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괴담 사이트에서 봤는데, 아이 손가락이나 내장? 이런 걸 상자에 넣어서
그 상자를 만진 여자아이가 죽어버린다는 이야기.
그거랑 비슷한 얘기를 삼촌한테 들었어.
삼촌은 인터넷 같은 데에 익숙하지 않으니 아마 실화일거 같아.
삼촌은 캠핑을 좋아하시는 독신귀족이셔서 매주 캠핑을 가시거든.
나도 몇 번 동행한 적이 있는데 도구도 요리도 엄청 본격적이야.
내가 동행할때는 비교적 가까운 캠핑장에 가는데,
혼자일때는 산에 올라가서 캠핑(라기보다 야영?)을 하거나
한밤중에 고무보트를 타고 섬으로 가서 캠핑을 하거나
서바이벌틱한 걸 되게 좋아하시는 것 같아.
이 이야기는 미야기현의 어느 산이 무대야.
센다이에서 3시간 넘게가야하는 깊은 산속이라 기슭에는 편의점조차 없어.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가드레일을 넘어 급경사면을 내려가는데
내린 곳에선 곤들매기나 산천어가 잘 잡힌대.
그대로 강가를 따라 올라가 1시간 정도 걸으면 제법 탁 트인 강변이 나온다네
물도 맑고 별이 빛나는 하늘도 잘 보이겠지. 삼촌은 그곳을 야영지로 정했어.
아침 10시경 삼촌은 텐트와 여러 곳을 설치하고 커피를 끓여 쉬었어.
낚시나 할까 생각했지만, 물고긴 새벽쯤에나 잡히고 저녁이니까 산나물 캐러갈까 생각해서.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의 산나물을 한껏 채취한뒤 야영지로 돌아가려 했으나
익숙함에 대한 자만심으로 길을 잃고 말았어.
불운은 겹치는 것으로, 운 나쁘게 발을 헛디뎌 허리를 세게 부딪히고 말았대.
10분 정도 웅크릴 정도로 아팠던 것 같고,
삼촌은 냉정해지기 위해서라도 30분 정도 휴식을 취했어.
그제서야 아픔도 가라앉아 태양의 방향과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야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
도중에 어느 정도 정비된 길로 나왔어.
초목이 무성했지만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자갈길.
아마 꽤 오래전에 쓰였던 길이겠지 하고 잠시 관찰했다.
조금만 걸어가니 지장이 있었어.
이것 또한 꽤 오래되었고, 이끼가 마구 자라고 팔이 떨어져 있는 지장도 있었다네.
문득 보니 지장 뒤편에 관 크기만한 큰 상자가 있었대.
발로 건드려보니 꽤 무거워 보였어.
어쩌면 시체라도 들어 있을지 모르지만 호기심 많은 삼촌은 그것을 열어보기로 했어.
자물쇠는 잠겨 있지 않고, 조금 쇠붙이를 달그락달그락 움직였더니 바로 열렸다고해.
안에 보면 또 상자.
처음 상자보다 약간 작은 상자가 들어 있었어.
어린이용 관만 한 사이즈.
똑같이 열면 또 상자.
중형견 관 정도.
마트료시카냐!라고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며 다시 열었어.
역시, 또 상자.
다만 이번에는 상당히 작아져 있었어, 비유하자면 큰 휴지함 정도.
여는 방법도 잘 모르고, 그 시점에서 오후 14시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상자를 들고 야영지로 갔대.
삼촌은 불을 피우고 산나물과 지참한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즐겼어.
완전히 해가 질 무렵 강에서 식힌 위스키를 즐기고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겼어.
문득 배낭을 들자 안에 상자를 넣어둔 게 생각이 났다네.
시행착오를 거쳐 열려고 했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점점 화가 나서 바닥에 내버려두고 잤대.
다음날 아침에 소금구이를 즐기고 삼촌은 차로 돌아갔어.
