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죽은 연유라는게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이쪽에서 투고하겠습니다.
친구와는 대학부터 10년 정도 교제해왔다. 너무 마음이 잘 맞는아 친구중 1등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친한 사이였다. 친구도 나도 현지 대학에 다니고 있었지만, 취직할 때에 나는 도내로 이사했고, 친구는 현지의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는 헤어져 버렸다.하지만 그래도 휴가가 있으면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친구들과 만날 기회도 적지 않았다.
벌써 그 일도 5년쯤 전일까. 여느 때와 같이 연말에 귀성한 나는 친구와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최근의 일 이야기, 연애 이야기, 세상 이야기…무서운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히죽이며,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여주었다.
"이 사진 좀 봐.이거 오른쪽에 있는 거 나인데, 이 왼쪽에 있는 여자애 누구였는지 전혀 모르겠어."
그 화상은, 앨범에 붙여져 있는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이었다. 우리 고장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인 큰 폭포를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조각을 하고 있는 어린 친구. 웃는 얼굴이다. 그리고 그 오른손에는 친구 또래의 여자아이.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있지만 여자아이는 왠지 폭포 쪽을 향하고 있고 이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어 얼굴을 전혀 알 수 없다.
물어보니 연말이라고 대청소를 하다가 옛날 앨범을 발견했고, 왠지 모르게 바라보다가 이 사진을 발견했다고 한다. 여성 경험이 전혀 없는 친구는 이 사진을 보고 자신에게도 여자친구가 있었던 과거가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이 여자아이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여러 사람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며 단서를 찾고 있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짐작가는게 없던지라 나는 모른다고 대답하고 그 이야기는 끝났다.
그 다음 귀성한 것은 반년도 안 되 황금연휴가 됬을때였는데 그때 사진 얘긴 나오지 않았다. 내심 친구와 여자아이의 재회를 기대했음에도 앞으로 그 사진의 이야기는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여름 더운 날이었던 것 같은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야, 지금 시간 있어?"
약간 흥분한 친구의 목소리. 웬일이냐고 물으니
"기억하나? 연말에 했던 사진 얘기."
나는 마침내 친구와 여자아이에게 진전이 있었는지 가슴을 뛰며 응하고 대답했다.
"그 여자애, 뭔가 움직여."
뭐? 하고 무심코 목소리를 내는 나.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친구는 변함없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한다.
"아니, 저 사진 발견하고 가끔 앨범을 봤는데, 여자애 얼굴이 움직였어. 이쪽으로 향하고 있어."
"기분 탓 아니야?"라고 말해도 친구는 절대 아니라고 단언했고, 이래서는 결말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그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친구에게 부탁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컬트를 아주 좋아하는 친구이다. 이런 이야기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지레짐작을 심한게 한거라고 생각했다.
바로 사진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전에 본 사진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디가 다른지 몰랐다. 그래서 친구에게도 그렇게 답장했다. 역시 기분탓이 아니냐고. 친구의 답장은 없었다.
그 핸 일이 바빠 연말 연례라고 할 수 있는 귀성은 무리였다. 그 전화가 있고 나서 다음에 귀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연말. 물론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갔다. 만나고나니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전에 친구를 만났을 때보다 말투도 나쁘고 조금 청결감이 부족했다고 할까, 적어도 예전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친구는 만나서 다시 흥분하는 기색으로 입을 열고선,
"사진, 역시 여자아이는 무조건 움직여. 봐줘, 가져왔으니까."
그러면서 가방에서 사진을 꺼낸 그것을 나에게 보여줬다.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지 하고 생각했던 나도 실물을 보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움직이고 있다. 이쪽으로 건너오려는 여자아이가 사진 속에 있다.
하지만 아직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얘, 이대로 계속 움직이면 얼굴 보이겠지? 그러면 힌트가 될거야."
