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곧 해가 뜨면 친구의 발인이 진행됩니다.
오랜 친구는 아니고 작년 말 알게되어 금방 친해진 친구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게 됐습니다. 친구A의 부고 소식을 들은건 10일 오전이고, 친구B가 전화로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사망 원인을 듣기도 전에 알것 같았습니다. 친구가 퇴사한 이후 보여준 과도한 씀씀이가 가끔 의아하고 혹시나 싶었지만, 친구의 밝은 성격을 핑계로 신경을 쓰지 않은게 순간 죄책감으로 다가오더군요.
오후가 되서 친구B가 사망 원인을 알려주었습니다. 예감은 맞아 떨어졌고, 오전에 느꼈던 순간적인 죄책감은 점점 배가 되어갔습니다. 친구A와 밥먹으며 하던 삶이 힘들다는 농담이 친구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놀자는 연락에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저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친구들에게 그 값비싼 술과 밥을 사주면서 인생을 정리하는 참담함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 새벽이 되서야 지쳐 잠들었습니다.
11일은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배고파서 밥을 찾아먹고, 쇼파에 앉아있다 또 배가 고파 밥을 먹으니 밤이 되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고 병원에 가려 했지만, 몇시간을 뒤척이다 제가 느끼는 감정을 어디에라도 배출하고싶어 이곳에 적고있습니다.
평소 공감이 빠르고 깊어 애를 먹은 적이 많지만, 친구의 죽음을 직면하니 어떻게 빠져나와야할지 감이 안오네요. 분명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에서 빠져나올거란걸 알지만, 가끔 친구와 욕을 주고 받으며 하던 게임을 평생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상담글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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