퇴근 후엔 상자를 열려고 고전하는 나날들.
주말에 캠핑도 가지 않고 상자를 열려고 묵묵히 작업하고 있었대.
삼촌에게는 15살 연하의 미인 여자친구가 있었어.
한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삼촌을 걱정해서 집에 와준것 같아.
삼촌은 그것을 건네주고 열어보라고 부탁하자 어이없게 '찰칵' 열리는 소리가 났어.
"기다려 내용물 보지마!! 내가 먼저 보고싶어!!"
라고 말하니 그녀가 상자를 건네주었어.
두근두근하면서 뚜껑을 천천히 열어보니
거기는 손이 들어가 있었어.
손목 조금 앞까지.
아까까지 살아있었나 할 정도로 예쁜 여자 손이 들어가 있었어.
피도 흐르지 않으니,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곧 만든거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아.
손에 들어보니 뭔가 따뜻했다네.
진짜 산 사람 체온처럼.
뭐 그래도 그 당시는 한여름이었고 열이 올랐을 거라고 생각해.
보석이라도 들어 있는 줄 알았던 삼촌은 좀 실망했어.
어차피 대학생들이 장난으로 뒀겠지, 이런 정도로 생각했어.
하지만 다음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방안이 엄청난 악취로 가득 찼대.
여름이었고 음식물 쓰레기인가? 했는데 어제 막 쓰레기 버렸으니 그럴 리가 없어.
냉장고가 열려 있는 것도 아니고 이상해.
게다가 파리가 날아다니고 있어...
설마 하고 방치해 둔 상자를 보니, 만든거라고 생각했던 손이 썩어 있었대.
손등에서 뼈도 보여. 구더기도 끓고, 꽤 징그러워.
아파트 8층에 살고 있었는데도 상자를 바로 창문으로 내던졌어.
괴담에 자주 있는, 버렸을 텐데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고해.
이때부터 눈에 띄게 삼촌의 모습이 이상해졌어.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났는데 연락도 안 와.
게다가 삼촌이 근무하시는 회사에서
긴급연락처로 설정해둔 우리집으로 전화가 왔어
OO씨가 최근 일주일간 출근하지 않는데요.'라는 내용.
아버지와 둘이서 삼촌의 모습을 보러 맨션에 가니
열쇠는 열려 있었고 삼촌은 없었어.
며칠 후 삼촌은 상해 사건으로 체포됬어.
여친의 손목을 칼로 베었대.
그녀가 도망치니, 바로 거리로 가서 낯선 여성의 손목을 베었버렸어.
이 이야기는 면회 때 적은 시간에 들은 이야기.
"난 손을 본 날부터 계속 여자 손을 가지고 싶었어.
계속 이성으로 억누르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게 되어버려서.
그녀에게는 미안한 짓을 했어. 상처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여자의 손이 가지고 싶을 때가 있어.
설령 친척이라도 여자는 데려오지마."
"그리고, 친구 Y라는 녀석이 도련님이 있는데
괜찮다면 얘기를 들어봐."
삼촌의 그 말을 듣고 나는 Y씨를 찾아갔다.
삼촌의 조카라고 하자 흔쾌히 받아주셨어.
지금까지 삼촌에게 들은 이야기를 Y씨에게 이야기하니 얼굴색이 바뀌고,
「그거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라고 호통을 쳤어.
어디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삼촌이 아파트 창문으로 버렸다고 했어..
그러자 둘이서 아파트 주변을 찾아다니게 됬어.
손을 똑바로 쳐다보면 안 된다는 말과 선글라스를 건네받았어.
이윽고 Y씨가 상자와 손을 발견하고 절로 가져갔셨어.
"이건 이쪽에 공양한다. 이제 삼촌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런 말을 하시곤 집까지 바래다줬어.
Y씨에게 저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저건 산슈바코라고 해서 옛날 사람의 주술이다. 그뿐이야."
라고 자세한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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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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