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글에 불과하니
이게 정론이다, 라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7권의 거짓고백을 한 뒤, 두 히로인의 반응은 각각 달랐습니다.
먼저 유키노시타 유키노.
7권 中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직립부동 자세로 우두커니 선 채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차갑게, 규탄하는 듯한 그 시선에 발이 둔해졌다. 야, 야. 그렇게 괴롭히지 마.
아까 하야마 말 듣고 은근히 데미지 입었으니까 말야.
그런 마음 속의 생각 따윈 전해질 리가 없었다.
유키노시타는 칼날 같은 시선을 풀지 않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유이가하마도 난처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네 그 방식, 정말 싫어.“
유키노시타는 가슴 쪽을 꾹 누르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갈 데 없는 분노가 눈동자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잘 설명은 못 하겠고, 뭔가 답답하지만.. 네 그 방식, 정말로 싫어.“
"유키농..“
그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던 건 유이가하마였다.
꿀꺽, 하고 무언가를 삼킨 뒤 또 다시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내가 답없이 서 있자, 유키노시타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이 입을 열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입술을 꾹, 하고 깨무는 듯이 다물고 있었다.
빨갛게 물든 낙엽이 바람에 흩날린다.
그 나뭇잎을 따라가듯, 유키노시타의 시선도 내게서 떠나갔다.
".....먼저 가겠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뒤 유키노시타는 등을 돌려 걸어나갔다. 이 자리에서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건지,
언제나보다 발걸음이 빨랐다. 지금부터 내가 걸어간다 해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유키노는 하치만의 방식 자체에 불만과 분노를 표하며
하치만의 방식을 부정합니다.
그리고 분노의 탓인지, 하치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잡을 수 없을 속도로 떠나버립니다.
사실 하치만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맡긴다며, 신뢰를 보내오던 유키노가
결과를 보고는 방식 그 자체를 부정하고는 떠나버린 것입니다.
6권 中
인적 없는 체육관. 등 뒤에서 일정한 속도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이윽고 내 옆에 나란히 선 사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였다.
“……정말로 누구든 구원해버리는구나."
“엉?"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되물었다.
“원래대로라면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친 사가미는 용서받지 못했겠지. 그렇지만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사가미는 잔인한말에 상처받은 피해자였어. 그 친구들뿐만 아니라 하야마라는 증인까지 갖춘 엄연한 피해자.”
사실 6권에서 유키노가 '누구든지 구해버린다'며 극찬했던 사가미때의 해결방법도
따지고보면 결과는 7권과 그다지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하치만이 위악으로 '가해자'가 되어서 사가미 대신 미움받는자가 되었고
사가미는 그 결과 피해자가 되어 직접적인 미움의 대상에선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실상은 6.5권에서 드러나듯 실제로는 사가미도, 그 주변사람들도
하치만을 적으로 삼음으로서 사가미 불쌍해라는 분위기를 연출했을 뿐이고
속으로는 사가미를 비난하는, 정말로 구원받지는 못한 기만적인 결과에 불과했던 것이었죠.
게다가 유키노 입장에서는 하치만과 서로 좋아한다고 생각했거나,
(그야 자기가 거짓말 친 것도 이해해주고, 자기가 부탁했다고 전교생의 적이 되어가며 사가미를 데려왔으니...)
최소한 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왔으나
하치만은 유키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
토베도 구원받지 못하고, 호감을 가지고 있던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도 않고, 하치만 본인도 위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해버렸기에
유키노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하치만을 이해했다. 라는 생각 자체가 부정된 일이기도 하기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2가지 이유인데,
첫 번째로는 자신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온 하치만이 자신이 생각하던 하치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그 누구도 구해버린다고 생각했던 하치만은 토베, 유키노, 심지어 하치만 본인까지 위험했던 기만적 해결방법)
즉, 유키노 입장에서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로는 호감을 가지고 있던 남자가 눈 앞에서 다른 여자에게 고백해버린 일.
(두 번째라기 보단 첫 번째의 하위항목에 가깝지만..)
그리고 8권 마지막에서도 “이해 할 거라고만 생각했구나…….”
라는 대사 역시 저 문제와 일맥상통합니다. 저 문장 자체는 중의적인 의미인지라 100% 동일한 문제는 아니지만
8권에서도 하치만이 7권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버렸기에
유키노는 말 그대로 하치만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이가하마 유이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7권 中
"하지만..“
갑자기 나온 그 말에, 내 다리도 멈췄다. 갑자기 옷자락이 잡아당겨져 무심코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거.. 하지 말기로 하자.“
그렇게 웃지 말아 줬으면 한다. 괴롭고, 너무도 가슴아파 보여서,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슬쩍 시선을 돌렸다.
동정을 받는 것보다, 분노를 향하는 것보다, 그렇게 미소를 짓는 게 무엇보다 버티기 힘들었다.
"그게 가장 효율이 좋았어, 그것 뿐이야.“
입을 통해 나올 말은 이 정도밖에 없었다. 좀 더 논리를 담아 설명할 수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미사여구를 담아 내가 한 일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은 뱃속에 남아 그대로 부패해갈 뿐이었다.
"효율이나..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냐..“
고개를 숙인 채여서, 그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해결을 바라지 않는 녀석도 있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녀석도 당연히 있
고. 모두한테 해피 엔딩으로 끝낼 수는 없어. 그렇다면 타협을 할 수 있는 점을 찾을 수밖에 없지.“
말하면서 나도 알게 되었다. 아아, 이건 궤변이다. 내 행위의 책임을, 실태 없는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떠넘기는 듯한 변명밖에 되질 않는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기만이다.
