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미국에서 유학중인 대학생입니다.전공은 회계구요.
최근 (1년전)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비록 학기중이라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꾸준히 하고는 있습니다.
근데 정말 정신적으로 견디기가 힘들더라구요. 훌륭하게 성공하신 안교수님 같은 분들만 봐도 본인 학교공부 하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침 7시까지 컴퓨터공부 하고 학교를 갔다 하시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전 그럴만한 의지도 없어서 시간 남아도는데도 제대로 안하고 있구요.
근데 자꾸 계속 하고는 싶고 재미가 있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회계사 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정말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오더라구요. 1년에 약 160명 미만만을 뽑는데, 경쟁률은 안가르쳐줘도 대략 4:1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거기서 자격증시험까지 거쳐야 되니까요.
거기서 +취업인데, 정말 본토인들하고 비교해보면 초라하기 그지없고 스스로가 작아지는걸 막 느끼네요.저희는 다른나라말로 되어있는거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 산다 쳐도 이해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보고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반면에 이친구들은 그냥 이해 바로바로 되면서
푸니까 시험보는측면에서도 이득이구요. 같은 시간을 저희는 공부하는데 투자하고 이친구들은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죠.성적보다 오히려 일해본
경험같은게 더 크게 작용한다고 하더라구요.공부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면접까지...정말 내 모든것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될거같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드는데, 문제는 제가 이렇게 하다가 평생에 걸쳐 그림이라는것은 그냥 머릿속 상상에 그치다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게 두렵네요.
정말 하고싶고 내가 발전하는게 보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직업을 가지는데 전심전력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될거 같다는 압박감이
저를 힘들게 하네요. 네 물론 바보같은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요. 나중에 충분히 할수도 있지 않냐면서요.
그걸 알긴 아는데, 안하면 스트레스 받고 왠지 무력한 인생을 살게 되는것처럼 느껴져서 힘들어요...
사실 그림을 그리기 전까진 인생에 딱히 별다른 목표도 없고 돈이나 많이 벌자가 목표도 아닌 그냥 살기위한 핑계 같은거였는데,
해보고 나니까 제가 발전하는게 눈에 보이고, 나중에 이렇게 계속 하면서 10년정도 후에라면 내 자신이 놀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계속하고 있는데요. 쉽게 살수 없는 이 세상이 저로 하여금 제가 새롭게 세운 하루하루의 삶의 목표를 뭉개고 있는거 같아요.
여기 이 외국 친구들은 한국에서 고생하는 수많은 학생들과 달리, 자기가 1주일 하루에 12시간씩 일해도 '자기가 좋아하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그 고생을 다 설명하더라구요.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림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제가 스스로 창작한 그림 하나가 보기싫다고 모작만 계속 하는것과, 그림으로 인해 먹고살만한 재능도 아직 갖추지
못했으면서 나대는거 같기도 하고, 또한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깨달아 예술의 길로 들어선 대단한 사람들에 비하면 이나이 먹고 깨달았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한심하기도 하네요.
외국에서 목표도 없이 흐지부지 살때는 몰랐는데, 군대 갔다오고 미술학원도 제가 원해서 좀 다녀보니, 여기 친구들의 '원해서 한다'라는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고요, 단지 돈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하고싶은것이 아니더라도 피 터지게 해야하나라는 의문점도 들고요.사실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 다시 들어오면 모르지만 여기 현지인들과 경쟁해서는 어지간한 인재가 아니면 힘들죠...(채용된다 하더라도 대부분 한국 지사에 갑니다.)
그냥 답답하고 비전이 안보이네요...
원래는 직장을 잡고 혼자 자립할정도로 돈을 모으고 난 후에 그 돈으로 살아가면서 그림을 그려보자라는 인생 플랜까지 다 세워 놨는데요.
부모님 압박도 너무 크네요. 외국에서 생활하는게 교육비도 그렇고 비용이 만만찮은데 제가 이 공부를 해서 부양을 반드시 해드려야한단
생각도 가지고 계신거 같고 일단 그림을 그리는건 좋지만 그걸로 먹고사는건 아마...절 죽이려고 들겠죠...ㅋ 들어간 돈이 얼만데요.
제가 마치 장기투자상품이라도 된듯한 느낌도 들어서 그것도 싫구요...
결혼도 안할 예정인데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어요.부모님은 모르세요) 저보고 툭하면 하는 얘기가 손자는 몇이 좋고 아들은 뭐가 좋고 딸은 뭐가 좋고 하는데
정말 미쳐버릴거 같아요. 연애 한번 해본적 없는 총각 tv앞에 데려다 놓고 애기만 티비에 나오면 저런애기 갖고 싶다고 하는데 솔직히 극단적으로 말해서
필요도 없는거 떼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해요. 결혼하고 애낳고 하다보면 내 인생의 앞의 절반을 가족을 위해 헌신한단 얘긴데
전 그것도 너무 싫어요. ㅁㅊㄴ같고 이상한놈 같으시겠지만 그게 너무 싫고 일단 결혼하고 애낳으면 생각이 달라질거다 하는데
전 제 인생계획도 세워 놨고, 혼자 오래 살아버릇해서 앞으로도 독신으로 쭉 살수 있어요. 아기도 태생적으로 싫어하구요.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하면 제 인생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위해서 (타인은 아니겠지만요)살아야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싫고 무서워요.
지금 이나이 이때까지 제 뜻대로 살아온게 없는데 남은 인생까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삶의 의미가 없어질거 같아요...
차라리 삼시세끼 샌드위치로 때우고 원룸에서 살아도 하고싶은거 하고 사는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돈많이 버는게 행복이라고 생각지도 않구요.
