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에서 이런 말 하는게 좀 모순이지만, 이런 고민 여기서 밖에 말 할 데 가 없네요.
저는 현재 38살로 중학교때부터(96년~) 일본 대중 음악, 애니, 만화, 게임, 피규어, 성우등을 접하며 평생 살았습니다.
동년배 오타쿠들은 어느정도 알아주실 거라 생각하는데, 솔직히 당시 국내 문화는 재미도 없고, 단순하게 느껴지고 해서
더더욱 자극적이고 한국인 입장에서 새로운 일본 문화 상품들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확고한 취향으로 20년 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다 대략 올해 초쯤부터 일본 문화 상품에 흥미가 너무 떨어지고 꼴도 보기 싫은 느낌이 많이듭니다.
새롭고 시적으로 느껴졌던 노래가사는 90년대 한국 댄스곡처럼 다 비슷한 반주에 가사도 어느덧 지겨운 동어반복에(다키시메테~ 하시레루~ 사쿠라가~ 키세츠가~ 등등)
센세이셔널로 다가왔던 아니메와 만화는 어느새 등장 인물들 죄다 꼴도 보기 싫은 극단적인 정신병자 투성이같고,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인기 좀 있으면 엿가락처럼 끝도 없이 늘어났다 인기 없으면 똥싸다 말듯이 끝도 제대로 안내는 행태도 넌더리&환멸감 들고(이런거 보면 예전에 동경했던 일본 장신 정신 어쩌구 하는거, 이제는 다 개소리로 느껴집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었고 평생 좋아 할 줄 알았던 일본 게임도(특히 JRPG) 특유의 감성이 이제는 오그라들고 터무니 없이 유치하게만 느껴지고 여러모로 뭐 그렇습니다.
작품으로 느껴졌던 피규어도 실제론 정작 구입전에 사이트에서 사진을 젤 많이 보게 되지, 막상 사고 나면 장식장에 넣고 쳐다도 안보게 되네요. 뭐하는건지...
현실에서는 인기 없다보니 스스로도 여자 관심없다는 척 행동하던 놈이 여자 피규어나 모았다는 것 도 스스로가 참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여튼, 좋았던 부분이 단점으로 다가온다는건데요.
여기까지는 옆에서 보면 단순하게 그냥 취향이 바뀌었다고 보실 수 도 있겠지만, 제 고민은 제 인생에서 이것들을 빼니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학창시절에 인싸로 즐겁게 놀았던 것 도 아니고, 밀린 애니 본다고 각종 모임도 다 핑계대고 안나가다 보니 자연히 아싸에 추억하나 없는 인간이 되었고,
일본 문화말곤 취미적으로 뭐 아는 것 도 없고 그렇습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어떤 새로운 것에 흥미도 안생기고 뭐 그렇네요.
툭 까놓고 말해서 공허한 느낌, 여태 뭐했나 싶고, 쓸데 없는 것에 인생 허투로 보낸 느낌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열광했던, 집안에 아직도 이리저리 있는 만화책, 피규어니, 굿즈니 보면 이제는 한숨만 나오고 자괴감만 듭니다. (참고로 혼자 삽니다.)
음악도 리스트에 있는 음악이 90% 이상이 일본 음악이라 습관적으로 재생했다 한 두 곡 들으면 짜증스러워서 바로 끄네요.
다 치우려다가도 막상 처분도 안되거나, 아깝게 느껴지고, 귀찮은 느낌도 있네요, 그래도 많이 정리는 됐지만, 여전히 집은 오타쿠의 집입니다.
남들은 좋은 차를 사니 좋은 시계를 사니 하는데 저는 애니 여자 피규어나 굿즈들만 잔뜩 있네요 ㅎㅎ
그러다 보니 더더욱 공허하네요. 인생 뭐였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해결책은 없는거 저도 압니다.
그냥 답답하고 공허해서 푸념이나 늘어놔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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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갑네요 나이도 글코 저도 무척 비슷합니다!! 재택기간중에 음악을 들으면서 해도 jpop은 금방 질려버리고 차라리 재즈같은걸 듣게되고 어느순간 일본여행도 만족스럽지도 않고 다 그렇네요. 서울 사시면 차라도 한잔 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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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길게 적었다가 지우고 줄여서 올려 봅니다. 저는 30대 초반에 느꼈고 전부 정리 했어요.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구나' 라고 느껴졌습니다. 작성자님도 생각, 마음의 정리 부터 해보세요. 다만 오직 루리웹만은 놓을 수 없더군요.....이게 가장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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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넘고나서는 시간이 유한하고 인생에 영원한건 없다는거 확실히 알게됩니다. 현탐이 오는 정확한 시간은 거의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 주변인, 저 이런거 봐도 30~40살 사이 정도되면 대리만족형 취미에는 현탐이 올 수밖에 없는게 인간의 DNA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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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20년 동안 한국 대중문화도 많은 격변을 겪었죠 좀 더 전문화되고 글로벌 규모로 커져있고 컨텐츠의 퀄리티도 올라가서 반면에 일본은 90년대 본격 유입 이후 오히려 퇴보하면서 더 이상 높아져버린 한국인의 눈높이에는 맞이 않지요 이젠 남은 건 그저 애니, 게임 뿐이네요. 물론 아이묭 같은 아티스트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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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그렇고 취향도 그렇고 저랑 아주 비슷하신 점도 많네요. 저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다 하기 때문에 영문권 게임이나 취미들도 많이 즐기는 편이라 일본문화만 먼저 현자타임이 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장점은 그래서 지금도 즐길건 많은데 주변 사람들과 달리 지금도 혼자 노는게 재미있어서 다른걸 안 한다는 점이네요. 사실 젊어서는 돈도 없어서 뭐 사지도 못 했고 저도 여유있을 때 피규어도 사서 놀고는 했는데 지금은 혼자살고 볼일이 없어서 일단 잘 정돈해서 창고에 대기시켜놨습니다. 글쓰신 분 보면 그냥 이제 슬슬 인생 다음단계에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하네요. 사람들이 언젠가 다 현자타임이 와서 옮겨가게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리해야할 집안문제만 아니면 이것저것 새로운거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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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좋은 리플에 비추가 왜 11개나 있는거죠 | 20.06.19 0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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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그렇고 취향도 그렇고 저랑 아주 비슷하신 점도 많네요. 저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다 하기 때문에 영문권 게임이나 취미들도 많이 즐기는 편이라 일본문화만 먼저 현자타임이 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장점은 그래서 지금도 즐길건 많은데 주변 사람들과 달리 지금도 혼자 노는게 재미있어서 다른걸 안 한다는 점이네요. 사실 젊어서는 돈도 없어서 뭐 사지도 못 했고 저도 여유있을 때 피규어도 사서 놀고는 했는데 지금은 혼자살고 볼일이 없어서 일단 잘 정돈해서 창고에 대기시켜놨습니다. 글쓰신 분 보면 그냥 이제 슬슬 인생 다음단계에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하네요. 