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 시절, 오컬트를 좋아하던 친구 A와 B와 함께, 고향에서 유명한 심령 스폿인 폐허에 갔다.
큰 기대를 품고 갔지만, 특별한 심령 현상은 없어서 실망했다. 일단 세 사람 함께 폐허 안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그 사진을 다시 보니, 맨 앞에 서 있는 B 바로 뒤에, 긴 검은 머리에 생기 없는 눈을 한 여자의 얼굴이 찍혀 있었다.물론 그런 여자는 그 자리에 없었다. 나는 곧바로 그 사진을 LINE으로 두 사람에게 보냈다. 우리는 무서워하기보다, 드디어 바랐던 심령 체험이 일어났다며 크게 기뻐했고, 그 사진을 편의점에서 인화해 기념으로 보관했다.
하지만 며칠 뒤였다. B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난 그 즉시 그 사고와 심령 스폿에서 찍은 사진을 떠올렸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그 사진은 장롱 깊숙이 숨겨 넣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최근의 일이다. 나는 사회인이 되었고,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질리지 않고 오컬트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러다 심령 사진을 모집한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심령 스폿에서 찍은 사진을 떠올린 나는, B에게는 미안했지만 상금을 노리고 그 사진을 응모하기로 했다.
장롱에서 사진을 꺼내 며칠 뒤, 나는 출판사로 향했다. 담당자에게 회의실 같은 곳으로 안내받아, 바로 그 심령 사진을 보여주었다.사 진에 찍힌 남성(=B)의 뒤에 여자의 얼굴이 비쳐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담당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진에 얼굴을 가까이 대며 확인하는 듯했다. 그렇게 크게 찍혀 있는데 왜 못 보나? 하고 생각했는데, 몇 초 후 그 여자 얼굴을 발견한 듯 “아——!” 하고 소리를 냈다. 이후 이야기 진행은 순조로웠고, 그 사진은 채택되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돌아가려 할 때, 담당자가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여자 얼굴을 잘도 찾아내셨네요.”
“네?” 하고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와, 그 사진을 다시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자, 원래라면 맨 앞의 B 뒤에 크게 찍혀 있었던 여자가, 분명 작게 되어 있었다.
나는 곧바로 A에게 연락했지만 A는 전활 받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LINE을 보냈지만 며칠이 지나도 답장은커녕 읽음조차 되지 않았다. A는 그런 놈이 아니었기에,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다음 일요일에 혼자 사는 A의 아파트로 갔다.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다. 집주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열쇠를 열어 달라고 했더니, 나는 경악했다.
그곳에는 목을 매고 죽어 있는 A가 있었다.
그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A와의 관계나 여기 온 이유 등을 조사받았다.
또 A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B의 일 이후 A와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결국 A의 자살 이유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고, 사건성이 없다는 결론으로 경찰 수사는 금방 끝났다.
역시 그 심령 사진이 관련된 게 아닐까 싶어, 다시 한 번 사진을 보았다. 그러자 또 그 여자가 움직여 있었다.
다만 이번엔 작아진 것이 아니라,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그걸 보고 나는 깨달아 버렸다.
그 여자는 작아진 게 아니라, 사진 속 뒤쪽에 있던 A의 뒤로 이동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여자는 내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