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족인 아버진 이사 갈 아파트를 선택할 때 반드시 모니터가 달린 집을 고릅니다.
요즘 세상에 어떤 사람이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아버지가 아이치현으로 이사한 그때도 모니터가 있는 집을 선택했습니다.
조금 낡았지만 리모델링이 되어있고 실내는 깔끔하고 가격에 비해 넓다.
몇 번인가 저 자신도 가 본 적이 있습니다만, 주방도 충분한 넓이로, 햇빛도 좋다.
한 가지 빼고는 대만족이었던것 같습니다.
그 '한 가지'라는 것이 이번에 소개해드릴 이야기입니다.
실내 모니터 이야기로 돌아가지만, 그 집의 실내 모니터는 보는 기능말고 녹화 기능도 있었습니다.
이 녹화 기능이 꽤 편리해서 부재중인 방문객도 알 수 있고, 다행히 경험은 없지만 빈집털이가 왓을때를 대비해 증거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최신식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폰을 눌렀을때 정지화면이 남는 정도지만요
그곳에 살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는 이 녹화본을 자주 확인하고 아침에 외출하기 전에 인터폰이 울리지 않아도 모니터 화면을 켜고 집 밖을 확인한 후 외출을 하곤 했습니다.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라 조금 주의가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휴일,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는 밤에 술이 땡기셔서 근처 마트라도 가려고 간단하게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평소에는 밤에 외출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아침 점심에만 모니터를 들여다봤는데 집을 나서기 직전에 모니터를 보기로 했습니다.
똑딱하고 모니터를 켜니,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 나왔습니다.
사람의 뒷모습입니다.
머리는 길쭉하고 아마도 여자, 노란 옷을 입고 있었어요.
모니터로 본지라 확실히 알 순 없었는데 노란옷의 곳곳이 적갈색으로 얼룩져있어 청결해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우리집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일까...
밖을 들여다 보았을 때 사람을 보는 일은 있었지만 인터폰에 등을 돌리고 서 있는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술 사러 못 가겠네…'하곤, 이번에는 현관의 들여다보는 창문으로 밖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언제나 문밖의 광경이었습니다.
어? 없어졌어?
짧은 시간에 가능한가하고 이상하게는 생각했지만, 뭐, 좋은게 좋은 겁니다
아버지는 지갑과 열쇠만 가지고 천천히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슈퍼에 갔습니다.
잠깐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다른 주민과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방으로 돌아와서, 저녁 반주라도 할까 하는 참이었는데, 어쩐지 다시 한 번 모니터로 집 밖을 살펴 보게 됬습니다.
모니터 버튼을 눌렀다 바로 후회했다고 하더라고요 .
노란 옷의 여자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분명 집에 돌아올 때까지 다른 주민을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열쇠를 잠그고 손을 씻고 방으로 돌아와 모니터를 확인하기까지의 시간은 대략 1분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딘가에 숨어있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것 역시 무섭습니다.
저라면 그런 일은 하지 않겠지만 아버지는 경찰에 전화할 준비만 하면서 한마디 해주려고 모니터의 음성버튼을 ON했습니다.
먼저 모니터를 ON으로 하고, 이 음성 버튼을 ON으로 하면 바깥과 안쪽이 서로 소리가 들리게 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말을 걸려고 음성버튼을 ON 시키자마자 들려온 것은, 수수께끼의 굉음이었다고 합니다.
헉 하고 폭풍이 부는 듯한 소리, 딸랑딸랑 무언가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 어쨌든 예사롭지 않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모니터에 비치는 여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등을 돌린 채로 있습니다.
여자의 모습은 변함이 없지만 바깥의 광경이 비정상적으로 붉었다고 합니다.
놀란 아버지는 모니터를 껐습니다.
이 소리가 뭐야?이 색깔은 불이야? 그럴리가 없어, 방금까지 밖에 있었을때 그런 일 없었어.
게다가 모니터를 끄면 그런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무엇을, 비추고 있는거야...?
역시 공포를 느꼈지만 다시 모니터는 ON으로 했어요.
다음에 보인 것은 캄캄한 밖에 여자가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섭지만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 아버지는 문을 열어버렸습니다.
이상하게 키가 큰 여자가, 눈을 부릅뜨고 서 있었습니다.
노란 코트에 검붉은 얼룩이 묻어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아버지에게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만.
"빨리 열어!!!!!!!!"
그 후 쾅쾅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나며 눈앞이 어두워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집 안, 현관에 아버지는 앉아 계셨다고 합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문을 보니 열쇠는 잠겨 있었고, 자신의 몸에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고 바로 자려고 생각한 아버지지만, 그날은 좀처럼 취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신 아버지는 드물게 조금 떨고 있었습니다.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가 들었습니다.
등골이 얼어붙는다고 말해도 좋을 한기가, 아버지가 말을 마친 직후에 엄습했습니다.
실은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그 집에 묵으러 와 있었어요.
둘이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한기가 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아니겠지요
저도 모르게, 아직 아무것도 비추지 않은 모니터를 보게 됩니다.
아버지 쪽을 보니 아버지도 모니터를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버지도 밖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 날, 저는 아버지 집을 나왔습니다.
그 무렵에는 공포는 누그러져 있었습니다.
저를 떠나보낸후 문득 생각나서 모니터의 녹화이력을 보았답니다.
배달원이나 권유하는 분 등, 뭐 대략 수상한 것은 찍히지 않았습니다만, 딱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녹화 기능의 정지화면은 날짜를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만, 한 장만 날짜가
—-/–/–
라고 된 노이즈 같은 녹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거 전부터 있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고 있던 아버지는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 아니다, 노이즈가 아니야.'
노이즈처럼 보이는 것은 초접근해서 비춰진 인간의 머리카락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