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열두 살 된 소녀가 밤만 되면 자다 말고 일어나 살며시 밖으로 나가는 일이 있었다.
나가서는 새벽녘에 들어오는데 옷은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는 부모가 이상해서 자는 척하고 지키고 있다가 뒤를 추적했다.
그리고 소녀는 밤 열두 시쯤 일어나서 나갔고, 뒤따라 문밖에 나가보니 벌써 어디로 갔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새벽녘에 돌아오는 것을 보니 무엇을 옆에 끼고 있는데,
그것을 마루 밑에 깊숙이 숨겨놓고 나와서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였다.
날이 밝아 마루밑을 살펴보니 해골이 즐비하게 있었다.
이 소녀의 전생은 무덤을 파는 도벌꾼이였던 것이다.
이 도벌꾼이 여우로 환생하고 이 여우가 그 소녀로 또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밤마다 무덤을 파서 해골을 집에다 모아 놓는 것이었다.
그 소녀는 나중에 커서 미구 보살이라는 이름을 지닌 무녀가 되었다고 한다.
출처: https://ncms.nculture.org/traditional-stories/story/5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