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이 되면 1박 2일로 어느 산간에 있는 '〇〇 소년 자연의 집'에 간다는 행사가 있었다.
캠프장에서 저녁으로 카레를 만들어 먹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캠프파이어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문제는 그 후였다.
선생님 설명에 따르면, 캠프장에서 숙소까지는 대략 300미터의 오르막길이라고 했다. 사실 일정표에는 그렇게 적혀 있지 않았지만, 그 길은 사실상 '담력 시험' 코스가 되어 있다.
형에게 들은 대로, 출석번호 순서대로 두 명씩 짝을 지어 가져온 손전등을 들고 숙소까지 걸어간다는 내용이다.
'담력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누군가가 학생들을 무섭게 하거나 귀신 흉내를 내는 건 아니다.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외길을 둘이서 그냥 걷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게 묘하게 무섭다고 하는 학생이 많다고 형에게 들었다.
학생이 길을 잃거나 무슨 문제가 생겨도 괜찮도록 6명의 선생님이 거의 같은 간격으로 길가에 서 있다고 한다.
출발은 출석번호 순서라서 이름이 W인 나는 맨 마지막이 된다. 반 인원이 홀수라서 나는 마지막에 혼자 출발하게 됐다.
그런 경우에는 바로 앞 두 명조에 들어가 세 명이 되게 해주는 게 맞는데, 담임은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마지막에 출발하는 나의 조금 뒤에서, 서 있는 T 선생님이 따라와 주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됐지만, 앞의 두 사람이 50미터쯤 앞의 오른쪽 커브를 지나 안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체격이 큰 나는 무서워할 성격으로는 안 보이는 모양이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쫄면서 출발했다.
손전등을 좌우로 비추면서 그 외길을 걸어간다.
커브 앞에는 선생님이 한 분 서 계셨는데, 의외로 무섭지 않아서 가볍게 목례할 여유까지 있었다.
커브를 돌자 오른쪽에는 오를 수 없을 정도의 급경사가 있고, 왼쪽에는 가드레일이 있으며 그 너머에는 많은 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가드레일을 따라 걷자, 그 바깥쪽에 선생님 한 분이 서 계셨다.
어두운 탓에 얼굴이 안 보여서 그 선생님이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나는 학교 선생님들의 이름이나 얼굴을 전부 아는 건 아니니까, 모르는 선생님일지도 모른다.
그 선생님은 가드레일이 끊어진 곳에 서 계셨는데, 마침 거기에는 짐승 다니는 길이 있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왠지 그 짐승길이 신경 쓰여서 가드레일이 끊어진 곳으로 걸어갔다.
겸사겸사 그 선생님이 누군지 확인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선생님은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기에, 그에 따라 나는 그 짐승길로 향했다.
짐승길에 두세 걸음 들어섰을 때,
"야! W!"
하고 불리며 어깨를 강한 힘으로 붙잡혔다.
뒤를 돌아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표정을 한 T 선생님이 내 어깨를 붙잡고 계셨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T 선생님은 내 어깨를 잡은 채 말없이 숙소까지 함께 걸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T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가드레일 바깥쪽에는 선생님들은 절대로 서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드레일이 끊어진 곳 땅에는 시든 꽃다발이 있었다는 것.
내 어깨를 붙잡고 있던 T 선생님의 그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