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강의와 아르바이트로 하루가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나 동기들은 동아리나 클럽 활동 등 대학생다운 매일을 보내고 있어서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뛰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저는 주변 친구들의 초대를 계속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집에 가구다운 가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던 친구가 "동아리 선배가 대학을 그만둬서 가구를 처분한다더라"라는 이야기를 알려줬습니다.저는 바로 그 선배 집에 가서 침대와 책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가위눌림이나 신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점차 몸 상태도 나빠져 갔습니다. 저는 바로 선배에게 받은 가구에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서 친구에게 사정을 전했지만, 친구는 "괜찮아?"라며 걱정할 뿐이었습니다.
병원에 가도 원인을 알 수 없었고, 몸 상태는 점점 더 나빠져서 아르바이트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해도 갑자기 가위에 눌리게 되어, 저는 "이대로 죽어버리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었습니다.
그런 때, 고향 친구가 제 상태를 알고 문병을 와줬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네 방, 뭔가 음침하네"라며 대뜸 독설을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창문을 열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병은 마음에서 온다잖아"라며 저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청소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던 침대를 청소하려고 매트리스를 들춰 올렸을 때, 저도 친구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에는 시커먼 색의 사람 모양 얼룩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 형태는 대(大)자로 누워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친구가 침대의 출처를 물어와서 선배에게 받은 거라고 전하자, "제대로 이유를 물어봐"라며 약간 화난 듯이 저를 꾸짖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친구에게 이사 간 선배 이야기를 다시 물어봤습니다. 그 선배는 사실 이사 같은 건 하지 않았습니다. 침대를 세로로 세우고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합니다.
선배는 꽤 먼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이어서, 동아리 멤버들은 선배의 부모님에게 돈을 받고 부탁받아 부모님 대신 선배의 방을 정리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재도구를 처분하는 게 아니라 남에게 넘기면 그만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절약된다는 이유로, 자살 사실은 숨기고 사정을 모르는 저 같은 사람에게 주고 있었던 겁니다.
그 후 저는 바로 선배 집에서 받은 침대와 가구를 처분했습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몸 상태도 좋아지고 가위눌림 같은 것도 겪지 않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