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가 빈번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사는 지역도 큰 피해를 입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거리 모습도 크게 변하며 주민들의 생활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친구의 아버지는 택시 기사였고, 재해 당시에도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다행히 생업의 도구인 차량도, 그 자신의 목숨도 무사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어 집들은 무너지고 자동차는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몇 주, 시간이 지나자 잔해가 치워지고, 겨우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복구되었습니다.
친구의 아버지도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라는 마음으로 다시 택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며칠 뒤, 돌아가던 해질녘의 일이었습니다.
자동차 두 대가 겨우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외길을 지나고 있었을 때,
친구의 아버지는
“오늘은 유난히 보행자가 많네…”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길가에는 아직 잔해가 쌓여 있었고, 보행자들은 길 가장자리를 조심스레 걷고 있었습니다.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때는 브레이크를 밟고, 보행자를 피하며 천천히 주행했습니다.
잠시 후 큰 도로에 나와 더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아 안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세우라고 했습니다.
“뭐지? 신원 확인이라도 하려나?”
하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하고 친구의 아버지가 묻자,
경찰관이 “죄송하지만, 음주 운전 하신 건 아니죠?” 라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안 했습니다! 이런 때에 술 마시고 운전할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저 택시 기사입니다? 그런 짓 절대 안 합니다!”
친구의 아버지는 강한 어조로 대답했습니다.
“그렇겠죠…” 하고 경찰관도 말했습니다.
친구의 아버지가 “혹시 이상한 점이라도 있었습니까?” 라고 묻자,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택시 뒤에서 수십 미터 거리로 따라가고 있었는데요,
앞의 택시가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비틀거리며 운전하길래 이상하다 싶어 세운 겁니다.”
그러자 친구의 아버지는 대답했습니다.
“아, 그건 그 좁은 외길에 보행자가 많아서 조심하면서 운전했기 때문이에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경찰관은 꿀꺽 하고 침을 삼키며 말을 꺼냈습니다.
“저희가 택시 뒤에서 수십 미터부터 따라오고 있었는데…
보행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네?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없죠! 도로 구석으로 사람들이 쭉 걷고 있었잖아요!”
경찰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잠시 동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침묵이 이어졌고,
경찰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택 근처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평소 여러분이 보고 있는 사람, 건물, 풍경들…
그것들은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이는 것일까요?
그런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