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올해 두 번째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요즘 밤에 울기 시작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달래고 있다는데 그럴 때 가끔 이상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울고 있는 아기를 안고 쿵쿵거리며 방안을 걷는다.
문득 아기를 보면 순간 그 눈과 입이 시커먼 구멍처럼 보일 때가 있다.
깜짝 놀라 눈을 깜빡이니 원래대로 돌아가 있다.
수면 부족으로 이상해진 것인지, 자각이 없지만 산후 우울증같은 것에 걸렸는지.
남편과 상의하니 걱정해주며 가급적 푹 쉬거나 잘 수 있도록 육아휴직까지 내줬다. 육아는 매우 편해졌다.
그런데도 아기 얼굴이 움푹 패여 보이는 빈도는 변하지 않는다.
엉엉 우는 아기의 두 눈과 입이 이상하게 큰 구멍처럼 보인다.
움푹 패인 얼굴로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요즘은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문득 아기를 봤을 때 구멍으로 보일 때가 있다.
무섭고 무서워서 내 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졌어.
나는 걱정되서 병원에서 진찰을 받으라고 권했다. 또 그녀의 남편과도 아는 사이여서 "그녀한테 얘기 들었는데 괜찮겠어?"라고 연락해봤다.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상태를 봐서 병원에 갈까 생각 중이에요. 나도 피곤한가 봐요. 내 아내의 얼굴이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보이니 이상하네요."
"어...? "어...? ◯◯군은 아내의 얼굴이 구멍 뚫린 것처럼 보인다고?"
"그 녀석한테 들은 거지? 요즘은 내 영향을 받았는지 △△(친구의 첫째 아이, 3살짜리 여자아이)도 엄마 얼굴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말해서 걱정이야. 이상한 얘기해서 미안해."
겁에 질린 나는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았다.
정말 얼굴에 구멍이 뚫린 게 아기일까, 아니면 친구일까?
그리고 그것은 정말 "잘못 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