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가을은 토, 일요일과 공휴일이 연달아있어 연휴가 되었기 때문에 내 부모님과 동급생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S. 이렇게 4명이서 1박 캠프를 떠났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아웃도어 열풍이 아니어서 데려다 준 산속 캠핑장은 우리들 외에 이용자가 아무도 없어 조금 쓸쓸했습니다만, 그때 난 한창 놀고 싶은 초등학생.
인접한 강변에서 놀고, 밤의 BBQ를 제대로 즐겼습니다. 잠자리에 들자마자 평소에도 이기적인 S가 향수병에 걸려 돌아가고 싶다고 투덜대던 것을 부모님과 달래면서 캠프는 다음날 오전에는 아무 일도 없이 종료되어 귀가했습니다.
문제는 캠프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둑어둑한 이른 아침에 집 전화가 울렸습니다. 당시 집 전화는 아직 번호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지 않은 타입으로, 누구로부터의 전화인지 모릅니다.
부모님은 캠프 다음날이라 피곤하기도 해서 숙면을 취하던중이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나도 잠이 덜 깼는데 전화가 너무 끈질기게 울려서 어쩔 수 없이 여보세요 하고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아! OO(내 이름입니다) 안녕~!"
전화기에서 들린 것은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활발한 느낌의 여자아이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나 모르는 목소리인데다 동급생의 집에 전화를 걸어오는 듯한 이 여자아이가 누군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니
"어제 캠프 재미있었어! 아, 밤에 먹은 BBQ 새우도 맛있었어! 그러고 보니 S놈 평소 건방지게 굴다가 밤에 향수병이 생긴건 정말 웃겼지!"
라고 일방적으로 전날 캠프에서 일어난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옵니다.
점점 잠이 깨면서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나와 부모님, S 이렇게 4명밖에 없었을 거야.어떻게 그런 걸 아는거지?
"어, 너 누구야? 어떻게 그런 걸 알아?"
"어? 나야.모르겠어?"
"미안, 자고 일어나서 머리가 안 돌아가"
솔직하게 사과하고 누군지 물어봤어요. 그러자 약간의 침묵 후
"계속 같이 있었는데"
라고 말과 함께 전화가 끊어졌습니다.
나는 겁이 났지만, S나 S로부터 말을 들은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S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S도 어제 오늘 일로 S의 부모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캠프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또 S가 향수병에 걸린 것은 부모에게도 부끄러워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어서 부모님이 일어난 후에 똑같이 물어봤는데 역시 부모님도 캠프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장난전화론 소린데, 그 장난전화를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왜 자신과 부모님과 S밖에 모르는 캠프를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그 한마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