"그렇지만 보우텐코우의 효과는 정상적으로 처리된다냐."
이자벨의 노림수는 아마 이것. 체인 순서를 의도적으로 앞에 배치한 것으로 봐선, 쇼후쿠의 효과는 어차피 성배에 의해 막힐테니 [하루 우라라]를 피하려고 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 말고도 한 가지 더 있어.'
양과 류세를 상대하며, 셀 수 없을 만큼 룡성과 싸워왔다. 비록 자신의 덱은 아닐지라도, 이자벨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정도는 대충 예상이 간다.
"덱에서 [보룡성-세피라후우시]( LV 3 / ATK 1500 ) 특수 소환~!"
"역시 그걸 노렸나!"
"후후후.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효과는 알고 있나봐?"
"그래. 잘 알고 있지."
"하지만 그 다음은 모르겠징. 내가 무얼 불러내려고 하는지!"
이자벨이 붓을 꺼내들어, 자신의 앞에 내려앉은 쇼후쿠에게 새까만 먹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쇼후쿠는 튜너!"
[금지된 성배]를 맞고 효과는 잃어버렸지만, 그 대신 튜너라는 글자를 새롭게 얻었다.
'이자벨이 말한대로야. 후우시를 불러낸다고 대충 예상은 했지만, 왜 후우시를 소환한거지?'
후우시의 효과로 쇼후쿠는 튜너가 되었다. 이것으로 그녀의 필드에는 레벨1 튜너인 리훈과 레벨8 튜너인 쇼후쿠가 공존한다. 반면에 튜너가 아닌 몬스터는 레벨3 후우시가 전부.
'레벨4? 레벨11? 아니면 레벨12?'
뭐가 됬던간에 가온의 생각으론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떠오르지 않았다.
'앗. 설마!'
가온이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하자, 이자벨은 조용히 웃으며 행동으로 대답한다.
"레벨3 후우시에게 레벨8 쇼후쿠를 튜닝~!"
그 순간, 눈 앞이 암전되었다. 마치 밤이 된듯 모든 것이 캄캄하게 변해갔다. 새까맣게 먹칠된 용들. 새하얀 날개를 가진 용 후우시는 먼저 비명을 토해내며 찌그러졌다. 그의 몸에서는 새빨간 피 대신 새까만 먹물이 솟구쳤다. 새까맣게 변한 것은 황금빛 비늘을 자랑하던 쇼후쿠도 마찬가지. 살아숨쉬는 모든 것이 새까만 피를 흘리며 끔찍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꽃잎 없는 검은 자루~. 가시를 맺어 살을 찢어라~. 피를 마셔 씨를 남겨라아~."
새까만 어둠 속을 빙글빙글 도는 이자벨. 그녀는 손에 붓 대신 커다란 접시 하나를 들었다. 쇼후쿠의 살을 쩨고 그의 핏물을 접시에 담았다. 콸콸 쏫아져나오는 검정 물을 한껏 받고 한 입에 들이킨다. 그러자, 눈 앞에 만연하던 검정이 모두 사라졌다. 이자벨의 입술에 묻어있던 검은 물방울조차 사라졌다.
"새까만 검정의 신. (#)[쿠로가미]( LV 11 / ATK 0 )"
이 자리에 만연한 모든 어둠을 끌어모은 듯한 존재가 나타났다. 형태가 정해져있지 않은, 거무죽죽한 액체였다. 그 존재는 자신을 만드는 데 쓰였던 주된 재료인 용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쿠로가미]( LV 11 / ATK 0 → 3800 )의 공격력은 싱크로 소재의 공격력 합계와 같아진다냐."
"공격력 3800. 높긴 해도 스사노-O와 똑같은 수치다."
가온이 말한대로 이자벨은 비장의 수, 링커를 뽑아냈지만 그 공격력은 스사노-O의 수비력과 같다. 이자벨은 공격력이 같다고 안심하는 가온을 보며 실소했다.
- 그르르르!
용이 거칠게 숨을 내쉬고, 몸을 곧게 세웠다. 하늘 높게 치솟아, 구름을 찢고 올라가려는 용의 몸에서 수없이 많은 가시덩쿨이 빠져나왔다. 가시덩쿨은 리훈과 스사노-O의 몸을 휘감았다. 손에 닿는 것은 닥치는대로 삼키며 그 둘을 제 몸에 억지로 집어넣었다.