사람들이 언젠가 다 현자타임이 와서 옮겨가게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리해야할 집안문제만 아니면 이것저것 새로운거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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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갑네요 나이도 글코 저도 무척 비슷합니다!! 재택기간중에 음악을 들으면서 해도 jpop은 금방 질려버리고 차라리 재즈같은걸 듣게되고 어느순간 일본여행도 만족스럽지도 않고 다 그렇네요. 서울 사시면 차라도 한잔 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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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20년 동안 한국 대중문화도 많은 격변을 겪었죠 좀 더 전문화되고 글로벌 규모로 커져있고 컨텐츠의 퀄리티도 올라가서 반면에 일본은 90년대 본격 유입 이후 오히려 퇴보하면서 더 이상 높아져버린 한국인의 눈높이에는 맞이 않지요 이젠 남은 건 그저 애니, 게임 뿐이네요. 물론 아이묭 같은 아티스트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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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길게 적었다가 지우고 줄여서 올려 봅니다. 저는 30대 초반에 느꼈고 전부 정리 했어요.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구나' 라고 느껴졌습니다. 작성자님도 생각, 마음의 정리 부터 해보세요. 다만 오직 루리웹만은 놓을 수 없더군요.....이게 가장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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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끝물에 핫토이 필 받아서 4년간 거기에 3천여만원 쏟아붇고 피규어 장식장 꾸미고 지랄하다가 지금은 현태와서 더이상 안사요.. 조만간에 다 팔예정... 나이먹으니 미니멀리스트 생활이 부럽더라구요.. | 20.06.18 0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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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토이 다 정리하고 스테츄 모으는데 새로운 세상입니다 ㅎㅎ 사이드쇼 레전더리 라인. HMO, 퀸스튜디오, 프라임원으로 주로 모으고 있습니다. | 20.06.18 1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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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랴묘
30살 넘고나서는 시간이 유한하고 인생에 영원한건 없다는거 확실히 알게됩니다. 현탐이 오는 정확한 시간은 거의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 주변인, 저 이런거 봐도 30~40살 사이 정도되면 대리만족형 취미에는 현탐이 올 수밖에 없는게 인간의 DNA 같습니다. | 20.06.18 03: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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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못 즐긴다는건 아닌데 젊은 시절엔 정말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 라고 생각하던 것들의 부족함이 느껴지고 가족을 만든다던가, 건강을 챙긴다던가 이런 사회적인 요소에 더 충실해지고 싶어진다는거네요. | 20.06.18 03: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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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랑 생각 똑같아요 ㅎㅎ | 20.06.23 00: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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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취미에 몰두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시도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아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스스로의 인생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행동 중 하나겠죠. 취미를 즐길 뿐이라며 아무런 생각없이 타성에 의해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은 과연 취미를 즐겼다고 할만한 것일까요? 그저 시간 낭비겠죠. 자신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타인의 흥미를 끌 수 있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며, 반대로 타인에게 흥미와 사랑을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취미는 변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을 바꾸는데 굳이 무거운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 순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지 않고 몰두할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자신은 해당 취미를 소비하기 위한 단말이 아니라, 욕구가 있을 때 취미에 몰두할 수도 있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 20.06.18 06: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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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성어린 글에조차 비추를 박아대는 사람이 많은게 너무 슬프네요. 엔터를 덜쳐서 그런가 ㅠㅠ 힘내십쇼 잘 읽었습니다 저는 | 20.06.19 02: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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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머가 좋나요? 산에서 즐기는 rc는 먼가요? | 20.06.18 10: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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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충격인지? 이 사람 맨날 비추 엄청 먹는데 진짜 사회적 공감능력이 빵점이라 느껴짐 | 20.06.18 12: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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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그냥 자기 비루한 삶을 남한테 조금 우위에 섬으로써 덮으려고 그러는거 같아요 | 20.06.19 00: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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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갓젤다.. 야숨..! | 20.06.18 1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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