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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지지난주에 외삼촌 만난 거 생각나서 써봄.
외삼촌이 소방관임
원래 경북에서 근무하시다가 몇 달 전에 경기도로 왔는데, 최근에 집밥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하셔서 어머니가 초대해서 우리 집에서 저녁 드시고 감.
그 떄 들은 썰 풀어 봄.
1. 요즘 일은 어떠시냐
사실 소방관들도 사람인지라 다들 수도권, 특히 도시에 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내(외삼촌)가 경기도 온다는 것도 내가 지원해서 경쟁 뚫고 온 거긴 한데...
확실히 사람들이 밀집한 도시인 만큼 완전 시골인 경북 모 시에서 근무할 때보다는 사건도 잦고 험한 사건도 많다.
2. 험한 사건이라면?
얼마 전에 출동이 있었는데, 지하철역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거였다.
2-1. 엑 그거
ㅇㅇㅇ 사람이 뛰어내린 거임. 자1살 사건.
그거 수습하러 출동했었는데 출동할 때부터 다들 이미 알고 있지. 이거 험한 꼴 보겠구나 하고.
실제로 험했다. 지하철이랑 충돌하니까 사람 사지가 산산이 흩어져서 찾을 수가 없는데 우리가 그걸 찾아야 했다. 일단 몸통이 두동강 났고, 머리는 찾을 수가 없었는데 머리 앞부분이 마치 화장할 때 쓰는 마스크팩 가면처럼 떨어져서 저만치 날아가 떨어져 있더라.
(존1나 끔직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는데 나는 이것도 외삼촌이 일종의 PTSD온 것 같았음. 이거를 나한테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거든)
3. 그런 험한 꼴 많이 보시냐
보통 시체 보는 일은 나(소방관도 부서가 있는데 외삼촌은 진짜 불끄러 다니는 소방원)보다는 구급 쪽이 더 많이 본다. 그런데 구급 쪽이 인력이 후달리면 우리도 차출되어서 나가는 거다. 예를 들어 구급이 한 쪽에 출동했는데 다른 쪽에 사건이 난 경우.
4. 아 그러면 소방 쪽은 사람 죽는 건 많이 안 본단 얘기냐
ㅇㅇㅇ 내 경험상 1년에 한두 번 봤다.
(...1년에 한 번 꼴로 시체 보는 게 적게 보는 건지 모르겠음)
근데 난 지난 몇 년간 시골에서 근무했는데, 거긴 지루하고 소방서 하나당 관할하는 면적이 넓어서 그렇지, 진짜 위험한 화재사건은 잘 안 일어나거든. 시골은 인력이 부족한 건 큰일이지만 대신 도시에 비해 사건은 적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편하기는 하거든 (다만 시골 쪽은 인력이 적은 건 어쩔 수 없어서 근무 도는 건 굉장히 피곤하다고 함). 도시는 애초에 사람과 건물이 많은데다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소방서 하나가 권역 하다를 담당하다 보니 어딘가에서는 꼭 사건 터지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좀 불안한게, 여기서는 시골에서보다 험한 꼴 더 많이 볼 거 같은 느낌이다. 온 지 반년도 안 되었는데 사람 몸이 산산조각나 흩어진 걸 ㅂㅈ 않았나.
5. 그러면..소방 쪽에서 보는 시체라는 건...주로 까맣게 탄...
(여기서 담담하게 말하시는데 존나 무서웠음) 니들은 사람 몸에 불이 붙으면 까맣게 되는 줄 알지? 아니다. 하얗게 된다. 한참을 연소해야 새까맣게 되는 거고 그전에는 마치 잿가루 달라붙은 것 같이 하얗게 된다.
6. 그...험한 꼴 보긴 보셨구나.
사람이 불타 죽는 거 보는 건 별로 좋은 광경이 아니다.
7. '타죽는'거?
ㅇㅇㅇ 소방 일 하다 보면 사람들이 몸에 불 붙어서 뛰쳐나오는 걸 가끔 본다. 이미 너무 늦어서(불 속에 갇혔거나, 이미 활활 타오르고 있어서) 타죽는 사람도 있고, 불을 꺼줘도 이미 화상이 심해서 나중에 실려가서 죽는 사람도 있다.
8. 최근에는 어떤 화재사건을 겪으셨나+힘든 건?
어디 공장에서 화재가 나서 불 끄러 갔는데, 사장이 나와서 자꾸 여기 불을 꺼라, 저기에다 물 뿌려라고 이래라저래라 지시를 했다.
9. 그게 어떤 문제가 되는가?
솔직히 그 사장 입장은 이해한다. 자기 공장에서 불 나서 재산 날아가게 생겼으니 얼마나 죽을 심정이겠나. 어떻게든 재산 하나라도 보존하고 싶겠지.
