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니와 함께 오래된 맨션에서 둘이서 살고 있었다.
“살고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언니가 거의 1년 전부터 실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맨션은 꽤 낡았고, 월세도 싸며, 감시 카메라도 많지 않았다.
그 탓에 경찰도 언니의 행적을 제대로 추적할 수 없었다.
이 맨션은 원래라면 반년 전쯤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이주가 지연된 데다 언니의 실종 사건도 겹쳐 해체가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생겨도 수리 같은 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겨우겨우 최소한의 점검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최근에는 배관 상태가 나빠져서 수돗물 맛이 너무 끔찍해졌고,
강력한 정수기를 달지 않으면 마실 수 없을 정도였다.
다른 몇 안 되는 주민들도 다 비슷한 생각이었고,
“이 맨션이 오래돼서 그렇겠지” 정도로만 여길 뿐,
별로 문제 삼지도 않는 분위기였다.
경찰은 가족인 나에게도 예외 없이 조사를 이어갔다.
자매 간에 다툼은 없었는지,
가정폭력 같은 일은 없었는지 등등.
물론 그런 일은 전혀 없었고,
나는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언니는 전에 만났던 전 남자친구(이하 “T”)에게
스토킹에 가까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T는 대형 설비 회사에 다니며 이곳저곳의 시설 점검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쉬는 날도 제멋대로인 데다
심야에도 호출을 받아 출동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나도 T를 만난 적이 있지만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고,
만약 두 사람이 결혼이라도 한다면 나는 환영할 마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T는 작년에 이 맨션에도 점검 때문에 온 적이 있다고 언니가 말했었다.
“그런 직업이니 어쩔 수 없는 거잖아” 하고 내가 아무리 달래도
언니는 T의 그런 생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T는, 그 사소한 이유 하나로 차였다는 사실에
부당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언니의 친구 중 한 명은
언니가 스토킹 피해를 입고 있는 걸 눈치채고 있었지만,
경찰은 그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전, 사건은 급변했다.
언니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T는, 작년에 점검했던 시설을
올해도 점검하라는 상사의 지시에 강하게 반발했고,
이상하게도 그 일을 계기로 퇴사했다.
그런 T의 태도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상사는,
원래보다 일정을 앞당겨
며칠 전에 그 설비를 점검하도록 조치했다.
그리고 그 결과—
언니는 물탱크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그 물탱크는,
바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맨션의 옥상에 설치된 탱크였다.
“살고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언니가 거의 1년 전부터 실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맨션은 꽤 낡았고, 월세도 싸며, 감시 카메라도 많지 않았다.
그 탓에 경찰도 언니의 행적을 제대로 추적할 수 없었다.
이 맨션은 원래라면 반년 전쯤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이주가 지연된 데다 언니의 실종 사건도 겹쳐 해체가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생겨도 수리 같은 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겨우겨우 최소한의 점검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최근에는 배관 상태가 나빠져서 수돗물 맛이 너무 끔찍해졌고,
강력한 정수기를 달지 않으면 마실 수 없을 정도였다.
다른 몇 안 되는 주민들도 다 비슷한 생각이었고,
“이 맨션이 오래돼서 그렇겠지” 정도로만 여길 뿐,
별로 문제 삼지도 않는 분위기였다.
경찰은 가족인 나에게도 예외 없이 조사를 이어갔다.
자매 간에 다툼은 없었는지,
가정폭력 같은 일은 없었는지 등등.
물론 그런 일은 전혀 없었고,
나는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언니는 전에 만났던 전 남자친구(이하 “T”)에게
스토킹에 가까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T는 대형 설비 회사에 다니며 이곳저곳의 시설 점검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쉬는 날도 제멋대로인 데다
심야에도 호출을 받아 출동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나도 T를 만난 적이 있지만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고,
만약 두 사람이 결혼이라도 한다면 나는 환영할 마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T는 작년에 이 맨션에도 점검 때문에 온 적이 있다고 언니가 말했었다.
“그런 직업이니 어쩔 수 없는 거잖아” 하고 내가 아무리 달래도
언니는 T의 그런 생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T는, 그 사소한 이유 하나로 차였다는 사실에
부당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언니의 친구 중 한 명은
언니가 스토킹 피해를 입고 있는 걸 눈치채고 있었지만,
경찰은 그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전, 사건은 급변했다.
언니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T는, 작년에 점검했던 시설을
올해도 점검하라는 상사의 지시에 강하게 반발했고,
이상하게도 그 일을 계기로 퇴사했다.
그런 T의 태도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상사는,
원래보다 일정을 앞당겨
며칠 전에 그 설비를 점검하도록 조치했다.
그리고 그 결과—
언니는 물탱크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그 물탱크는,
바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맨션의 옥상에 설치된 탱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