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짱 등의 만화를 보면, 일본엔 '초곱빼기'를 파는 집들이 상당히 많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 오오모리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식사들 말이죠.
물론 만화 먹짱은 상당히 과장된 세계관이지만, 실제로 일본엔 이런 오오모리 집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요즘엔 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요)
제가 올해 봄 방문했던 이 곳도, 이런 오오모리 음식으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직화 부타동을 파는, 돼지대학(부타다이카쿠)이라는 음식점이에요.
도쿄 내에만 지점이 몇 개 있는데, 제가 간 곳은 그 중에서도 닌교초에 위치한 지점입니다.
가게 앞에 가서 입간판을 봅니다.
돼지대학은 양념을 바른 삼겹살을 직화로 구워 밥 위에 얹은 직화 부타동을 전문으로 파는 곳으로.............
............어라...? 잘못 왔나...?
저 가츠동은 뭐래요?
아... 옆에 보니까 있네요.
네. 제가 먹으러 온 음식은 바로 저 부타동입니다.
이 지점이 좀 독특한 것이, 1층은 가츠동을 팔고 3층으로 올라가야 부타동을 팔아요.
그것도 3층 올라가는 계단은 점포 바깥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로 올라가야 한다는 뜻.
엘레베이터가 있길래 저걸 타려고 보니까
옆에 "엘레베이터는 3층으로 운행하지 않습니다. 계단을 이용하세요, 천한 것아" 이라고 쓰여 있군요.
아 이해했습니다.
제가 먹으려는 음식 사진이 보이네요.
접시를 가득 덮은 저 아름다운 고기의 향연을 맛보러 온 것입니다.
(하지만 곧 실망하게 되는데)
헉헉...
돼지라서 그런지 3층까지 올라오는 길이 참 힘드네요
가게 입구로 들어가기 전, 이런 자동판매기가 있습니다.
여기서 표를 사서 들어가야 밥을 먹을 수 있죠.
일단 메뉴가 워낙 많아서 혼란스럽지만, 사진도 있고 번역기를 이용하면 대충 이해가 갑니다.
위쪽이 덮밥, 아래쪽이 사이드 메뉴와 음료 같은 겁니다.
일반 덮밥 메뉴는 스몰, 미디움, 라지, X-라지의 4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1000g짜리 X-라지 메뉴는 별칭이 '대학원생' 입니다.
그 위에는 '석사'와 '박사' 메뉴가 따로 있는데, 각각 무게는 1,500g과 2,000g입니다.
참고로 처음 온 사람은 '대학원생'까지만 시킬 수 있고,
이걸 완식하면 얻는 증명서(?)로 석박사 메뉴에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더군요.
저는 처음 왔으니 대학원생 메뉴를 시켜 봅니다.
가게는 매우 협소합니다.
대부분의 공간이 주방이고, 손님은 일렬로 앉아 테이블석에서 먹게 됩니다
참고로 한 사람이 앉아 있으면 그 뒤로 지나가기조차 꽤 어려운 정도...
한쪽에서는 석쇠에 고기가 열심히 구워지고 있는데요...
석쇠 상태... 저거 맞아...?
괜찮은 걸까? 정말...?
뭐, 괜찮을 거라고 믿어 봅니다. 믿으면 하늘이 도와준다나 뭐라나
조금 기다리니 나온 대학원생 덮밥!
1kg의 무게가 느껴지십니까?
두께도 상당합니다.
이걸 다 먹으려면, 아무리 씹돼지인 나라도 진심을 다해야겠군.
자... 츄라이!
일단 고기를 하나 들어 봅니다.
왠지 조금 찝찝한 석쇠에서 불이 잘 입혀 구워져 나와서 향긋한 것이 매우 좋......
어... 잠깐만
얇은 고기 한 장 집어들었을 뿐인데
밥이... 바로 나오네?
이... 일단 먹기 시작합니다.
고기 한 입, 밥 한 입.
고기 한 입, 밥 한 입.
고기 한 입, 밥 한 입.....
이거...
고기에 비해 밥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체감상 고기는 250g도 안 돼 보이고, 나머지 750g 이상이 밥 같습니다.
나름 밥에도 소스를 조금씩 뿌려놓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많아요.
고기 한 점에 밥을 와구와구 쑤셔 넣어야 밸런스가 맞을 수준
아니, 저 정도 크기면 고기를 2층으로 깔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테이블 위 조미료를 집어 봅니다.
시치미와 후추를 뿌려 봤지만
고기의 간이 세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은근히 저 고기가 간이 아주 세지가 않아서, 밥을 와구와구 퍼먹기가 힘들어요.
그렇게 열심히 먹어봤습니다만....
고기를 다 먹은 상황에서 밥이 절반 정도 남아버렸습니다.