"이게 무슨!"
"쿠로가미는 새까만 검정의 신. 그건 곧 검정이 품고있는 모든 색의 주인이기도 하단 말이다냐."
이자벨은 손가락을 두 개 폈다.
"자신 이외의 모든 몬스터를 장착한 것이다냐."
"큭. 그렇다면 스사노-O의 효과 발동!"
새까만 용의 몸에 빨려들어가던 거신은 창을 길게 뻗어, 땅을 짚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뽑아내 주인을 향해 집어던졌다. 가온의 바로 옆에 떨어진 섬뜩한 창 한 자루. 가온은 거기 걸려있는 카드를 집어들었다.
"네 묘지에서 [용혼의 환샘]을 가져와 내 필드에 세트한다."
[용혼의 환샘]은 지속 함정. 하지만 그 대상이었던 보우텐코우가 필드를 벗어남에 따라 묘지에 보내진 것이다.
"호호. 그래봤자 이번 턴에는 못 쓴다냐."
"그럼 다음턴에 쓰면 될 뿐이다.'
"글쎄. 다음 턴이 있을라낭?"
가온의 필드는 아무것도 없다. 그의 라이프는 2100. 쿠로가미의 공격이 통하면 그걸로 끝이다.
"배틀이다냐. 쿠로가미. 직접 공격."
새까맣던 용의 몸이 새하얀 빛으로 바뀌었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처럼, 용은 귀가 쩌렁쩌렁 울리는 커다란 폭음을 내며 가온에게 화염비을 쏘아내렸다. 새하얀 눈을 흔적도 없이 불태우며 주홍색으로 타들어가는 화염만이 가온의 눈동자에 맺혔다.
"묘지에서 [무지개 크리보]( LV 1 / DEF 100 )를 특수 소환!"
- 크리이!
작열하는 화염 아래에 가온을 지켜주려 나타난 것은 다름아닌 크리보.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공모양의 꼬마 악마가 가온을 대신해서 파도치는 화염을 역으로 밀쳐냈다.
"이걸로 직접 공격은 막았다."
"과연 그럴까?"
"뭣."
"장착한 리훈을 제거하고, 쿠로가미의 효과 발동~!"
몰아치는 화염폭풍에 무지개 크리보는 난김없이 타버렸다. 물이 끓듯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크리보를 보고 가온은 아연실색했다.
"장착 카드 하나를 파괴하고 상대 몬스터 하나를 파괴할 수 있다냐."
"공격하는 도중에도 가능한건가!"
"이번에야말로 끝이네."
"아니!"
가온은 패에서 두 장의 카드를 집어 듀얼디스크에 강타한다. 화염이 몰아치는 빛이 전광을 비치며, 솔리드 비전을 쏘아보냈다.
"이녀석은 내 필드의 카드가 파괴되었을 경우에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지."
"호오?"
"패에서 [크로노그래프 매지션]( LV 6 / DEF 1700 ) 특수 소환! 그리고 크로노그래프의 효과로 [초중무사 카게보우-C]( LV 3 / DEF 1000 )를 특수 소환!"
가온을 잡아먹으려 달려드는 화염을 뿌리치고, 새까만 로브를 입은 마술사가 나타났다. 그는 시계추를 닮은 검을 쥐고, 크게 휘둘렀다. 검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 공간이 일렁이며 찢어진다. 공간의 피부를 찢자 나타난 것은 보라색 몸체의 로봇 한 대. 비록 무기를 들고있지는 않지만, 크로노그래프와 마찬가지로 가온을 지키기 위해 제 몸을 방패 삼았다.
"그렇담 크로노그래프를 치워버리겠어."
검정의 신은 새하얗게 반짝이며 크게 입을 벌렸다. 화염이 휘몰아치는 전장에 제 머리를 내리깔고, 마술사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 그의 거대한 입을 향해 마술사는 검을 던져보았으나, 괴물의 몸은 화염처럼 타오르기만 할 뿐 실체를 가지지 않아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결국 마술사는 저항하지 못 하고 화염에 집어삼켜졌다. 비록 그의 이빨이 가온에게 닿지는 않았어도, 어마어마한 열풍이 그를 덮쳤다. 타들어가는 옷자락과 머플러를 탁탁 쳐서 불씨를 털어낸다.
