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은 위험하니까 여기엔 적지 않겠다.
내가 이 게임을 했던 건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헤이세이 시대가 아직 한 자릿수였던 시절.
시골이라 휴대전화를 가진 부모도 없었고, 인터넷이 어땠는지도 잘 모르던 때였다.
적어도 일반 가정에는 컴퓨터 같은 건 아직 없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내가 어느 날 학교에 가 보니,
아이들이 “대단해! 대단해!” 하며 떠들썩하게 떠들고 있었다.
어떤 포즈를 취한 상태에서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을 하면—
어느샌가 의식이 휙 하고 사라지는 거다.
모든 아이가 완전히 의식을 잃는 건 아니지만,
비틀거리거나 순간적으로 흐려지는 등 반응은 다양했다.
해 본 적 있는 사람은 알 거다.
그 의식을 잃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문제였다. 무섭거나 아픈 느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사소한 동작을 조합하면 왜 의식이 휙 사라지는 거지?’
하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실신 게임’이라고 불리던 이 게임은 대유행 했고,
우리 반뿐 아니라 금세 “대단하다!” 하며 퍼져 나갔다.
나도 그중 한 명으로, 심지어 엄마에게도
“이렇게 하면 대단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휙 하고 어지러워진다구!”
라며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초등학생끼리 서로 할 때와,
성인 여성에게 초등학생이 하는 것은 힘의 차이가 커서인지
전혀 성공하지 않았고, “그게 뭐야?” 하는 느낌으로 끝났다.
결국 이 놀이를 하다가 비틀거리던 아이가 머리를 부딪쳐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전교 집회에서 금지되었다.
넘어진 방향이 뒤가 아니라 앞이었다면 앞니가 부러졌을 수도 있고,
떨어진 곳이 나빴다면 이번에도 죽었을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유행하던 놀이가 금세 사라졌다.
이게 내가 초등학생 시절 잠깐 유행했던 실신 게임의 이야기인데—
이 얘기에는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동창회가 열렸을 때, 실신 게임 이야기가 나왔다.
“아, 그거 있었지~ 우리 다 했었잖아~” 하는 식의 추억담이었다.
우리는 이미 어른이 되었고,
그때 누군가가 문득 떠오른 의문을 입 밖에 냈다.
“그거… 우리가 어떻게 알게 된 거였지?”
그랬다.
초등학생도 쉽게 할 수 있고, 겉보기엔 무섭지도 않은 행동이었지만
그 방법 자체는 평범하게 놀다가 자연스럽게 나오기엔 너무나도 특이한 것이었다.
처음에도 썼지만, 그 당시에는 휴대전화가 없었고
포켓벨조차 나오기 전이었다.
인터넷이 그 시절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반 가정은커녕 지방 기업에조차 보급되기 전이었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건—
도대체 누구에게, 어떻게 그 방법을 배운 거냐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스스로 생각해낼 리는 절대 없고,
우리가 했던 방식은 우연히 놀이 중에 일어날 만한 것도 아니었다.
만약 “누가 처음으로 말했는지 모르겠다”는 결론이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공포였겠지만—
친구중 네명이 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방과 후에 놀고 있었는데, 모르는 아저씨가 와서
‘실신 게임 알아?’라고 하면서 방법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렇다. 모르는 아저씨였다.
우리가 살던 곳은 시골이라,
이름은 몰라도 얼굴 정도는 거의 다 알고 있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감시 사회’가 짙게 남아 있는 동네였다.
그래서 우리도 알고 있는 동네 아저씨였다면 그나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네 명이 서로 얼굴을 보며
“진짜 모르는 아저씨였지!?”
하며 허둥지둥하기 시작했다.
“정말 모르는 아저씨였어. 도대체 누구였지?”
“이런 시골에 일부러 놀러 오는 사람도 없고,
일하는 사람들도 항상 그 사람들뿐인데.”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그러자 또 다른 동창이 말했다.
“그거 미국에서는 사망 사고도 있다던데?
위키에도 써 있었고, 일본에서도 예전에 몇 번 뉴스 됐었잖아.”
그렇다.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그런 걸 가르쳤던 걸까?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면,
뒤로 와장창 쓰러지는 아이가 몇 명 있어서
우리가 “이봐, 괜찮아!?” 하며 받쳐주기도 하고,
휘청거리면 붙잡아주기도 했었다.
그런 걸 뻔히 알면서 초등학생에게 그런 걸 가르친다고?
게다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수상한 사람은 여러 가지 타입이 있고, 당시는 깨닫지 못하고 넘어갔는데,
나이를 먹은뒤 다시 생각하면 굉장히 큰일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구나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