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반적인 부의 증가는 계급 사회를 파괴할 위험을 안고 있었고, 실제로 어떤 면에서는 파괴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적게 일하고, 먹을 것이 충분하고, 욕실과 냉장고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자동차나 심지어 비행기를 소유하는 세상이라면, 가장 분명하고 가장 중요한 불평들의 형태는 이미 사라진 것이다.
부가 보편화된다면, 그것은 어떤 차이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소유물이나 사치품이라는 의미에서의 부는 균일하게 분배되지만 권력은 소수 특권층의 손에 있는 사회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는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여가와 안정을 누릴 수 있다면, 보통의 경우 가난에 허덕이느라 정신적 마비 상태로 살아갈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쓸 줄 알게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그들은 소수 특권층의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것을 조만간 깨닫고 그들을 싹 쓸어버릴 것이다.
결국 계급 사회는 가난과 무지라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20세기 초쯤 몇몇 사상가들이 꿈꿨듯이, 과거 농경 사회로 돌아가는 것도 실천 가능한 해결책은 아니다.
우선 그것은 거의 세계 전역에서 유사 본능이 되다시피 한 기계화 경향과 상출될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낙후된 나라는 군사적으로도 무력해지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더 발전한 경쟁국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