소스가 약간 있긴 했지만, 저 밥들을 약한 소스맛에 의지해서 먹고 싶진 않았습니다.
결국 배도 반 밖에 안 찬 상태에서 젓가락을 놓고 일어났네요.
도전메뉴도 아닌데, 굳이 이런걸로 귀중한 배를 채워야 하나 싶습니다.
아마도 석박사 덮밥에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분들 역시 고기 한 점에 밥 와구와구 전법을 사용했겠죠?
저는 대학원에서 포기했으니 석박사는 꿈도 안 꿀 예정입니다.
여기서 제대로 먹으려면 무조건 고기추가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맛이나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재방문 의사는 없지만요...
많이 드시는 분들도 굳이 억지 밥으로 배 채우실 게 아니면 다른 거 드심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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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저렇게 밥을 오버시켜놓고 쌀이 부족하다니 비싸니 하는 소리를 하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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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가 두꺼워진거 보니까 하루이틀 안씻은게 아니네요 끔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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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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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덮밥류들이 기본적으로 밥비율이 너무 많긴했엇음 보통 먹는것처럼먹으면 밥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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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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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탄의 념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 25.07.15 16: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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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석의 념 아닌지 태클 한 번 걸고 도망가겠습니다'ㅅ'/ | 25.07.15 19: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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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에서는 통탄이라고 부릅니다 사투립니다 | 25.07.15 20: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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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저렇게 밥을 오버시켜놓고 쌀이 부족하다니 비싸니 하는 소리를 하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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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격이 막 오르고 있을 때 갔다온 곳이긴 합니다 | 25.07.15 16: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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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를 자주 갈아주거나 그때그때 벗겨주거나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 25.07.15 16: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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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가 두꺼워진거 보니까 하루이틀 안씻은게 아니네요 끔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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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것 때문에 안 갈 정도로 비위가 약한 것은 아닙니다만, 밥만 잔뜩 줘서 삐진 상태라 그런지 저것도 안 좋아 보이네요 ㅋㅋㅋ | 25.07.15 16: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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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덮밥류들이 기본적으로 밥비율이 너무 많긴했엇음 보통 먹는것처럼먹으면 밥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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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 있긴 한데, 저건 좀 심합니다ㅠ | 25.07.15 16: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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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를 지키는 음식점도 많은데 ㅋㅋㅋ 여긴 딱 저 말에 들어맞는듯 합니다 | 25.07.15 17: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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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고기가 빽빽히 겹쳐 있는 것도 아니고 설기설기 덮여 있어서 더욱요... 전 그래도 좀 빽빽히 덮여 있을 줄 알았습니다 | 25.07.15 18: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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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경우 그래도 국물에 말아지는 형태라 괜찮은데, 밥류는 토핑양은 거의 안 변하면서 밥만 느는 터라 힘드네요 | 25.07.15 18: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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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산봉우리는 사실 그 가게(구 온누리)의 대왕돈까스였죠. 2010년도에 거기 처음 갔을 땐 밥도 그냥 한공기 수준이었는데 통과하는 사람 많아지자 무슨 밥을 작은 수박만큼 퍼주는… | 25.07.15 2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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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기 도전하러 갔었는데... 돈까스 튀김껍질 두꺼운건 이해해도, 밥량이 진짜 보통으로 4공기 이상 되는 압축 고봉밥으로 클리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더러운 수작질에 질려 버렸던 곳이었습니다. | 25.07.15 2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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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분명 안 그랬었거든요. 나중에 가격 올리고 수작질 하기 시작한 이후 발길 끊었습니다 | 25.07.15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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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굳이 다 먹고싶지 않은 구조입니다 | 25.07.15 20: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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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살면서 한끼 배불리 먹겠다면 괜찮겠지만, 여행와서 저걸로 배채우긴 아깝더라구요 | 25.07.15 20: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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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까진 아니고 구성이 별로인 메뉴는 맞습니다 | 25.07.15 20: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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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의 경우 참기름을 섞어 튀기는 경우도 많은 터라 색이 짙어지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근데 석쇠는 실드가 어렵죠 | 25.07.15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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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가격 괜찮고 구성도 좋네요! 참고하겠습니다 | 25.07.16 0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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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저렇게 생각했습니다. 밥을 꽉 채웠더래도 고기를 빽빽하게 올려놨을거라 믿었는데 정말 살짝 덮은 수준… | 25.07.16 0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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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로는 고기가 충분히 많아 보이는데 왜 고기추가를 하나 했건만… | 25.07.16 0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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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까진 아닌것 같고, 그냥 반찬 조금에 밥 왕창 퍼먹는 스타일의 음식점인것 같아요. 일본엔 은근 그렇게 먹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 25.07.16 07: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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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한꺼풀만 들추면 바로 밥이라니… | 25.07.16 15:5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