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웃은 20대 초반의 젊은 엄마와 껴안고 있는 모습에서 생후 몇 개월 된 아기의 부모와 자식이다.
우연히 이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지만, 짐은 경적 1대분 정도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가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자못 '사연있는' 분위기의 부모와 자식이었다
그리고는, 내가 외출하거나 돌아올 때마다, 그 어머니와 얼굴을 마주치게 되었다.
그럴 때는,엄마는 으레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달래고 있었다.
하나 궁금한 것은, 내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도 돌아오는 대답의 목소리는 작고, 표정이 어두웠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거라고 할까, 방에 있으면 아기의 울음소리가 내 방까지 들리는 일이 있었다
어느덧 매일같이 아기의 울음소리와 가끔 들리는 엄마의 호통이 점차 당연해졌다.
나는 아파트 모퉁이방으로, 그때까지 그 옆방은 빈방이어서 조용했었다.
그러나 아이있는 집이 온 이상 소음은 당연했고, 더 이상 안정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이웃이니까 사이좋게 지내려고는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났을 때는 인사와 뭔가 한마디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날씨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기는 몇 개월입니까, 근처에 아기 옷 체인점이 있네요, 라고 말을 걸면 엄마의 기분도 조금은 좋아질 것이라는 속셈이었다.
엄마는 점점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지만, 그 목소리는 작고, 표정이 어두운 것도 여전했다.
그 후로 점점 아기의 울음소리는 작아졌고, 엄마의 호통도 적어지고 있었다.
부모 자식이 이사 온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아기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토록 아기 소리가 들렸는데, 최근 1주일 정도는 아기의 울음소리도, 엄마의 호통소리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어 있었다.
나는 아기를 잘 모르지만, 아기라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울음소리가 컸지만,익숙해지니 차츰차츰 진정되는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아파트에 돌아오자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현관 앞에서 유모차를 흔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기가 귀엽네요~"
라고 말하며 나는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려 하자, 엄마는 그것을 가로막고
"미안해요, 이제 막 잠이 들어서…"
라고 했더니, 방안에서 휴대폰 호출음이 들렸다.
어머니는 수중에 휴대폰이 없는 것을 알고 아기를 유모차에 남겨둔 채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이대로 아기를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에, 엄마를 대신해 유모차를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이 아기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작은 담요를 둘러보니 거기에 있는 것은 롤 형태로 둥글게 말린 목욕 타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