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대처와 민영화 관련 이슈에 대해 유게의 일반적인 의견은
1. 민영화 나쁘다. 특히 인프라 민영화는 최악이다
2. 대처는 마녀다. 영국인들은 다 싫어한다.
대충 이런 쪽인데, 이거 자체가 아예 틀린 생각은 아님. 민영화의 안 좋은 결과들이 많으니까.
다만 '인프라 민영화는 절대 안 된다'라는 관념은 역사적 사실, 현실과 좀 다름.
계획경제 속성을 띈 국가주도의 경제발전이 이뤄진 한국에서 살다보면 품게 되는 고정관념일 수 있는데 ...
원래 서구 국가에서 인프라 산업들은 기본적으로 민영.
산업혁명을 누가 일으켰나하면, 민간 사업자들이 일으킴 (정부는 세금 걷는 일 밖에 안함)
철도, 전기, 수도, 가스, 통신, 기타 등등의 모든 인프라 사업은 서구에서는 원래 민간기업들이 19세기에 처음 일으키고, 민간 자본으로 인프라 구축하고 기업논리에 따라서 운영해왔음.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산업화를 겪은 서구 국가들은 현재의 신자유주의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작은 정부였고, '정부에서 직접 기업을 운영한다'라는 것 자체가 상상하지 못하는 개념이었으니까 당연한 이야기.
그러다가 20세기 들어서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부정하는 공산국가들이 생기고, 서구에서도 사민주의 정당들이 집권하는 사례들이 생기면서 이런 저런 인프라 기업들이 국유화 되고, 국영기업으로 전환됐던 것.
그러면 이 국유화 당시에 민간 인프라 기업들이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막장스럽게 인프라를 운영했기 때문에 국영으로 전환됐던 걸까?
그런 기업들도 없진 않겠지만, 그보다는 이념적인 이유였음. 당시의 시대 정신이 이런 덩치큰 인프라들의 운영을 민간에 맡길 수 없다는 쪽이었기 때문에 국영으로 바꾼 거. 시장경제논리에 따르면 사실은 부당한 일이었음. 엄밀히 말하면 국가에서 뺏은 거니까.
결국 '인프라는 민영화 할 수 없다'는 역사적으로 정확한 인식은 아니고, 원래 인프라들도 다 민영이었는데 이념적인 이유로 국영화 됐다가, 신자유주의관련 흐름들이 돌아오면서 '재민영화'되는 사례들이 발생한것. (즉 정확한 표현으로는 민영화가 아니라 재민영화인 것)
절대라는 것은 없고, 인프라도 시대의 요구, 기술발전에 따라서는 민영으로 운영되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한 민영 인프라 구축과 비슷한 사례가 21세기에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스타링크'.
위성통신/위성인터넷망 구축에 대해서 수십년간 여러 국가, 정부에서 왈가왈부하고 수익성, 효율성 따져가며 하니 마니 하는 와중에 일개 민간인/기업이 나서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10여년 만에 위성통신/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해버린 것.
기존의 인프라 민영화 반대논리에 따르자면 '스타링크'를 어떻게 취급해야할지가 미묘해짐.
이제 어느 정도 인프라 구축되고, 서비스의 효율성, 경제성이 보이니까, 민간으로부터 뺏어서 국영화 해야할까?
지금 이렇게 물어보면 어이없는 질문이 되겠지만 50년 후에 사민주의 정권이 국영화 하고 100년 후에 제2 대처가 나와서 민영화 하면, "인프라를 어떻게 민영화 하냐?"며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겠음?
결국 그런 것임.
갠적으로 전기민영화, 수도민영화 이런 것 당연히 반대함.
하지만 그건 내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기 때문인 것. 계획경제, 정부주도 발전을 해온 한국이니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러운 것이지
산업혁명이 민간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된 서구에서도 그게 당연하다고 장담은 못함.
p.s. 대처 마녀론에 대해서는 다음 글 참조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69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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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의 사례에서 이미 나왔듯이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느냐의 문제의 연장선이지 당연하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개판이 날지는 이미 잘 봤으니.
(IP보기클릭)172.226.***.***
스타링크는 좀 결이 다르지않나? 에시당초에 국영화가 안되는류같은데 a국가가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위성통신망을 만든다고하면 다른귝가에서 자국서비스 허용해줄거같지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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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프레임 만들려고 하는게 보여서 별로긴했음
(IP보기클릭)1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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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전기민영화, 수도민영화 이런 것 당연히 반대함'이라고 적었는데 그건 안 보이고? 나는 한국에서 사니까 당연히 반대하지. | 24.05.12 12:59 | | |
(IP보기클릭)118.40.***.***
음하하하하하 | 24.05.12 13: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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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이 어그로인 거 보면 농담으로 하는 거 같음. | 24.05.12 13:0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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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는 좀 결이 다르지않나? 에시당초에 국영화가 안되는류같은데 a국가가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위성통신망을 만든다고하면 다른귝가에서 자국서비스 허용해줄거같지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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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니지 하지만 수십년후에는 얘기가 달라질 거야. 그리고 '민간이 맨땅에 인프라를 구축해서 운영하는 사례'로서 스타링크를 든 거임. | 24.05.12 13: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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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프레임 만들려고 하는게 보여서 별로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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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의 사례에서 이미 나왔듯이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느냐의 문제의 연장선이지 당연하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개판이 날지는 이미 잘 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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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변하고 시대정신도 변화함. '인프라 민영화는 절대 불가' 라지만 절대라는 것은 없고, 원래 그렇지도 않았다는 얘기지. 아닌 말로 공산주의 관점에선 현재 유게의 스탠스도 몇몇 인프라 분야 말고는 모든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반동 부르조아지일 뿐임. | 24.05.12 13: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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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를 민영화 하면 ㅈ되니 절대 하면 안된다' 랑 '인프라는 절대 민영화 할수 없다' 라는 말의 차이부터 생각해보시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 24.05.12 13:15 | | |
(IP보기클릭)112.172.***.***
차이 없습니다. 후자를 말하는 사람도 전자의 의미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인프라는 (민영화 하면 ㅈ되니) 절대 민영화 할 수 없다"에서 괄호 안의 표현을 생략하냐 마냐의 차이니 내포하는 의미는 동일함. 그런데 애초에 인프라도 민영으로 운영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절대'라는 표현은 섣부르다는 얘기. | 24.05.12 13:1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