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던 중에 「아래를 들여다보지 마세요」라는 손글씨 표지판이 있었다.
그곳은 특별히 높지도 않았고, 추락 방지를 위한 것도 아닌 것 같아 이상하게 여긴 친구는 아래를 들여다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뭐였던 거지 하고 실망한 채로 산 정상까지 올라가 경치를 만끽한 뒤,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그 표지판이 있던 지점을 잘 볼 수 있는 위치가 있었다.
‘아, 저기가 표지판이 있던 곳이구나’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는데,
그 표지판 근처 나무 위에 뼈만 앙상한 벌거숭이 남자가 있었고,
그 표지판을 보고 아래를 들여다보는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 표지판은 그 남자에게 항의하는 의미였던 걸까.
아니면 그 남자가 위를 쳐다보는 자신에게 눈치채지 않게 시선을 아래로 돌리게 하려고 만든 걸까.
애초에 그 남자는 인간이었을까. 괴물이었을까.
진실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