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슈퍼에서 쇼핑을 끝낸 나는 돌아가려고 출입구로 향하자 오른손에 "어머니 초상화 코너"라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래로는 2살, 위로는 6살 아이들이 도화지 가득 자유로운 발상으로 그린 흐뭇한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엄마 너무 좋아)
(엄마 고마워)
그런 메시지가 곁들여진 그림을 보면서 나도 유치원 때 이런 그림을 그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6살짜리 여자애가 그린 것으로 특별히 다른 그림보다 잘 그린 것은 아니었다.
얼굴 주위에 튤립이 많이 피어있는 그 그림에 내가 못박힌 것은 그 빛깔 때문이었다.
얼굴색이 빨강과 검정 크레파스의 얼룩무늬로 도배되어 있었다.
상당히 참신한 표현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얼굴 밑에 곁들여져 있는 크레용의 어린 글씨로 쓰여진 메시지를 보고, 더욱 당황했다.
"엄마는 졸 아들으셨습니다(ママは ねっとう を かけられました)"
잠시 그 자리에서 아연실색한 후, 나는 가게를 떠났다.
훗날 다시 그 슈퍼에 갈 기회가 있었고, 그 전시 코너도 아직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그 그림을 보려고 발길을 돌렸지만, 다른 아이가 그린 평범한 그림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그 이상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지금도 인상에 남아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투고했습니다.
(IP보기클릭)110.15.***.***
얼굴 주변의 튤립은 불꽃이었군요
(IP보기클릭)110.15.***.***
얼굴 주변의 튤립은 불꽃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