"어떻게든 살아남았네."
라이프가 0이 되기도 전에 죽을 뻔 했다며, 가온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안 끝났다냐. 라이프를 지불하고 [코즈믹 싸이크론] 발동. 환샘을 제외시키겠다냐. ( LP : 2500 → 1500 ) "
화염 폭풍 속에서 새로이 돌풍이 몰아쳤다. 뇌우를 품은 강렬한 바람이 가온을 찢어버릴 듯 사납게 회전했다.
"칫. 소생 카드가."
"애시당초 내 카드다냐."
기껏 소생 카드를 가져왔건만, 가온은 그것을 써보지도 못 하고 잃어버렷다며 혀를 찼다.
"이걸로 턴 엔드다냐~."
--- 가온 ( LP : 2100 ) ---
몬스터 : □[초중무사 카게보우-C]
마법 / 함정 :
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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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벨 ( LP : 1500 ) ---
몬스터 : □(#)[쿠로가미]
마법 / 함정 : □[초중황신 스사노-O]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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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턴이다. 드로!"
"쿠로의 효과 발동."
"이 타이밍에 효과를!?"
"스사노-O를 제거하고 카게보우-C를 파괴하겠다냐."
"큭!"
용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아직 남아있던 잔염은 다시금 피어올라, 보라색 승려를 덮쳤다. 승려는 그 불꽃에 반항하지 못 한 채 티끌조차 남기지 않고 불타버렸다.
"몬스터를 남겨뒀다간 성가시니까냐."
"그래. 큰일인데 그거."
"음?"
"뽑았거든. 역전의 카드를!"
"!"
가온의 등 뒤에 숨어있던 모르포가 씨익 웃으며 얼굴을 드러냈다.
- 드디어 왔구만!
"그래. [초중무사 지샤-Q]( LV 4 / ATK 900 ) 소환! 효과로 패에서 또 하나의 [초중무사 지샤-Q]( LV 4 / DEF 1900 )를 특수 소환!"
뒷머리에 U자 자석을 달아놓은 새파란 로봇 한 대가 퉁 털어졌다. 그의 갑옷투성이 육중한 몸에 파직거리는 전광이 일더니, 양극과 음극을 새겨놓은 손바닥을 쾅 부딪힌다. 강하게 들러붙은 손바닥을 떼어내려 하자, 치직거리는 소리가 강렬하게 울려퍼지고 눈부신 섬광이 반짝였다. 수 천 마리 새가 동시에 우는 소리를 내는 소음 속에서, 또 한 대 푸른 로봇이 나타났다.
"읏. 레벨4 몬스터가 둘!"
어느 소환법의 준비가 완료되었다.
"레벨4 지샤-Q 둘로 오버레이!"
- 두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두 로봇이 동시에 땅을 짚었다. 그러자 땅바닥이 갈라지며 새까만 우주가 펼쳐졌다. 띄엄띄엄 보이는 찬란한 빛깔의 별들. 지샤-Q의 푸른 몸도 그 속에서 반짝이는 별이 되려 한다. 둘의 커다란 몸은 주황색으로 찬란하게 반짝이기 시작해 어둠 속으로 발을 들였다. 빛을 받아들인 어둠은 한 줄기의 찬란한 광채를 내뿜었다.
"전속전진! 달려라! [중장갑열차 아이언 볼프]( Rank 4 / ATK 2200 )"
어둠속에서 빠져나온 것은 한 대의 커다란 열차. 어둠속에서부터 시작해, 불타오르는 설원 위로 레일이 깔렸고 열차는 속도를 높히며 달려갔다.
"아이언 볼프를 카오스 엑시즈 체인지!"
"읏!?"
"가자!"
쿠로가미가 열풍을 불러 일으켰듯, 아이언 볼프는 새로이 바람을 모고 달려갔다. 그의 몸은 산산히 조각나 분해되며, 대기중으로 사라진다. 쉬지 않고 달려가는 그의 바퀴가 점점 마모되며 불탔다. 몸에 새빨간 화염을 지르고 달려가는 악마같은 열차를 뜯어내고, 소녀가 나타났다. 소녀는 눈에 맞아 축축하게 젖은 날개를 털어내며 펼쳤다.
