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시간은 심야 2시, 자다 깬지라 짜증났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매우 기분 나빴다.
벽을 가볍게 노려본 뒤 나는 다시 한번 머리까지 이불을 푹 덮고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귀를 막았다.
밤에 들린 울음소리의 원인은 옆집으로 이사온 아기였다.
한 달 정도 전에 옆으로 이사해온 젊은 부부가 있는데, 그 아기가 밤에 울어대는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쭉 수면부족과 싸웠지만 결국 인내의 한계를 맞이했다.
우리 아파트는 벽이 특별히 얇은 것이 아니지만, 방음 설비 등은 없는지라, 보통 아파트만큼 방음 방어력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우는게 상당한 수면 방해라, 수면 시간이 줄어들었다.
익숙해지면 괜찮을거라고 처음엔 그리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웃 방의 아기는 정말 못참을 정도로 울어 댔다.
몇 시간 동안 우는 일도 있어, 하룻밤 동안 몇시간씩 울음 소릴 참아야 하는 지옥과 같은 시간이 계속되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사람들이 걱정할 다크서클까지 생겨버렸다.
평소 남 걱정안하던 동료들조차 말을 걸어올 정도로 얼굴에 주름이 심하게 잡혀있었다.
옆집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부부인지라, 몇 번 직접 주의를 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날엔 항상 부부가 집을 비우거나 바쁘게 나가버려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밤에 우는 소리가 너무 고통스러워 밤에 나까지 울고 싶었던 적도 있다.
너무 심해서 아파트 관리인에게까지 연락을 했다.
그러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상황은 해결되지 않아,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그래서 이 날 잠이 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2시에 밤에 우는 소리에 깨어난 김에 퉁명스럽게 직접 간 것이다.
한동안 이불을 덮고 참았지만 이제 인내의 한계였다.
그래서 나는 얼른 겉옷만 걸치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옆집 문을 두드렸다.
조금 더 세게 계속 두드렸다.
한참을 추위 속에서 기다리니 현관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날씬하고 마른 여자가 나왔다.
낮에 봤을 때는 화장을 예쁘게 하고 있어서 굉장히 젊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니 깡마르고 피곤에 지친 얼굴이다.
그 여성이 "뭐예요?" 하고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요, 밤에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라고 했다.
벌써 1개월이나 참고 있었기 때문에, 상냥하게 말하는 배려는 할 수 없다.
그때까지 몇번이나 불만을 말했으니, 관리자를 통해서 여러가지 주의를 받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씩씩거리며 "뭐예요?"라고 묻는 무신경함에 화가 났다.
내가 일방적으로 밤에 우는 소리를 지적하며 버럭 하자, 부인이 "죄송합니다"라고 미안한 듯이 말했다.
자다 깨서 기분이 나빴던 지라 꽤나 폭언을 해 버린 것 같다.
마지막까지 전부 불평을 내뱉었을 때는, 상대는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젊은 사람을 너무 괴롭혔다고 스스로도 반성하고, '뭐, 앞으로 조심하세요.'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왠지 나보다 심한 안색인데다, 노멘인 양 표정이 없었다
이웃이 문을 닫자 일단 할 말은 해서 속이 후련했지만 집에 들어가려다 흠칫 놀랐다.
아기 울음 같은 소리가 나더니 옆집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기 우는 소리도 점점 약해져 갔고, 나는 이에 왠지 모르게 이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옆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왜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 뒤 조금전의 부인이 나왔다
힉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나갔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냐하면 열린 방 안은 피투성이였고, 나온 부인이 부엌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해당할거라고 생각하고 도망치려고 하자, 부인이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당신이 나를 몰아붙였기 때문이야"하고 엉엉 울면서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자기 목을 베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눈앞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너무나 큰 충격과, 전개를 뇌가 따라가지 못해, 그때 의식이 날아갔다.
그리고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나는 왠지 내 방의 침대 이불 속에 웅크린 채로 눈을 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옆방으로 갔다.
현관문을 아침부터 쾅쾅 두드리며 딩동댕동 울리자 안에서 나온 것은 예쁘게 화장한 젊은 여성이다.
마치 어제와 전혀 다른 사람 같다.
나는 어쨌든 '아기는?'이라고 물었다.
새빨갛게 물든 방을 보고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아기의 안부였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아기라니???"라고 상당히 미심쩍은 얼굴로 되물니다.
그 후, 당황한 난 놀라운 것을 들었다.
옆방으로 이사온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최근에 갓 신혼한 부부로 아직 아이를 낳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관리자가 밤에 우는 이야기를 했을 때도, 전혀 짐작이 안가서, 내가 어딘가 다른 방과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어제 일은 꿈이었구나 하고 나는 안심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할수록, 그 리얼리티와 세부까지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어 도저히 꿈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그동안 들렸던 아기가 밤에 우는 소리까지 전부 꿈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파트 관리자와 상담을 했다.
그리고 거기서, 예상치 못한 정보를 얻었다.
실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지만 이 아파트에서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자살이 있었던 방은 지금은 다른사람에게 빌려주지 않는것 같지만, 내 이야기와 그때 이야기가 너무 흡사해서 관리자분들은 겁이 난거같다.
그 때 자살의 원인도 아기가 밤에 우는 소리로 인한 이웃간 트러블로, 바로 내게 일어난 일과 일치했다.
처음에는 아기까지 길동무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어머니는 그대로 죽었다고 들었다.
소름끼쳐서 관리자와 상담을 했고, 그냥 다른 아파트를 소개받고 이사를 가게 되었다.
집을 떠나는 날, 내 방을 나오며 움찔했다.
왜냐하면 옆방이 조금만 열려있고, 틈 사이로 아기 울음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언젠가의 새빨간 방이 생각나서 나는 벌벌 떨었다.
그리고 그날밤의 울음은 역시 꿈이 아니었다고 확신했다.
곧 그곳을 떠났는데, 그 방은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었을까?
난 그 아파트는 꽤 귀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본 홀쭉한 부인은 분명 자살한 그 사람일거다.
그리고 그날의 난 부인을 몰아붙인 이웃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