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정말정말 역사물 말고 히어로물 그리고 싶었던 만화가

[공포의_인문학 빌런]

일본 만화 청년지〈챔피언 RED〉

야마구치 선생님, 최근에 중편 완결 내셨다면서요?

저희랑 새 작품 한 번 더 하시죠.

만화가, 야마구치 타카유키

(※중증의 특촬 덕후)

내가 또 생각한 게 있지.

특촬, 특미계 히어로 스토리인데……

또 특촬 영웅은 좀 그런데요.

안 그래도 저희 잡지 전 연재작이 히어로물이었고,

증간지에서 외전까지 하셨잖아요.

그러지 말고, 역사물 한 번 더 하시죠.

팬들은 또 《시구루이》 같은 걸 기다리고 있다니까요.

《엑소 스켈레톤 제로》

야마구치 타카유키의 '전략인간병기' 시리즈 중 하나.

만화지만 특촬의 느낌이 강한 게 특징.

핵전쟁 후, 괴인들이 지배하는 황폐화 된 일본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강화 외골격 병기를 착용해 싸우는 내용.

《시구루이》

맹인 검객과 외팔 검객의 피 튀기는 찬바라 액션과,

그 배경에 깔린 드라마로 무사도 사상을 맛깔나게 까는 작품.

'봉건사회의 완성형은, 소수의 사디스트와 다수의 마조히스트로 구성된 것이다'

라는 작중 나레이션이 작품을 잘 설명해준다.

(아 씨, 다른 잡지에서 직전에 역사물 해서 지겨운데)

ㅇㅋ 특촬 히어로 말고, 역사물 간다.

(엥? 웬일로 이 양반이 순순히 특촬 말고 딴 거 해주네)

뭐 생각하신 게 있으신가 봐요.

전국시대가 끝나고, 도쿠가와 막부가 정권을 잡은 에도 초기.

일본 통일을 이뤄낸 영웅이라 불리는 이에야스지만,

그 통일에서 고통 받은 농노들과 패전무사들의 원한을 대신해

닌자들이 이에야스 정권에게 복수해주는 거지.

그리고 그 닌자들은 당대 벌레나 짐승 취급 받던

산악수렵민, 아이누인, 류큐인, 기독교인, 납치된 조선인 등,

비 야마토인의 소수민족들이고.

제목은 아이러니하게 '에후(衛府: 천황의 신변 경호를 맡는 직책)'를 써서,

《에후의 일곱 닌자》로 간다.

크, 《시구루이》에서 이미 증명된

그로테스크 혈투 액션과 신랄한 역사 비판 주제.

이건 될 거 같네요. 연재 하시죠.

…

……

그리고 연재가 시작되고…

???

선생님? 주인공이 왜 변신하죠?

그리고 주인공이 또 전략인간병기 시리즈 주인공이네?

그… 그 뭐냐,

만화니까 판타지 좀 들어갔지.

'귀신 퇴치담'이란 건, 군벌 영웅의 소수 민족, 반군 퇴치가 민담화 된 것이기 때문에,

여기선 그런 자들이 정말 귀신이 되어 역으로 영웅을 퇴치하는…

(씁, 설명은 그럴 듯 한데…)

이런 세상에, 악역도 변신하잖아.

ㄴㄴ 자세히 봐라.

'빨리' 갈아 입은 거다.

ㅆㅂ, 이건 누가 봐도 빼박 특촬 괴인이다.

왜 날아다니고, 모가지는 왜 떨어져 있는 건데.

'인법'이라고 하는 거 안 보임?

막부의 이가 닌자다.

애초에 인법이 원래 이런 거 아닌가?

아님 말고 ㅋㅋ

야.

이에야스한테 왜 거대 로봇이 있는데.

7층 천수각이 열리면 발진한다는 게 뭔 소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이상 설명 필요 없지?

※과장이 좀 있음.

정확힌 역사물 또 그린다고 했다가,

결국 또 특촬 히어로인 거 보고 팬들이 '역시 그렇구나' 했다는 이야기.

+

P.S

그래서 이 만화에는 또 뭐가 나오나요?

주인공 7인 닌자 중 조선인 닌자?

YES

악의 조직 중간 보스 느낌의 모모타로?

YES

(키비츠히코노 미코토는 일본의 군신으로, 모모타로의 원형이 되는 인물.)

개, 원숭이, 꿩은 물론 다양한 괴인들을 개조해서 끌고 다님.

괴인, 괴수물의 정석인 파워업/거대화 아이템(수수경단)도 있다.

사이보그 괴인 씨름꾼?

YES

(배에서 튀어나와 칼질하는 쪽이 본체)

아머드 검술무쌍 미야모토 무사시?

YES

거대 로봇이 쏘는 필살기?

 YES

개쩔어주는 18발 연장 화승총?

YES

(체스토는 시쓰마 검술에서 '돌격' 등을 의미하는 기합 소리다.

이 만화에서는 총으로 쏘는 것도 기합이 있으면 돌격이다.)

섹시한 쿠노이치?

YES

너무 섹시해서 질조임으로 칼날 잡기 가능.

데빌맨 레이디 풍의

키리시탄(박해 받던 일본 내 가톨릭 신자)

세인트-잔 다르크 닌자?

 YES

그 세인트 닌자가 부하로 부리는

키리시탄 드라큘라, 키리시탄 늑대인간,

키리시탄 프랑켄슈타인?

YES

(놀랍게도 이 액면가로 순혈 일본인들)

거대 괴수?

YES! YES! YES!

아머드 정이대장군 이에야스, 주인공 7인의 합체 필살기,

언데드 좀비 닌자, 적 측에서 참여하는 신 전사,

심지어 후타나리가 꼬추로 사람 베는 장면까지.

기열차고, 간지 나는 건 일단 다 등장한다고 보면 됨.

[MUTEN]

특촬물 광인
최근 신작은 아예 특촬물 소재로 만들고 있다

[공포의_인문학 빌런]

극광가면? 다행히 웹연재 해줘서 읽고 있는데,
호불호 갈릴 주제, 소재인데도 진짜 재밌더라.

[빠 킹]

특촬 소재로 한 신작인 극광가면 번역 올라오는 거 보는데 진짜 징그럽게 재밌더라

츠부라야 에이지가 전쟁 보던 관점에 작가 본인 관점 대입해서 비트는 장면이라던가 주역 슈트 디자인이라던가 보면 정발될 일은 영원히 없겠지만

[루 테즈]

원래 이런 작가였다 시구루이가 이 작가 스스로에겐 오히려 괴작인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