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방의 시골에 살아, 직장에 다니는 데도 자가용을 이용해 매일 산길을 지났습니다.
도시와는 달리 가로등 하나하나의 간격이 수백 미터 떨어져 있고, 대부분 어두운 밤 숲에 싸인 아스팔트가 계속되기만 하는 도로입니다.
다만, 오늘 밤은 퇴근 후에 운전하는중 게릴라 호우가 내려 상당한 강우량과 큰 빗방울로 전방의 시야가 나빠져 조금 운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규칙적인 와이퍼의 움직임을 눈으로 따라가며, 저는 묵묵히 긴장감 있게 액셀을 밟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자 전방에 미등이 보여 앞차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속도를 늦췄습니다.
그렇게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앞차를 따라 나아가는 겁니다.
조금만 더 가면 터널이 있어, 저는 자연스레 앞차를 따라 진입합니다만,
(어?이 길에 터널이 있던가?)
하는 갑작스런 불안을 느끼며 터널 안을 바라봅니다.
등간격으로 부착된 주황색 램프가 있지만 모두 수명 직전의 지독하게 어두컴컴한 조명 때문에 터널 안을 달리는 저는 더욱 불안해졌습니다.
그나마, 앞차가 있어 불안이 경감되고 있어, 우선 터널을 빠져나오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아가도 출구가 안보이는데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터널은 직진만 계속되기 때문에 앞쪽으로 눈을 돌리면 자연스럽게 출구가 보일 겁니다.
그래야 되는데, 아무리 응시해도 출구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 밤이니까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시간대가 늦기도 하고, 밖이 어둡기 때문에 출구의 불빛도 육안으로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조금 이상한 감각으로 터널을 지나는 중, 갑자기 앞차의 뒷유리에 움직임이 있는 것을 깨닫고, 운전중임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쓰여 앞차의 뒷유리를 응시했습니다.
와이퍼가 빗방울을 털어내는 경치 너머로 앞을 보면, 앞차의 뒷유리에 사람이 기대고 있는 것일까요, 붙는 듯한 자세로 그 실루엣이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섬뜩함과 터널 안의 조명이 어두컴컴하기 때문에, 실루엣의 세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가끔씩 그 실루엣의 윤곽이 육안으로도 포착될 수 있도록 증명하는 불빛이 비춰지기도 했다.
(뭔가 기분나쁘네)
그 실루엣은 아마도 직진 방향과 반대를 향하고 있는, 즉 후속 차량인 나를 보고 있다.
이상하게 그렇게 생각되서, 저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뭐, 이렇게 어두워서는 서로 얼굴을 육안으로 볼 수 없을 것이고, 터널을 뚫으면 더 어두워지기 때문에 신경쓰는 만큼 헛수고라는 것을 깨닫고 상관없이 운전을 계속합니다.
방!쾅!쾅!
그러자 빗소리를 틈타 무언가 빨래를 두드릴때와 같은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동안 계속된 그 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가 하고 귀를 기울이지만, 차체의 곳곳에서 들리기 때문에, 음원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소리의 장소를 특정하려고 시도하다, 불현듯 앞차가 정차하고 있는 것을 알고, 순간적으로 '키이이이이이이이이' 하고 급제동을 밟았습니다.
급제동이라고 해도 미끄러질 정도는 아니고 가볍게 몸이 앞으로 쏠리는 정도였는데요.
바로 고개를 들어 "뭘 갑자기 정차하는 거야, 위험하게"라는 노기 어린 표정으로 전방을 노려보다 이내 후회했습니다.
전방을 보면 앞차의 뒷유리에 중학생 정도의 키인 전라의 인간이 붙어선 안면 가득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머리 부분의 대부분이 벌어진 입으로 가득 차 있는 정말 으스스한 광경.
인간인지 회의적인 그것을 아연실색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쾅!쾅!하고 그것이 뒷유리를 치기 시작합니다.
그 소리의 범인은 이 녀석이었는가 하고 납득하는 순간, 내 차에서도 쾅!쾅! 하고 소리가 나더니 차체가 진동합니다.
『아!아!아!아!』
그리고, 마치 원숭이의 우렁찬 소리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면, 그것을 신호로 해서,
『아!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
하고 차체를 에워싸듯이 전 방향에서 수수께끼의 우렁찬 외침이 메아리쳤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허둥지둥 주위를 살펴 보면, 마침 운전석 쪽 창문으로 돌아선 찰나, 차 지붕에서 밀어내듯 앞차 뒷유리에 붙어 있던 놈과 같은 생물이 창문에 붙어 얼굴 가득 벌린 입을 보여주며 소리치는 것입니다.
『아!아!아!아!』
녀석과 나를 나누는 것은 불과 몇센치도 안되는 유리창.
나는 가까이에서 머리 가득 열린 입안을 응시하고,
아아아아아아아악!
라고 절규하고는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차 안에서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꿈이라면 빨리 깨어나길 바래.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반응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놈들이 떠나길 기다렸습니다
쾅쾅쾅! 쾅쾅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아악!!
(빨리 꺼져! 꺼져!)
격렬하게 차체를 두드리는 소리와 원숭이같은 우렁찬 외침이 겹겹이 겹쳐져 나를 위압하고 있는것처럼 느껴집니다.
무력한 난 염불을 외우듯이 필사적으로 놈들이 사라지는 것만을 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했을 무렵, 그러고 보니 놈들의 소음이 들리지 않게 되었구나 하고 고개를 들자 스산한 산길이 열려 있을 뿐, 놈들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거기에 앞차도 안보이며, 그토록 심했던 비도 그쳤습니다.
나는 차 안 너머로 주위를 빙 둘러보다 정말 없는건가하고 차에서 내려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 뒤쪽을 봤을 때 아연실색했어요.
그곳에는 방금 내가 지나왔을 터널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터널을 지나고 있을때 빗방울이나 빗소리가 심했고 와이퍼도 빗방울을 털어댔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문을 몰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문득 운전석 쪽 유리창에 눈이 갑니다.
살짝 젖은 빗방울 자국 속에 사람의 손보다 약간 손끝이 긴 손자국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그 생물이 차내를 들여다보았을 때 잡고 있던 장소였습니다.
일단 차에 올라타고, 내비게이션을 기동시켜 현재 위치를 특정하고, 아무래도 이곳이 평소에 이용하고 있는 산길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됬습니다.
그리고 마치 꿈에서 깨워주듯 내 차 옆으로 주행차가 지나갑니다.
그러나, 현실로 되돌아와 냉정해진 나는, 사라진 터널의 일이나 수수께끼의 생물의 일로 머리가 가득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신경 쓰이는 것이 그 앞차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일이 석연치 않은 채 나는 귀로에 들어섰지만, 이날 이후로는 별다른 일 없이 평온하게 지내고 있어 깊이 생각치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앞차를 따라간 것이 실수였을지도 모릅니다.
분명 그 앞차가 나를 그 공포체험으로 유인한 것이겠지요.
이 체험 이후, 비가 오는 날엔 앞차를 경계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여러분도 야간 운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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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 자야 하는데 괴담을 보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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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시 올리고 있는중 괴담게도 올리고 있고 | 25.11.18 00: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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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 자야 하는데 괴담을 보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