"나의 화염! (#)[CX 블레이징 모르포]( Rank 5 / ATK 2000 )"
거칠게 파도치는 화염 속에서, 모르포는 푸른 인광을 내뿜었다.
"카오스 엑시즈. 그렇다고 해도 공격력은 2000이다냐."
"보면 알게 되겠지. 배틀이다. 가라 모르포!"
"그대로 공격?"
가온은 모르포의 공격력을 얕잡아 보는 이자벨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명령했다. 나비 날개를 활짝 펼치고 높이 날아드는 모르포. 쿠로가미는 몸속에서 가시덩쿨을 뿜어내 모르포를 구속하려 했다.
- 흐읍!
비내리듯 떨어지는 가시덩쿨들을 잡아,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르포. 그녀가 눈을 부릅뜨고 팔에 힘을 주자 가시덩쿨들이 시원스레 뜯겨져 나갔다.
"!"
"오버레이 유닛을 제거하고 효과 발동! (#)[쿠로가미]( LV 11 / ATK 3800 → 0 )의 공격력을 0으로 한다!"
"냣!?"
가시덩쿨이 뜯겨 나가자, 쿠로가미는 머리를 내려 눈을 똑바로 뜨고 소녀를 내려다 보았다.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쬐끄만 먹잇감. 그는 입을 쭈욱 벌리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 트라이! 봄버!
소녀는 그에 응수해 쿠로가미의 몸에서 삐져나온 가시덩쿨들을 밟고 도움닫기 삼아 도약한다. 크게 날개를 휘저으며 상승한다. 그녀의 손은 붉게 타오르는 화염을 내뿜었다. 뜨겁게 타오르는 화염과, 핏기가 자욱하게 냄새를 풍기자 소녀는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며 짐승같은 표정으로 웃었다. 소녀는 뜨겁게 타오르는 주먹으로 용의 머리를 난타한다. 이빨을 부숴버리고 혀를 뽑아버린 다음, 그대로 정수리에 꽂아버린다. 용이 눈을 부릅뜨고 불꽃을 내뿜어도, 소녀는 끄떡없이 발길질하며 용의 머리를 짓누른다.
- 오라!
급기야는 용의 목을 잡아 몸뚱아리를 그대로 들어올렸다. 하늘높게 띄워져 무방비해진 용은 숨을 쉬는 것조차 괴로워 끽끽대며 겨우 불꽃을 토해낸다. 아무렇게나 불을 내뿜는 용의 목에 소녀의 수도가 작렬했다. 용의 성미처럼 사나운 불꽃이 지상 곳곳에 떨어지며, 폭음이 터져나왔다.
화염이 쏟아져내리는 하늘, 새까만 용의 몸에서 유성처럼 불꽃 한 덩이가 떨어져 나왔다. 화염을 걷어내고, 푸른 날개가 반짝였다. 쿠로가미를 상대했을 때와 똑같이, 짐승같은 표정을 짓고 웃는 모르포를 보며 소름이 끼친 이자벨은 자연스레 붓을 앞으로 내밀고 가드 자세를 취했다.
- 트라이!
"읏!"
- 번!
"으냑! ( LP : 1500 → 0 ) "
소녀의 자그마한 주먹이 작렬하자, 커다란 붓은 무딘 나뭇가지처럼 부러졌고 이자벨도 그 반동으로 몇 바퀴를 굴러야했다.
- 후우. 이제야 후련하구만.
……
이자벨의 라이프가 0이 되어 듀얼은 끝났지만, 그 잔해는 아직 남아있다. 하늘에서 불타는 용의 시체는 서서히 사라져 갔으며 하늘은 검붉다.
'저게 모두 사라지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겠지.'
가온은 비맞은 듯 땀을 흘리며, 불꽃 사이를 헤쳐 나갔다. 그 자리에는 모르포와 이자벨이 있었다. 이자벨은 모르포의 일격을 맞고 쓰러진 것처럼 보였다.
- 죽지 않을 만큼 힘조절은 해놨어. 커다란 놈을 패다보니까 만족 했거든.
"섬뜩한 말이구만."
- 그럼 나는 잠깐 잘테니까. 둘이서 알아서 이야기라도 해봐라.
