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일입니다.
방과 후 친구와 교실에 남아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자료실에서 비품을 꺼내는 걸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자료실은 복도 끝에 있고, 창문엔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데다 평소에는 잠겨 있어서 학생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작은 탐험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선생님을 따라갔습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책자를 세고 자료를 찾고 있는데, 제가 실수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펜을 발로 차버렸습니다.
앞의 책장 밑으로 들어간 것 같아서, 먼지를 신경 쓰며 몸을 숙여 들여다본 순간—숨이 턱 막혔습니다.
책장 아래 바닥에 빨간 펜으로 그려진 도리이가 있었고, 그 위에는 오래돼 보이는 한 학생증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름을 보아 남학생인 것 같았지만, 얼굴 사진은 범죄자 사진처럼 눈 부분이 칠해져 있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차버린 펜은 그대로 둔 채, 부탁받은 자료를 들고 선생님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을 나왔습니다.
방금 그린것마냥 잉크 냄새가 풍기는게 두려웠던거든요.
방과 후 친구와 교실에 남아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자료실에서 비품을 꺼내는 걸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자료실은 복도 끝에 있고, 창문엔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데다 평소에는 잠겨 있어서 학생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작은 탐험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선생님을 따라갔습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책자를 세고 자료를 찾고 있는데, 제가 실수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펜을 발로 차버렸습니다.
앞의 책장 밑으로 들어간 것 같아서, 먼지를 신경 쓰며 몸을 숙여 들여다본 순간—숨이 턱 막혔습니다.
책장 아래 바닥에 빨간 펜으로 그려진 도리이가 있었고, 그 위에는 오래돼 보이는 한 학생증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름을 보아 남학생인 것 같았지만, 얼굴 사진은 범죄자 사진처럼 눈 부분이 칠해져 있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차버린 펜은 그대로 둔 채, 부탁받은 자료를 들고 선생님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을 나왔습니다.
방금 그린것마냥 잉크 냄새가 풍기는게 두려웠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