제가 제일 무서워 하는건 죽기 직전에 '내가 해보고 싶은것도 못하고 죽는구나...'라는 순간이 올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너무 끔찍하고 무섭고 두려워요.
물론 밑에 고민올리신 분중에서 훨씬 어려운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도 보이네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배가 부르다 못해 터져서 하는
소리에 불과할거에요. 잘처먹고 잘살더니 고생한번 해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소리 들어도 싸죠.
근데 정말 모르겠어요...전 어떻게 살아야 할지...감도 안오네요...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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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호주에서 회계학 전공 했습니다. 내가 원해서 한건 아니고 부모님이 역시 한국인이신지라 장남인 저에게 기대감이 커서 대학 들어가 졸업 겨우 하긴 했는데 졸업하고 회계사무소에 취직해 일 1년도 안되게 하긴 했는데 그거 하면서도 음악은 절대 놓지 않았죠. 전 중1때부터 밴드를 해왔는데 음악없인 절대 못살겠더군요 그러다가 학교 휴학하고 음악제대로 메달려 봤는데 너무 실력도 안되고 그래서 그런지 좌절을 좀 해서 현실로 돌아왔지만 뭐랄까... 공부 하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마음속 공허함은 안채워지더군요. 그렇다고 일이 재미 없는건 아니지만, 이걸 계속하면 난 분명 후회한다 라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음악 하면서 실력도 점점 늘고 하는 자신을 볼때 난 역시 이거다 라는생각을 가지고 회계사? CPA 과정까지 또 몇년 공부하고 경험쌓고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제대로 다시 음악을 달려 보기로 하고 일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거 다 챙겨 일본으로 음악하러 왔어요. 지금은 알바 하면서 공연 하면서 생활하고 있고 역시 정사원으로 일할때 (호주는 급료도 일본의 몇배입니다)와 비교해선 터무니 없이 적지만 적어도 마음속의 공허함이나 후회감 따윈 사라졌네요. 님도 저처럼 다 포기하고 원하는거 하라는 소린 아니예요. 어느정도 현실은 봐야 하는데, 롱텀으로 봤을때 내가 과연 후회를 하면서 살까~ 내 수십년 인생이 이대로 행복할까를 생각해 보시고~ 그리고 님이 즐겁다 생각하는 인생을 선택한다 하시면 절~~~~대 건성으로 하실 생각 마세요. 제대로 그쪽 분야의 현실과 환경에 대해 제대로 조사 하시고요~ 다른걸 포기하고 선택하시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환경이 안좋다면 다른 환경을 찾는것도 방법이고요 그정도 각오가 있으시면 한번 사는 인생 후회없이 사는게 좋죠~ 호주같은 경우는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회계쪽으로 와서 경쟁률이 너무 심해서 그 몇년 공부하고 할거 음악에 투자 하기로 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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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뚜,테리의철권여고//두분 조언 감사합니다.사실 이미 마음은 정해놓고 있었는데, 학업에 치이다보니까 그림을 못그려서 나타나는 금단증상이었나봐요.말씀대로 지금이야 공부가 우선권이어야하겠죠...포기는 안할겁니다만 그래도 속으로 쌓아놓기만 해서 우울했는데 막상 글로 풀고 나니까 한결 시원하네요.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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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호주에서 회계학 전공 했습니다. 내가 원해서 한건 아니고 부모님이 역시 한국인이신지라 장남인 저에게 기대감이 커서 대학 들어가 졸업 겨우 하긴 했는데 졸업하고 회계사무소에 취직해 일 1년도 안되게 하긴 했는데 그거 하면서도 음악은 절대 놓지 않았죠. 전 중1때부터 밴드를 해왔는데 음악없인 절대 못살겠더군요 그러다가 학교 휴학하고 음악제대로 메달려 봤는데 너무 실력도 안되고 그래서 그런지 좌절을 좀 해서 현실로 돌아왔지만 뭐랄까... 공부 하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마음속 공허함은 안채워지더군요. 그렇다고 일이 재미 없는건 아니지만, 이걸 계속하면 난 분명 후회한다 라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음악 하면서 실력도 점점 늘고 하는 자신을 볼때 난 역시 이거다 라는생각을 가지고 회계사? CPA 과정까지 또 몇년 공부하고 경험쌓고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제대로 다시 음악을 달려 보기로 하고 일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거 다 챙겨 일본으로 음악하러 왔어요. 지금은 알바 하면서 공연 하면서 생활하고 있고 역시 정사원으로 일할때 (호주는 급료도 일본의 몇배입니다)와 비교해선 터무니 없이 적지만 적어도 마음속의 공허함이나 후회감 따윈 사라졌네요. 님도 저처럼 다 포기하고 원하는거 하라는 소린 아니예요. 어느정도 현실은 봐야 하는데, 롱텀으로 봤을때 내가 과연 후회를 하면서 살까~ 내 수십년 인생이 이대로 행복할까를 생각해 보시고~ 그리고 님이 즐겁다 생각하는 인생을 선택한다 하시면 절~~~~대 건성으로 하실 생각 마세요. 제대로 그쪽 분야의 현실과 환경에 대해 제대로 조사 하시고요~ 다른걸 포기하고 선택하시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환경이 안좋다면 다른 환경을 찾는것도 방법이고요 그정도 각오가 있으시면 한번 사는 인생 후회없이 사는게 좋죠~ 호주같은 경우는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회계쪽으로 와서 경쟁률이 너무 심해서 그 몇년 공부하고 할거 음악에 투자 하기로 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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