그러며 흥분한 친구를 보자 나는 '불길하다'는 감정을 못느끼는건가 하고 생각했다. 그날은 계속 미친 듯이 그 말만 계속해서 나는 그저 지긋지긋했다.이렇게 귀성길이 즐겁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친구는 만날 때마다, 또 전화로도 사진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전화뿐이라면 좋겠지만, 친구와 만날 때면 나는 내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심해졌기 때문이다. 머리도, 복장도, 얼굴도, 모든 것이 흐트러져 있어서, 함께 있는 것이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 갔다.
그러나 사진에 관해서 말하자면, 여자아이는 서서히나마 그 얼굴이 이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내가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사진 속 여자애는 옆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작년에 화상으로 받았다. 한마디와 함께
'조금만 더'
다음에 만났을 때는 얼굴이 또렷하게 보일 거라고 조금 기대하는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친구와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됬다.
지난달 어느 날 새벽 1시쯤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이런 시간에 전화를 걸어오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는 놀라서 바로 전화를 받았다.
"...도와줘..."
잔뜩 겁먹은 목소리였다. 걱정이 되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벌써, 저, 사진의, 여자아이, 이쪽, 마주보고, 뭐야, 눈이 마주칠 것 같아, 아까 봤는데 뭔가 굉장히 무서워..."
뚝뚝 끊기는 소리. 예삿일이 아니다. 당장이라도 친구 곁에 가고 싶을 정도였지만 지금 그럴 수는 없다.
일단 밝은 이야기를 해서 친구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했다. 친구도 처음에는 겁에 질려 있었지만, 그것도 점점 진정되어 ;이럴 때는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라고 일단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 같다.
"미안해, 이런 시간에. 네 덕분에 좀 편해졌어."
취한거같다. 재잘거리는 목소리로 친구는 이렇게 말한 후에,
"잘 자, 고마워."
라고. 그 고마움은, 보통의 감사의 말이 아니라, 지금 생각하면 꽤 무거운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몇 번을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점심 무렵이 되어 친구 집의 유선 전화에서 착신이 왔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친구의 어머니였다.
친구가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친구는 친정에 살았는데, 그의 어머니가 아침에 죽은 것을 발견했다. 지금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경야와 장례식에 올 수 있을 것 같으면 오라고 요점만 말하고 친구의 어머니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왜 어젯밤에 그 전화를 끊어버렸을까? 계속, 계속 말했더라면 친구는 죽지 않고 끝났을지도 모른다.
훗날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 나는 장례식이 일단락된 타이밍에 친구의 어머니와 이야기했다.
"○○(친구 이름) 있잖아, 경찰은 사고사라고 했는데 난 그런 생각이 안 들어"
친구의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계속 말했다.
"왠지, 그 애가 요즘 이상했어.이렇게 뭔가 홀린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되나? 자기 뜻대로 죽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나는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사진 얘기를 할까 망설였지만 이런 자리에서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만두었다.
그리고 물었다.
"○○는 어떤 상황에서 돌아갔나요?"
들어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익사, 목욕탕에서 말이야. 옷도 입은 채였어."
나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도 친구의 어머니는 계속했다.
"목욕탕에 종이가 떠 있었어. 사진 같은 종이인데 구겨져서 뭐가 찍혔는지 모르겠구나."
친구를 목욕탕에 데려간 것은 저 사진 속 소녀, 아니 소녀가 아니라 저승사자라고 지금도 나는 확신하고 있다.
(IP보기클릭)58.145.***.***
진짜 가까운 친구가 죽으면 엄청 슬플거 같다..
(IP보기클릭)27.117.***.***
예전에 장례식장에서 망자의 친구가 우는 거 한번 들어봤는데 진짜 너무 슬프더군요
(IP보기클릭)58.145.***.***
진짜 가까운 친구가 죽으면 엄청 슬플거 같다..
(IP보기클릭)27.117.***.***
루리웹-8967389773
예전에 장례식장에서 망자의 친구가 우는 거 한번 들어봤는데 진짜 너무 슬프더군요 | 24.02.20 17: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