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력시험이라고 해도 고개에 있는 폐가에 가는 뻔한 것이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자정이 넘어서 차를 가지고 있는 A와 B, C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서 모였다.
곧바로 A가 운전대를 잡고 고개로 향했지만 사실 소문난 폐가로 가는 정확한 길을 아무도 몰랐다.
다만 폐허를 좋아하는 B가 대략적인 표식을 알고 있는 것 같아 B를 의지해 차를 몰았다.
B가 말하길 고개 중간에 작은 사당이 있는데 그 옆에서 좁은 샛길로 들어선다고 한다.
출발해 한 시간쯤 지나 고개에 들어섰다. 그리곤 그럴듯한 사당이나 옆길이 없는지 넷이서 찾고 있었다.
"그거 여기 아니야?"
C는 눈이 좋은지 어둠 속에서 용케도 그럴듯한 사당을 찾았고 A는 그 앞에서 차를 유턴시켜 그 옆 샛길로 들어섰다.
샛길로 들어서자 불과 2~3분 만에 한 채의 집에 다다랐다.
"여기구나...? 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을 줄이야."
차를 몇 대 세울 수 있는 넓은 마당에 차를 세우고 네 명은 내렸다.
집은 대저택까진 아니지만 꽤 넓은 단층집으로 이미 10년이 넘도록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그야말로 폐가었다.
넷이서 정면 현관으로 갔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A와 B, C와 나, 2조로 나뉘어 집의 좌우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잠시 후
"야, 여기로 들어갈 수 있겠다!"
C의 목소리를 들은 A, B가 합류했다.
뒷문의 문열쇠가 누군가에 의해 부서져 있어 거기로 들어가기로 했다.
전원이 스마트폰 불을 켜고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은 곳곳에 구멍이 뚫렸고 벽에는 약속처럼 낙서가 있었다.
"여기 꽤 인기있나봐."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세 사람은 약간 긴장이 풀렸는지 발밑을 조심하면서도 점점 안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C가 말했다.
"어디서 향 냄새 난다"
그러자 모두가 향 냄새를 알아차리고 C의 뒤를 따랐다.
냄새를 따라가 보니 그곳은 넓은 방이었다.
모두 방에 들어가니 그곳에는 훌륭한 불단이 있었다. 향 냄새는 여기서 나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불단은 왠지 묘했다.
불단은 이 폐가에 있으면서도 반짝반짝 깨끗하게 닦여 있었던 것이다.
즉, 얼마 전 누군가 불단 청소를 하러 왔다가 향까지 올린 것이다.
거기에 더 묘한 것은 여러 개의 향에서 상당한 연기가 나고 있었음에도 거의 짧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이 아니라 '방금' 향을 피운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리고선 C가 방 안에 1인분의 이불이 깔려 있는 것을 알아챘다.
이불은 살짝 부풀어 안에 누군가 누워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이불에 조금 가까이 가볼까 생각했지만 다다미가 완전히 썩어있었기에 더 이상 다가갈 용기는 누구에게도 없었다.
우리 넷은 불단의 모습이나 그 분위기에 져서 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로부터 1주일 정도 지난 뒤 지역 뉴스를 보자 예의 폐가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시신은 죽은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고 한다.
그때 본 이불 속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불단에 향을 올린 사람은 누구였을까.
이후로 우리 넷은 그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