그런데 우리는 소방관이라서 일차 임무는 불이 더 크게 번지는 걸 차단하는 거고, 또 경험상 불이 붙었으면 거기가 이미 글러먹었는지 아닌지 안다. 사장 눈에는 불 붙은지 얼마 안 되서 물 뿌리면 잡을 수 있을 거 같아도, 겉의 불만 잡아서 되는 게 아니다. 금방 또 다시 피어오르거든. 우리는 일단 주인인 사장이 시키는 대로 거기 물 뿌려서 끄긴 했지만, 아니나다를까 거기서 호스 돌리기만 해도 금방 다시 불 피어오르더라. 결국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중장비 동원해서 그 공장 건물을 다 부술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서 두 가지 강조하심. 사업하는 사람들은 꼭 사업장 화재보험 들 것과, 공장이나 작업장 지을 떄 꼭 화재에 잘 견딜 수 있는 구조 - 내열재를 쓴다든지, 부재가 분리되어 있어 불붙어도 그 구역만 불타고 끝난다든지 - 로 지을 것)
여기까지 얘기하고 집에 돌아가심.
혼자 사시는데 집에 가실 때 엄마한테 김치 바리바리 받아서 싸들고 가시더라...집밥이 너무 먹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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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근무할 만하다곤 함. 실제로 거기 근무 편하다고 하셨음 다만 아무래도 소방관들도 사람이라서 이런 저런 편한 인프라가 많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잇는가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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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만난 소방관 분들은 경북도살만하다고 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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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같은 건 좀 소방공무원 직권 강화로 막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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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영웅의 고충이 있는 법이지 소방관 예산 늘려서 장비좀 빵빵하게 만들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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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관련해서 데인상처가 큰지역이니...그래도 매년 산불 화제가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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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도 PTSD 아닌지 걱정된다. 소방은 아니고 복지쪽 공무원으로 일하던 아는 형님이랑 말투가 비슷하네... 무슨 염세주의자 처럼 변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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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엇는데 멘탈공격 당한느낌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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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만난 소방관 분들은 경북도살만하다고 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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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근무할 만하다곤 함. 실제로 거기 근무 편하다고 하셨음 다만 아무래도 소방관들도 사람이라서 이런 저런 편한 인프라가 많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잇는가 보더라. | 23.03.31 17:3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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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관련해서 데인상처가 큰지역이니...그래도 매년 산불 화제가 나더라 | 23.03.31 17: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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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낙후된 지역임. 인구밀도조차 강원도에 후달림. | 23.03.31 17:3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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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가서 만난거임. | 23.03.31 17:3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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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는 온통 산인데 경북은 진짜 완전 산지임 동네가 그냥 산중턱인대도 수두룩하고 농사짓는 노인들 불놓는거 절대 말 안들음. 낮에 산불조심 단속다닌다고 저녁에 불놓는 사람들임. 내가 경북 35년 살앗는데 우리동네부터 주변동네까지 말듣는 사람 본적없음 조심하면 큰 문제는 안나지만 매년마다 산불남 우리주변 아니라도 어딘가엔 무조건 남 낙동강 줄기 근처라 매년마다 크고작은 산불나면 물 길으러 오는 헬기 수도없이봄 ㅋㅋ | 23.03.31 17:44 | | |
(IP보기클릭)172.226.***.***
내가 경기도 화재 건수 2~3등 왔다갔다 하던 소방서 출신 의방인데 건강만 생각하면 대도시가 인프라 아무리 좋아도 시골이 좋은듯. 멘탈이고 신체건강이고 간에 전국 탑찍는 사건 사고 터지는데는 버텨나질 못함;; | 23.03.31 17:5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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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웤도는 군대때문에... | 23.03.31 18:1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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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같은 건 좀 소방공무원 직권 강화로 막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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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막아도 당장 사람 심리가 어쩔수 없음. 저거라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절망에 대한 회피심리 같은거라 | 23.03.31 18:5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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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딴걸 x까버릴 권리. | 23.03.31 18:5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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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엇는데 멘탈공격 당한느낌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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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영웅의 고충이 있는 법이지 소방관 예산 늘려서 장비좀 빵빵하게 만들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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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도 PTSD 아닌지 걱정된다. 소방은 아니고 복지쪽 공무원으로 일하던 아는 형님이랑 말투가 비슷하네... 무슨 염세주의자 처럼 변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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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age.kakao.com/content/49618629 그런 쪽이라면 난 이거 꼽고 싶음. 드라마적 과장이 필요하다지만, 주인공이 너무 밋힌 놈이야. | 23.03.31 18:0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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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https://www.youtube.com/watch?v=iDkLwz0UOB8 이쪽 베이스임ㅋㅋ 그 만화도 봤지. 개인적으로 인디 프로젝트로 구조 히어로물 만들고 싶은데, 소방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이더라고.... | 23.03.31 18: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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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시 오시면 여쭤 보께여 | 23.04.03 21:5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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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관리 잘 해라 ㅠㅠ | 23.03.31 18: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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