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시 전문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끝나면 저녁이었기 때문에 교대근무는 밤부터 폐점(내 가게는 밤 12시)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날도 비슷한 근무시간이었지만, 수업이 힘들어서 11시를 넘길 무렵에는 이미 녹초가 되었고, 특히 이 정도 시간이 되면 손님이 없어서 방심하곤 계산대에 엎드려 코를 골며 졸았다.
제대로 일하라고 생각하겠지만, 비디오 가게의 계산 업무는 단순노동인데다 손님이 오면 렌탈 or 반납 처리, 그 이외의 시간은 바깥 포스트나 가게 안의 박스에 반납된 상품을 오로지 바코드로 읽어내어 반납 처리를 하는거뿐이다.
그런 단순노동뿐이라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도, 거기 점장이 화나면 굉장히 무서웠으니 졸음과 어떻게든 싸우면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폐점 시간이 다가왔고, 가게 안에 손님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러 가던 또 다른 아르바이트 동료 A가 먼발치에서 나를 향해 두 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아무래도 남아있는 손님은 없는 것 같다. 폐점까지는 앞으로 5분. 이제 계산대를 닫고 매상을 집계하면 집에 돌아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몸에 힘이 빠져 나는 큰 하품을 하나 했다.
"죄송합니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라 하품 도중의 얼빠진 얼굴을 서둘러 감추곤 계산대로 향하자, 뭔가 몹시 초조한 모습인 초로의 남자가 한 사람, 계산대에 서 있었다.
아직 손님이 있잖아~라고 A에게 속으로 불평하며 대응해보니 아무래도 20개 정도 빌리고 있던 DVD의 반납 기한이 오늘까지였던지라 서둘러 반납하러 온 것 같았다.
우리의 경우, 반납 기한이 지나면 dvd 1개에 1박당 연체료가 300엔 정도인데 그것이 20개나 되면 심각한 금액이 된다.
초조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빨리 반납 처리를 시작하자, 남자는 남의 눈을 신경쓰지도 않고 허둥지둥 가게를 나가 버렸다.
원래라면 계산대에 반납하러 온 경우, 상품의 확인이 끝날 때까지 손님도 기다리게 되어 있다.
만약 상품에 누락이 있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말해주면 늦지 않게 반납할 수도 있고, 가게 입장에서도 전화의 수고를 덜어서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 남자를 불러세우지는 않았다.
원래 반환 누락 같은 것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만일 있다고 해도 벌써 자정 직전이다. 남자가 아무리 가까이 살고 있다고 해도 12시까지 반납하는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나는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남자로부터 건네받은 20개 정도의 DVD를, 케이스에 써있는 타이틀과 DVD에 써있는 타이틀이 일치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계산대에 통해서 반납 처리했다.
2,3장 정도 남았을 때, 나도 모르게 "진짜냐…"하고 소리가 나왔다.
분명히 내용물의 DVD가 다르다.
케이스에는 시리즈물인 임협영화의 제목이 적혀 있는데, 들어 있는 DVD는 가전 양판점에서 파는 것과 같은 흰색 바탕의 것으로, 그 표면에 '코코'라는 글자가 인쇄된 라벨이 붙어 있었다.
글씨는 손글씨가 아닌 인쇄된 것 같고, 새하얀 배경에 인쇄된 명조체의 글씨에 어딘지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이러기냐고 내심 화를 내기도 했지만, 이 시간은 전화 대응도 불가능하니, 손님 물건이 섞여들어왔단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대응은 다음 근무 사람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후 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A와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 아무 생각 없이 조금 전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A는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내일도 근무인데 기회가 있으면 시청대(상처가 난 DVD를 재생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DVD 덱. 계산대 안에 있다)에서 보겠다! 라고 다짐하고 있었다.
남의 물건인데 그만두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A가 그런 충고를 들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나도 조금 신경이 쓰인지라 나중에 A에게 어떤 거였냐고 물어보자고 가볍게 생각하고, 그날은 A와 헤어졌다.
그로부터 3일 후, 다시 근무라 아르바이트 장소에 가보니 항상 사무소에 있는 점장이 드물게 매장에 나와 있고 거기에다가 기분 나쁜 듯한 얼굴로 업무를 하고 있었다.
