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검도부에 소속되어 있어 동아리 활동이 끝나도 자주 연습하러 근처 강변으로 달리기를 하고 다리 밑 근처에서 나태를 하는 등 필사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몰두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분명히 밤 8시가 지났을 무렵 평소처럼 강변에서 사색하고 있을 때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왠지 달이 두 개 떠 있었습니다. 한쪽 달은 항상 보는 듯한 크기의 초승달이었고 다른 한쪽은 마구 큰 보름달 같은 무언가였습니다.
처음에는 근처 가게의 전광판인가 뭔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간판치고는 비정상적으로 크고 거리도 가깝게 느껴지고, 색도 형광등의 불빛이 아닌 황금빛의 찬란한 불빛이 달빛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머리 위의 광경에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왜 달이 2개야!? 하난 큰 운석인가!? 지구 멸망!?나더 죽나!?' 등 바보같은 생각밖에 하지 못하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끼져 주위를 둘러보니 7,80대의 남성이 땅에 정좌하여 합장하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나타난 노인에게 잠시 겁이 났지만 어떻게든 함께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에 "지짱, 빨리 도망쳐야지!"라고 노인에게 외쳐도 무시, 몇 번을 외치든 듣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그저 머리 위의 달을 향해 합장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노인외에도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아이들과 젊은 여성들, 개중에는 오토바이용 헬멧을 쓴 사람과 잠옷 차림의 사람들까지도 모여 모두 하나같이 달을 향해 합장이나 기독교식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게 마치 '이 세상의 끝'을 체현한 광경이었습니다.
그런 이상한 광경을 앞에 두고도 "기도하지 말고 도망가자!!"라고 지껄여도 전원 무시, 혼란스러운 머리를 안고 머리 위로 시선을 돌리면 조금 전보다 달이 다가왔고 그 표면(달 표면?)이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까지 다가오고 있는 것을 깨닫고 숨을 들이켰습니다.
그 순간 죽음을 각오하고, 죽는다고 생각한 순간 갈등이나 후회, 만나고 싶은 사람의 일 등이 머리 속을 단숨에 내달렸지만 이상하게 냉정해져 자신도 다가오는 달을 향해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습니다.
불과 몇 초도 안 되는 시간, 눈을 감았을 뿐인데도 다음에 눈을 뜨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사라졌고, 그리고 내 머리 위에는 태양이 떠올라 있고 평소와 다름없는 강변의 풍경에 서 있었습니다.
땅에 떨어진 죽도를 주우면서 아까까지의 일을 생각하는 것도 ;아까 그건 꿈? 환각이었어?'라고 가볍게 패닉에 빠져 서둘러 귀가해 집에 도착하자 시계는 11시가 넘었고 귀신의 형상을 한 할머니에게 "밤새 어디 있었어!! 학교를 땡땡이 쳐!!"라고 혼나며 우산으로 맞았습니다.
격노하는 할머니에게 어젯밤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도 믿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하지마!!"라고 한 대 더 얻어맞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학교에 가기로.돌아오는 길에 강변 주변의 건물을 둘러보았습니다만, 황금색의 빛을 발하는 간판의 종류는 없고, 이웃에게 탐문을 해도 '그런 거 본 적도 없다'라고 일축되어 버렸습니다.
이 사건으로부터 몇년 후에 금성의 접근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역시 크기나 거리감 등이 전에 본 그것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결국 내가 본 광경이나 모인 사람들이 무엇이었는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날 본 또 다른 달이 섬뜩하면서도 너무 예뻤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만약 이뤄진다면 다시 한 번 그 달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음에 그 달을 봐 버리면 '이제 돌아올 수 없다, 무사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아직도 뇌리를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