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직 이 영화 안 본 유게이들 있으면 꼭 봐라.
솔직히 영화 중후반부 까지만 해도 '아니, 대체 하늘을 나는 생물들을 상대로 변변찮은 지대공 무기도 별로 없으면서 대장장이이자 기술공 아들을 무시한다고?' '아니, 몇몇 등장인물들은 심리 변화가 왜 저렇게 널뛰기 한 것 마냥 붕붕 건너 뛰냐?(특히 여주 아스트리드가 그랬음.)' '아니, 아들과 아버지가 쓰고 있는 투구가 어머니의 흉갑을 잘라낸거라고? 그... 되게 크셨..' ...아니 뭐 여튼 이렇게 아쉬워하면서(?) 영화를 보느라 살짝 몰입이 안 됐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 이게 애니메이션이었으면 납득하고 넘어갈 것 같은데 실사니깐 그런 세세한 부분이 납득이 안 가는구나. 영화 끝나고 집 가서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한 번 볼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리고 레드 데스와의 최종전에서도 전투의 흐름이 듬성듬성 비어있고 매우 루즈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음.
아, 하나 더 하자면 자막이 진짜 씨이벌임... 자막 누가 썼냐?? 애들 영화 실사화 했다고 뭐 자막 수준도 낮아진건가? 아니 쉬운 단어 쓰는걸로 뭐라하는게 아니고 인싸니 뭐니 엠병!!!!! 바이킹 애들이 왜 인싸아싸 ㅇㅈㄹ하냐고?!
뭐 저런게 대단히 중요한 장면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잠깐 나오고 마는 정도라서 그러려니 하긴 했는데 그것 때문에라도 집중 못 하긴 했음.
다만 히컵의 심리 묘사, 마치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을 개량, 완성하듯 투스리스의 뒷날개 보조장치를 여러 실험과 개랑을 통해서 완성해가는 모습, 그 과정에서 점점 쌓여가는 투스리스와 히컵의 우정과 둘의 성장, 정말 압도적인 위용에 생전 처음으로 '와 이건 4DX 대형 스크린에서 보고 싶다.' 라고 생각한 최종보스 레드 데스의 위용이 정말 좋았던 영화임.
그리고 보조장치 개량 과정에서 여러 시험 비행 하는 장면들이 비중있게 나오는데 굉장히 시원했음.
극장 안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준 것과 별개로 뭔가 진짜 탁 트인 장소가 내 눈 안에 다 담기지 않을만큼 커다랗게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의 시원함을 느꼈음.
엔딩 장면 때 전투 후 의식에서 깨어난 주인공의 한 쪽 다리가 의족으로 대체된 부분은 굉장히 충격먹었음.
사실 레드데스와의 전투 부분까지 다 봐도 몰입감이 생기진 않고 '아, 그냥저냥 재밌네'하고 극장 나가려고 했는데 정말 내 입장에선 생각지도 못 한 장면이 튀어나와서 진짜 뒤통수 한 대 쎄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
위에 자막 지적할 때 어린이들 애니니 뭐니 했는데, 사실 이런 나조차도 애들 애니메이션이니깐 주인공이 전투로 인해 장애가 생긴다는 발상은 하지도 못 했거든.
진짜 주인공 히컵이 침대에서 일어나 두 발로 서려는데 한 쪽 다리가 차디찬 쇠로 만들어진 의족이라서 정말 놀랬음. 하지만 그 뒤에 투스리스에게 의지하며 다리를 절지만 두 발로 집 밖을 나가는 그 장면이 정말 좋았다.
눈물이 흐를 뻔 했음.
총평
1. 애니메이션이었으면 납득하고 넘어갈 부분들을 실사에서 보니 어색하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묘사들이 아쉬움.(조금 어색한 자막도)
2. 하지만 저 단점을 덮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좋은 부분이 훨씬 많은 좋은 영화다.
3. 투스리스가 지젼 귀여웠다.
아, 그리고 피쉬레그라고 뚱뚱하고 너드틱한 남자애 배우는 데드풀2의 플러스 사이즈 히어로 러셀(파이어피스트)이더라.
혹시 아직 이 영화 안 본 유게이들 있으면 꼭 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