우와, 이건 누군가 저질렀구나...라고 생각해, 가능한 한 짜증의 화살이 향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인사만하고 계산대로 향하려고 하니,
"A는?"
하고 물어왔다.
그러고보니 A도 오늘 근무하러 올텐데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근무표를 보면 내가 들어가기 2시간 전부터 출근 예정으로 되어 있는데 이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스마트폰은 LINE도 전화도 연결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는 A의 집에는 유선전화도 없으니 어떻게 연락할 수도 없었다.
그 후도 점장은 투덜투덜 불평하다 사무실로 돌아갔고, 찌릿찌릿한 공기로부터 해방된 나와 또 다른 아르바이트 동료 B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B씨는 프리터이고, 나이는 나와 A의 3살 위. 나, A, B씨의 3명이서 근무에 들어가는 일도 많았고, 게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어서 사이는 꽤 좋았다.
어쩌면, 당연히 화제가 되는 것은 A. 처음에는 걱정정하는 우리였지만, 어느새 B씨가 "어차피 밤샘으로 게임하다 늦잠때린거겠지"라고 말하게 되었다.
뭐, 나도 같은 의견이었다. 결코 성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A의 일이므로, 훗날 불쑥 출근해서 점장에게 크게 혼나는 모습이 눈에 선명했다.
거기까지 이야기하던 중 문득 사흘 전의 일이 머리를 스쳤다.
'코코'라는 이름이 붙은 DVD.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기억나니 괜히 신경이 쓰였고, 동시에 무언가 차가운 것이 등줄기를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A는 그 내용물을 본 것일까?
그러고 보니, A가 그 DVD를 보려고 하고 있던 날은 B씨도 근무였다고 기억났다.
B씨에게 그 일을 물었더니,
"그거 말이야, 결국 못봤어"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했다.
나는 맥이 빠졌지만, 자신의 터무니없는 생각이 부정된 것에 안도했다.
설마 저주받은 물건같은 생각한 자신이 부끄럽다. 분명 그것은 홈 비디오인가 뭔가로, 연락을 받은 그 남자가 받으러 왔을 것이다. 코코라는 것은 애완동물이나 뭔가의 이름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낙관적인 망상을 하고 있던 나는, 다음의 B씨의 한마디에 의해 현실로 되돌아갔다.
"그거 A가 가지고 가버렸거든"
에, 어떻게 된 일입니까? 라고 무심코 물으면, 아무래도 이런 것 같다.
그날 전날 내 메모를 본 종업원이 그 남자에게 연락했더니 역시 빠져 있던 임협영화 DVD는 아직 집에 있었고 오늘 중으로 반납하러 오겠다고 했다.
덧붙여 개인 물건이라고 생각되는 DVD가 대신 섞여있었다고 말하자 남자는 갑자기 횡설수설하더니 그것은 필요 없다, 그쪽에서 처분해 달라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잠시후 약속대로 남자는 DVD를 가지고 왔지만, 반납이 끝나자마자 또 허둥지둥 도망치듯 가게를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A와 B씨가 출근해 그 이야기를 듣자, A는 "그럼 내가 가져가도 문제 없을까요?"라고 말을 꺼냈고,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B씨는 알아서 처리하라 했다고 한다.
나는 전말을 들으면서,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A는 집에 그 DVD를 가지고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용물도 확인했을 것이다.
그것이 오늘의 무단결근과 관계가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고, 오히려 B씨의 말대로 밤새 게임하다가 늦잠자고 있을 가능성이 저주보다 상당히 가능성이 있지만, 그 때의 난 아무래도 A와 그 DVD가 어떻게든 엮인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일을 B씨에게 이야기했더니, 성대하게 웃었다. 나는 꽤 진지했기 때문에, 제대로 상대해 주지 않는 B씨에게 조금 불쾌했지만, 반대로 웃어넘길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변함없이 A가 걱정되서 고민하면서도 그 날의 아르바이트를 끝냈다.
