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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휴일의 일.
사람이 거의 없는 외로운 상가를 걷던 중 삼각 지붕이 달린 2층 목조건물인 낡은 가게를 봤다. 그 닫힌 셔터에, "1개월 1만엔에 대여"라고 하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
─ 이거 싸다!
적힌 연락처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그러자 남성이 받고선,
「제대로 집세를 지불해 주실 수 있으면, 언제라도 부디」
라고 말했다.
신경이 쓰였기에,
「어째서, 이렇게 싼겁니까?」
라고 물어보니,
이 부동산은 이전 기모노 가게로 원래는 남자의 부모가 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아버지가 일찍 죽고, 그 후, 어머니가 혼자 가게를 운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별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빚투성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5년 정도 전에 갑자기 어머니가 야반도주한것마냥 실종됬다고 한다.
혼자남은 아들인 남잔 고등학교를 졸업 후 거길 떠났고, 지금은 오사카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가 사라져서 가게를 팔려했지만 사려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어쩔 수 없으니 그냥 가겔 저렴하게 빌려 주기로 한 것 같다.
그래서 원래 기모노 가게인 그 건물에 내가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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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1층이 점포고, 2층에선 주거하는 구조였다.
점포는 거의 정리되지 않았고, 왠지 곰팡이 나는 냄새가 감돌고 있었다.
기모노를 입은 마네킹이 늘어서 있고, 벽을 따라 선반에는 형형색색의 원단이 겹쳐져 있다.
점포의 뒤쪽은 오름 다다미가 되어 있었다.
오름 다다미의 안쪽에 있는 금전 등록기의 옆에, 예전에 이곳을 꾸려가던 여성스러운 사람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었다.
거기에는 칠십 살쯤 되었을까, 연한 자주색의 얇은 기모노를 걸치고 은발을 묶은, 품위 있는 듯한 여성이 찍혀 있었다.
아마 이 사람이 집주인의 실종된 어머니일 것이다.
2층의 주거는 육조일간의 일본식 방에, 부엌과 화장실, 목욕탕이 있어, 보통으로 생활하기에는 전혀 지장은 없었다.
다만 건물 자체는 꽤 낡고, 겨울엔 어디서나 바람이 들어와, 난방을 해도 그리 따뜻하진 않았다.
나는 이 기모노 가게에서 바로 근처의 선술집 점원을 하기에 매일 돌아오는 것은 12시 지나선지라, 집은 단지 잠자는 용으로만 쓰는 느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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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날의 일.
그날은 예년보다 춥고 차갑고 강한 바람이 자주 불어 걷다 보면 머리가 흐트러질 정도였다.
평소처럼 이자카야 일을 마치고 12시쯤 가게를 나온 나는 서둘러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셔터를 조금 올리고 어두컴컴한 가게 안으로 들어가 안쪽 계단에서 2층으로 올라간다.
에어컨을 켜고 바로 옷을 벗고 샤워를 가볍게 하고 실내복으로 갈아입으면 다다미 방 한가운데 이불을 깔고 불을 끄고 누웠다.
이 점포 주변은 예전에는 번창하던 상가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한적해진지라 밤중엔 매우 조용하다.
때때로 바람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그날은 송년회를 몇번 있어선가 가게 일로 꽤 바빠서 피곤했기에 눈을 감자마자 잠들었다.
─딸랑… ─딸랑… ─딸랑…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이상한 소리에 깨어났다.
잠깐 몸을 일으키고 귀를 기울인다.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작은 방울 소리가 들린 뒤, 바닥을 걷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히 그것은 천장 위에서 들려오는거 같다.
─고양이라도 잠들었나?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곧 이어 멈추어서 다시 이불에 들어갔다.
방울소리와 발소리는 그 다음날 밤에도 들려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게다가,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있는 것 같은 시선까지 느끼게 되어 왔다.
─이대로는, 수면 부족으로, 몸이 망가진다.
참다 못한 나는 셋째 날의 한밤중, 천장 위를 조사해 보려했다, 일 끝나고 방에 들어가 의자를 다다미 방의 구석에 두었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고 천장의 벽판을 하나 떼고 머릴 넣어 본다.
순간 차가운 바람이 오른쪽 뺨을 스치고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준비하고 있던 손전등으로 칠흑의 어둠에 싸인 천장 위를 비추어 본다.
빛의 고리가 천장 뒤의 어둠을 여기저기 가른다.
복잡하게 짜여진 긴 짧은 목재,
거미줄,
여기 저기에 놓여있는 단열재.
희끗희끗한게 어른거렸다.
다락은 꽤 컸다. 어른 키 정도는 될까?
그런데 오른쪽 뒤쪽에서 휙 하고 찬바람이 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저 방울 소리가 들린다.
─딸랑… 딸랑…, 딸랑…
나는 조심조심 손전등을 오른쪽 뒤로 돌려봤다.
거기에는……
처음에는 업소용 마네킹이 놓여 있나 싶었다.
하지만 달랐다.
바로 사람이었다.
심장 소리가 목구멍에 울려온다.
목이 칼칼하다.
조심하며 다시 비춰봤다.
순식간에 온몸에 전율이 감돌았다.
연보라색 기모노를 걸치고 이쪽으로 등을 돌린 그 사람은 어둠 속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무렇게나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오는 외풍에 희미하게 흔들리며 천천히 돌고 있다.
동시에 저 방울 소리가 희미하게 울린다.
─딸랑… 딸랑…, 딸랑…
은빛 머리는 반 이상 빠졌고 얼굴도 손도 검푸른 색으로 변색되며 시들고 단단해진 것 같다.
달라진 모습이긴 했지만 그 사람은 1층에 있던 사진 속 사람이다.
방울소리는 띠에 꽂혀 있는 장지갑에 달린 방울이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둠 속에서 멍하니 있으면
또각, 또각또각, 또각또각, 또각또각,
마루를 걷는 듯한 소리가 난다.
또 오른쪽에서 나는 것 같다.
나는 황급히 손전등으로 다시 오른쪽을 비춘다.
그리고 다시 온몸에 전율이 감돌았다.
손전등의 빛의 고리가 매달린 시체 옆에 서 있는 기묘한 것을 포착했다.
그것은 검은 그림자의 인형.
목 위에는 대부분의 은발을 잃은 주름진 여자의 얼굴이 있다.
여자는 마치 신기루처럼 흔들리듯 휘청거리며 천천히 다가온다.
희미하게 발자국 소리를 동반하면서...
또각, 또각, 또각...
"힉!"
나는 작은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벽판을 제자리로 돌려놓더니 아래 다다미로 내려갔다.
그리고 겉옷을 걸치고 밖으로 뛰쳐나가 휴대전화로 경찰에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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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말에 따르면 다락방의 시신은 역시 기모노 가게의 여주인이었다.
아마도 빚의 고통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바로 이사했다.
【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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