"그래. 고맙다."
모르포가 파란 불빛을 내며 사라졌다. 불꽃이 큰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난리통에 남겨진 것은 가온과 이자벨 뿐이었다.
"내가 졌다냐."
"이자벨."
"뭐냥?"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건데……."
"어떤거냥."
가온은 뜸을 들이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넌 어쩌다가 그녀석들을 따르게 된거야?"
"으음~. 엄청 옛날 일이다냐. 벌써 12년 됬던가."
"12년?"
"내가 원래 살던 세상은 싱크로 차원. 그러다 침략을 당했다냐."
"싱크로 차원……. 그래서 엑시즈가 아니라 싱크로를 사용했었군."
"엑시즈를 쓰지 않았던 건 그저 덱이랑 어울리지 않아서 그랬던 거지만 말야~."
이자벨이 뺨을 긁적였다.
"부모님도 다 죽고, 원래는 나도 죽었을텐데. 어째선지 죽지 않았다냐."
이자벨은 추억을 떠올리듯 과거를 회상했다.
"좋은 부모는 아니었다냐."
"원래는 너도 죽었을 거라고?"
"보스를 처음 만났던 때였는데, 보스가 냘 보더니 갑자기 얼어붙었지."
"보스. 너네들의 우두머리지?"
"응."
"갑자기 얼어붙었다니."
"내 모습이 보스의 딸하고 비슷해 보였다냐. 그랬었지."
"딸처럼 보여서 못 죽였던 건가."
"아마 그렇겠징. 그 뒤로는 보스의 수양딸이 되서 보스랑 폭시, 여럿이랑 지냈다냐."
"그렇다면 그녀석들은 너한테 있어서 가족인건가."
"그렇징."
"……."
가온은 입을 다물고 눈을 깜빡이기를 반복했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안절부절하지 못 하는 그의 모습에 이자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냐는 너와 같이 갈 수 없다냐. 여태까지 모든 일들이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
"먼저 말했었지? 내가 증오스럽게 되기 전에 끝내주겠다고."
"……."
"자. 미워지기 전에 어서."
이자벨이 가온의 팔을 당겼다. 자신의 가슴에 그의 손을 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첫사랑은 끝이 씁쓸한 법이니까."
새빨간 불꽃과 함께 피가 튀었다.
……
쿠로가미
LV 11 / 어둠 속성 / 환룡족 / 싱크로 / 효과 / ATK 0 / DEF 0
튜너 1장 + 튜너 이외의 환룡족 몬스터 한 장 이상
① : 이 카드의 공격력과 수비력은 이 카드의 싱크로 소재로 한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의 합과 같아진다.
② : 이 카드의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때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 이외의 필드의 모든 앞면 표시 몬스터를 이 카드에 장착 카드 취급하여 장착한다.
③ : 필드의 몬스터 카드 한 장을 대상으로 하고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에 장착된 장착 카드 한 장과 선택한 카드를 파괴한다. 이 효과는 상대 턴에도 발동할 수 있다.
CX 블레이징 모르포
Rank 5 / 어둠 속성 / 악마족 / 엑시즈 / 효과 / ATK 2000 / DEF 1400
LV5 몬스터X2
이 카드는 자신 필드의 랭크 4의 엑시즈 몬스터에서 엑시즈 소재를 2개 제거하고, 그 엑시즈 몬스터의 위에 겹쳐 엑시즈 소환할 수도 있다.
① : 1턴에 1번, 이 카드가 상대 몬스터와 전투를 실행하는 데미지 계산 전에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를 1개 제거하고 발동할 수 있다. 턴 종료시까지, 그 상대 몬스터의 공격력을 0으로 하고, 그 원래 공격력만큼 이 카드의 공격력을 올린다.
② :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가 없을 경우에 발동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는 상대 묘지의 "RUM" 카드 한 장을 제외하고 발동할 수 있다. 이 효과는 그 카드의 발동시의 효과와 같아진다. 이 효과는 상대 턴에도 발동할 수 있다.
쿠로가민데 왜 하얗냐 하면 저거 그린게 1월 17일이라, 링커 생각 안 해두고 그려서 그렇습니다.
일러 수정하자니, 탕비실에서 글 쓰는거라 그림을 못 고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