돌아오는 길에 점장에게 A의 주소를 물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아직 기분이 나쁜티가 나서 그다지 말을 걸고 싶지 않은데다가 이 시간에 방문하는 것도 민폐라고 생각해 LINE으로 A에게 "일어나면 연락해"라고만 보내두고 내일이 되어도 대답이 없으면 점장에게 상담해 A집을 찾아가자고 생각하면서 귀로에 올랐다.
집에 도착해 방으로 돌아오니 가족이 있는 집에 도착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피로가 몰려온다.
바로 잠들 기분도 아닌지라 조금 게임이라도 하기로 했다. 마침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게임을 하고 있으면 머지않아 A로부터 "푹 자고 있었다"라는 LINE이 와서 나의 기우를 날려주지 않을까 하면서.
나는 게임의 패키지가 진열된 선반에 손을 뻗고, 거기서 하나의 패키지를 빼낸다.침대 앞에 앉아, 벌써 몇 년이나 현역의 PS4를 기동해 모니터의 전원을 켰다.익숙한 부팅 화면을 보며 패키지를 열고 디스크에 눈을 떨어뜨렸을 때 숨이 멎었다.
'커커'
흰 바탕에 검은색 명조체, 너무 심플해서 잊을 수가 없는 그 DVD.
왜 여기에? 왜? A의 장난?
모든 가능성을 뇌 속에서 모색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만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패키지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안의 DVD가 튀어나온다.
마치 보라는 듯이, 그게 내 눈앞에 내팽개쳐졌다.
텅, 하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나는 천천히 그 DVD에 손을 뻗었다.
아까까지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오히려 분노에 가까운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A를 어떻게 했어, 원래 들어 있던 게임의 디스크는 어떻게 된거야, 정체가 대체 뭐야, 하는 감정이 소용돌이쳐서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 DVD를 플레이어에 세트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이때부터 이미 무언가에 유도되고 있었는지도 몰라.
잠시후 DVD가 재생된다.
몇 초 정도의 어둠. 아무래도 땅을 추고 있었던 건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카메라가 정면으로 향한다.
화질은 거칠고 열화된 VHS와 같이 노이즈가 심했지만 간신히 무엇이 비치고 있는지 정돈 확인이 가능했다.
그곳은 숲이나 산속 같았다. 시각은 저녁인지 이른 아침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두컴컴하다.
화면의 중앙 부분은 나무가 나지 않은 공터와 같은 장소가 비춰지고 있으며, 그 주변을 에워싸듯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한동안 그 영상이 이어지더니 카메라 바로 앞에서 삽을 든 남자가 나타났다.
부랑자처럼 생긴 그 남자는 카메라를 신경쓰지도 않고 공터 중앙에 삽을 들이밀어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지름으로 따지면 1m 정도일까, 남자는 오로지 삽을 움직이고, 흙을 떠서 버리길 반복, 순식간에 깊이 1m 정도의 구멍을 판 것 같았다.
그러자 남자는 갑자기 삽을 내팽개치고 구덩이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뭔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화질이 나빠서 불확실하다. 조금이라도 보기 쉽도록 방안의 불을 끄고 모니터에 눈을 갖다 대고서야 비로소 남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했다.
맨손으로 구멍을 파고 있다.
이따금 보이는 남자의 얼굴은 더 이상 제정신이 아닌 듯 초점이 맞지 않는 눈을 크게 뜨면서 쥐가 날 정도로 입을 벌리고 웃고 있었다.
맨손으로 땅을 파서 구멍 밖으로 내던지는, 그 동작을 끝없이 계속하는 남자의 손은, 이제 영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피칠갑이었다.
그럼에도 일심불란으로 흙을 계속 긁어내는 모습에 어떤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흙과 피로 뒤덮였던 남자의 손에 뭔가 실 같은 것이 얽혀 있다.
희미한 불빛에 비춰지고 때때로 하얗게 반사되어 보이는 그것이 긴 머리카락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꼴을 얼마나 보고 있었을까, 어느새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것은 이따금 밖으로 내던져지는 흙과 머리카락이 섞인 물체뿐이었다.
남자는 여전히 일심불란에 구멍을 파고 있다.
