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생인데, 본가에서 가까운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살고 싶어서요.
스스로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를 버는 것을 조건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뭐, 역시 생활은 빠듯했죠.
하지만 힘들게 들어간 대학, 친구들과도 놀고 싶어서 대학 근처 편의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시급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거기, 정말 이상한 소문이 있었어요.
심야 23시 이후, 그 편의점에 가면 긴 검은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계속 잡지 코너에 서 있다든가, 그 편의점 앞 재떨이 스탠드 옆에 아기 유령이 나온다든가......
뭐 유령은 안믿는 지라, 신경 쓰지 않고 아르바이트 계속했죠.
아르바이트 시작할 때, 그곳 점장이 "심야 23시 이후의 전화는 받지 않아도 돼"라고 말했었거든요. 소문도 23시 이후 이야기뿐이고, 유령은 없어도 뭔가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아르바이트 시작하고 며칠 후, 23시 이후에 안쪽 전화로 같은 번호에서 1주일에 1회 정도 빈도로 걸려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이게 점장이 말했던 전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방치했는데, 호기심이 생겨서 한번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뭘 물어봐도 아무 말 없더라고요.
이쪽에서 끊을 때까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전화도 안 끊고.
그 후에도 한가할 때 몇 번 받았는데, 점점 중얼중얼 말하는 게 들리거나 흐느껴 우는 소리나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게 섬뜩하면서도 조금씩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을 불러서 다같이 들어보자, 이렇게 흘러가더군요.
대학생들의 바보 같은 분위기죠.
바보들 5명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운 좋게도 전화가 걸려온 거예요.
23시 조금 지났을 때쯤, 평소와 같은 번호에서요.
그래서 스피커로 해서 다같이 들었습니다.
"여보세요?"
라고 평소처럼 물어도 무언이고.
뭐야, 또 무언이야, 재미없네, 하고 다들 웅성웅성 말하고 있었는데, 그때 갑자기,
"죽여버릴 거야......"라고 들린 거예요.
깜짝 놀라서 다들 입을 다물었더니,
"용서 안 해, 용서 안 해,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라고 점점 큰 목소리가 되어가더니......
마지막에는 비명 같은 목소리로
"죽여버릴 테니까, 용서 안 하니까, 죽여버릴 거야!!!"
라고 계속 소리치고 있어서 무서워져서 빠르게 끊어버렸습니다.
정말 무서웠지만 아르바이트니까 빠질 수도 없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무리하게 부탁해서 아르바이트가 끝날 때까지 같이 있어달라 한 뒤, 다음 날 바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본가에 돌아갔을때 엄마와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곳 점장, 부인이 임신 중에 바람을 피워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부인을 쫓아내고 바람 상대와 살고 있대요.
무일푼으로 쫓겨나서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동네 사람들이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원한을 사고 있는 게 아니겠고요.
거기에 제일 무서우냐면요, 그 부인, 귀신이 아니 산 사람이었어요.
아이도 무사히 태어났대요.
어쩐지 전화가 걸려오는 건 대체로 손님이 없을 때더라고요.
아마 어딘가에서 보면서, 타이밍을 재고 있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