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육아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결혼까지는 좋았지만, 출산 후 아내는 변해버렸다.
우리는 맞벌이였고, 둘 다 나름의 직책에 있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다닐 수 있는 범위의 보육원을 전부 알아봤지만, 이 도심에서는 경쟁률이 높아서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내 부모님도 아내 부모님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의지할 수 없었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고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보육원에 넣지 못한다면 하는 김에 자기 손으로 제대로 하고 싶다는, 완벽주의자인 그녀다운 결단이었다.
얼마 후 무사히 출산했지만, 아내는 아기나 영유아와 접한 적이 없었던 탓인지 다루는 법을 몰랐다. 시청 같은 기관에 상담도 했지만, 아내는 지도받은 대로 잘하지 못했다. 육아서나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도 많아서 고민이 상당히 깊었다. 완벽을 추구하기에 필요 이상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건 정신적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이 된다.
아내가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아기 특유의 침이나 배설 시 옷과 몸이 더러워지는 것이다. 아내는 결벽증 같은 건 없을 텐데, 예상 이상으로 옷이 더러워지는 게 견딜 수 없는 모양이다. 항상 의류와 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내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었다.
대략 5년 전 이야기인데, 결혼 초기에는 둘 다 수입이 적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독신 시절의 오래된 것을 계속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최근에는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탁기는 이른바 통돌이형으로 위에서 빨래를 넣고 빼는 타입인데, 이게 특히 상태가 안 좋아져 있었다. 이런 것도 노이로제의 원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아내는 모든 게 잘 안 되는 건 이 아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더러운 애가 없어지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하는 듯했다.
짜증이 날 때는 이 아이를 세탁기 안에 넣어버리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이대로 스위치를 누르면 이 아이가 깨끗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이는 제법 커져서, 세탁기에 들어가면 붙잡고 서서 안쪽에서 윗뚜껑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아내는 일단 뚜껑을 닫지만, 아이에게는 '숨바꼭질'이나 '까꿍'을 하는 느낌인 걸까. 아이는 스스로 뚜껑을 열면 환한 웃음으로 아내를 올려다본다. 그 웃는 얼굴을 보면 아내는 울면서 미안하다며 세탁기에서 아이를 끌어낸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또 세탁기에 넣어버린다. 이것의 반복이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여러 번 보다 보니, 머지않아 나까지 이상해질 것 같았다. 나나 아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역시 이 더러운 아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세탁기가 고장 났다. 전원은 들어오지만 작동할 기미가 없다. 이미 10년도 더 된 모델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건조 기능도 달린 신형 드럼식을 사기로 했다.
드럼식은 '물건'을 집어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모든 게 끝난다.
드럼식은 문을 닫아버리면 안쪽에서는 열 수 없다.
아내는 육아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결혼까지는 좋았지만, 출산 후 아내는 변해버렸다.
우리는 맞벌이였고, 둘 다 나름의 직책에 있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다닐 수 있는 범위의 보육원을 전부 알아봤지만, 이 도심에서는 경쟁률이 높아서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내 부모님도 아내 부모님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의지할 수 없었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고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보육원에 넣지 못한다면 하는 김에 자기 손으로 제대로 하고 싶다는, 완벽주의자인 그녀다운 결단이었다.
얼마 후 무사히 출산했지만, 아내는 아기나 영유아와 접한 적이 없었던 탓인지 다루는 법을 몰랐다. 시청 같은 기관에 상담도 했지만, 아내는 지도받은 대로 잘하지 못했다. 육아서나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도 많아서 고민이 상당히 깊었다. 완벽을 추구하기에 필요 이상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건 정신적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이 된다.
아내가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아기 특유의 침이나 배설 시 옷과 몸이 더러워지는 것이다. 아내는 결벽증 같은 건 없을 텐데, 예상 이상으로 옷이 더러워지는 게 견딜 수 없는 모양이다. 항상 의류와 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내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었다.
대략 5년 전 이야기인데, 결혼 초기에는 둘 다 수입이 적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독신 시절의 오래된 것을 계속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최근에는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탁기는 이른바 통돌이형으로 위에서 빨래를 넣고 빼는 타입인데, 이게 특히 상태가 안 좋아져 있었다. 이런 것도 노이로제의 원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아내는 모든 게 잘 안 되는 건 이 아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더러운 애가 없어지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하는 듯했다.
짜증이 날 때는 이 아이를 세탁기 안에 넣어버리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이대로 스위치를 누르면 이 아이가 깨끗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이는 제법 커져서, 세탁기에 들어가면 붙잡고 서서 안쪽에서 윗뚜껑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아내는 일단 뚜껑을 닫지만, 아이에게는 '숨바꼭질'이나 '까꿍'을 하는 느낌인 걸까. 아이는 스스로 뚜껑을 열면 환한 웃음으로 아내를 올려다본다. 그 웃는 얼굴을 보면 아내는 울면서 미안하다며 세탁기에서 아이를 끌어낸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또 세탁기에 넣어버린다. 이것의 반복이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여러 번 보다 보니, 머지않아 나까지 이상해질 것 같았다. 나나 아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역시 이 더러운 아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세탁기가 고장 났다. 전원은 들어오지만 작동할 기미가 없다. 이미 10년도 더 된 모델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건조 기능도 달린 신형 드럼식을 사기로 했다.
드럼식은 '물건'을 집어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모든 게 끝난다.
드럼식은 문을 닫아버리면 안쪽에서는 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