득득으드득으드득 손톱이 흙을 깎는 소리가 자못 크게 들린다.
그러다 흙조차 내던져지지 않게 되었다.
득득거리는 소리는 아직도 들리고 있다. 아까보다 시끄럽다.
구멍에서 뭐가 나온다. 아까 그 남자였을까. 아니, 아니다. 텅 빈 어둠 속에서 들여다본 그것은 하얗고 가느다란 여자의 손.
구멍의 가장자리에 손이. 또 하나의 손이 어둠 속에서 뻗어 나와 반대의 가장자리에 손이.
득득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그리고 두 손 사이로 천천히 새까만 물체가 떠오른다.
흙 속의 습기인지 남자의 피인지 뭔지 모를 것으로 젖은 검은 머리카락이 달빛에 비쳐 번들번들 빛난다.
그러다 하얀 피부가 보였다. 이마일까. 이러다가 눈이 마주친다. 그건 그렇고 뭐지 이 소리는. 너무 시끄럽다. 눈이 마주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는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득득 소리가 시끄럽다. 곧 눈이 마주친다. 시끄럽다. 아, 눈이
"뭐하는거야!!"
갑자기 엄청난 기세로 어깨가 흔들려 단번에 현실로 되돌아왔다.
보면 엄마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몹시 겁먹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정면으로 돌아보니,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방에 깔았둔 카펫이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있고, 그 아래 방바닥은 긁힌 자국이 잔뜩 나 있다.
뿐만 아니라 카펫도 바닥도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도대체 왜?라고 생각을 돌리려는 순간 극심한 통증이 두 손을 덮쳤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을 봤다 기절할 뻔 했다.
손가락 끝 모두에서 많은 양의 피가 흐르고 손톱 몇 개는 떨어져 나갔으며 간신히 남은 손톱 사이에도 카펫의 털과 마룻바닥의 갈기가 채워져 있었다.
그렇구나, 그 득득거리는 소리는 내 자신이 내고 있던 것인가.
엄마가 구급차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모니터에 비춰진 "신호가 없습니다"라는 문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후 엄마에게 들은 말로는 그때 이미 늦은 밤이었는데도 내 방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들려 주의하라고 올라왔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닥을 긁는 내가 있었다고 한다. 눈의 초점도 풀려있는게,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어머니가 때리거나 흔들거나 해서 어떻게든 제정신을 차리게 해 준 것 같다.
나는 그후 치료라든지 카운셀링이라든지 해서 꽤 힘들었지만, 지금은 손톱도 나고 평범하게 생활하고있다.
그리고 그 DVD, 병원에서 돌아와서 확인했는데 또 있었다.
난 분명히 꿈같은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청 놀랐다.
당연히 버렸지만 안 된다. 그냥 버려도 안되고, 깨부수고 버려도 왠지 또 나와. 게임의 패키지안에서 나오거나 영상 DVD와 바꾸어있다.
그래서 초로의 남자를 흉내내 그냥 다른 비디오 대여점 반납함에 넣어뒀다. 그랬더니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게 됐다. 아무래도 버리는게 안되는거 같다. 누군가에게 줘야만하는 거다.
A의 시체는 그로부터 조금 후에 발견됬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거리의 2역 정도 옆에 있는 산에서, 구멍에 묻혀서 죽어 있던 것을 발견한 것 같다.
손톱사이에 빽빽하게 흙이 차있고 손이 피범벅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생매장인가하고 조금 화제가 되었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기 때문에 잊혀져 버렸다.
난 A가 분명 그 DVD를 끝까지 보고 말았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본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되었지만, 만약 어머니가 말리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A와 같은 신세가 됬을 것이다.
그래선가, 요즘 생각해. 적어도 나만이라도 A에게 일어난 일을 잊지 않도록, 공양도 할겸 그 산에 가볼까하고.
A가 좋아했던 콜라나 컵라면을 가지고, 그리고 건방지게 동영상에 나오는 거 좋아했으니까 카메라도 가지고 가자. 쾌활하게 피스하는 A의 심령사진이 찍히면 좋겠네.
그리고 음.. 삽도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