그런 걸, 유이가하마가 알아채지 않을 리가 없다.
훌쩍,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 듯했다.
"토벳치도 차이지 않았고, 하야토이나 다른 애들도 사이좋게 지낼 거고, 히나도 신경쓰지 않고
끝날 거고.. 이걸로 내일부터 또 언제나처럼 변함 없이 지낼 수 있을지도 몰라.“
떨리는 목소리는 내게 반론을 허용치 않았다. 떨리는 손가락 끝은 내게 행동을 허용치 않았
다.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도 하지 못한 채, 난 그저 그 자리에 굳어 묵묵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말야..“
살짝 잡혀 있던 옷자락이 한 순간 놓여졌다. 하지만, 다시금 더욱 강한 힘으로 내 옷자락을 쥐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좀 더 생각해 줘...“
그 말을 한 뒤, 살짝 터져나오는 숨소리가 들렸다.
"...어째서.. 많은 걸 알면서.. 그걸 모르는 거야?“
알고 있어.
바뀌면 돌아올 수 없다는 것만은. 그게 어떤 형태로 변화한다 하더라도, 돌이킬 수는 없다. 그것만은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이가하마가 잡고 있던 블레이저가 왠지 무겁게 느껴졌다.
꾹, 하고 쥐고 있는 그 손엔 별 힘은 들어가 있지 않을 텐데도, 왠지 어깨가 무거웠다.
그대로 내팽겨쳐져, 무너져버릴 것 같을 정도로.
"그런 거.. 싫어.“
어린애같이 약한 목소리로 말한 뒤, 내 옷자락을 잡고 있던 유이가하마의 손이 풀렸다.
그대로 한 걸음, 두 걸음, 거리가 멀어져간다.
쫓아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유이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유이는 이런 것을 하지 말자고 말하지만
"토벳치도 차이지 않았고, 하야토이나 다른 애들도 사이좋게 지낼 거고, 히나도 신경쓰지 않고
끝날 거고.. 이걸로 내일부터 또 언제나처럼 변함 없이 지낼 수 있을지도 몰라.“
라고 말하며 하치만이 내놓은 방식, 결과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유이가 말한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달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부탁을 했습니다.
자신을 상처입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유이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해서
하치만 자신과 자기자신(유이)을 상처입히지 말아달라는, 그런 부탁입니다.
하치만 역시 그런 부탁에 상당히 가슴아파합니다.
왜냐하면 하치만 역시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행동으로 유이를 상처입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유이에게는 변명하고, 가슴아파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겁니다.
사실 이 문제는 6권에서 이미 시즈카가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6권 中
“히키가야, 누군가를 돕기 위해 너 자신을 상처 입혀서는 안된다."
희미하게 풍겨오는 담배 냄새와 그에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손가락.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는 내 마음속까지 꿰뚫어보는 듯했다.
“아뇨,딱히 상처 입을 정도는……."
“……설령 네가 그 고통에 익숙해졌다 해도 말이다. 네가 상처 입는 걸 보며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슬슬 깨닫도록 해라.”
유이 日
"다른 사람의 마음도.. 좀 더 생각해 줘...“
시즈카 日
“……설령 네가 그 고통에 익숙해졌다 해도 말이다.
네가 상처 입는 걸 보며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슬슬 깨닫도록 해라.”
6권의 시즈카와 7권의 유이가 말하는 것은 결국 같은 겁니다.
스스로 상처입히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가슴 아프다는 걸 알아달라.
사실 유이는 하치만이 저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있더라도 그런 모습을 보게된다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겠죠.
이 부분은 8권에서도 언급됩니다.
8권 中
“지지 연설 때문에 불신임이 된다면, 아무도 잇시키에 대해선 신경 안 쓸 거 아냐.”
패배의 이유를, 거부의 이유를, 부정당하게 된 까닭을 바꿔치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면 아직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남아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기 전에, 나는 일단 중간에 말을 끊었다.
그것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도,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서도, 대화의 리듬을 살리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지 불온한 침묵이 감돌기 시작하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유이가하마는 아무 말 없이 슬픈 눈으로 가만히 나를 바라보더니, 뭔가 씁쓸한 걸 삼키기라도 하듯 고개를 푹 숙였다.
중략
“있잖아, 그 연설 말야, 누가, 하려구……? 그런 거, 난 싫어.”
가냘프고, 아무 힘도 없는 목소리임에도, 지독하게 귓가에 맴돈다.
“그건…… 잘 할 수 있는 놈이 하면 될 거 아냐.”
8권에서 또 하치만이 7권과 유사한. 아니, 어떻게 보면 더 심한 방법으로 자신을 상처입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자 유이는 그런 건 싫다고 말합니다. 7권에서도 볼 수 있던 대사죠.
7권과 8권의 그런 건 싫다의 공통점은 하치만이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스스로를 상처입히려고 할 때.
라고 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유이는 하치만이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모습을 유이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줬기에
그런 반응을 보였다. 라고 말 할 수 있겠네요.
같은 작품의 히로인들이지만
같은 사건, 같은 상황에서 느낀 점과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 꽤나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유키노가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첫 번째로는 자신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온 하치만이 자신이 생각하던 하치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그 누구도 구해버린다고 생각했던 하치만은 토베, 유키노, 심지어 하치만 본인까지 위험했던 기만적 해결방법)
즉, 유키노 입장에서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낄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로는 호감을 가지고 있던 남자가 눈 앞에서 다른 여자에게 고백해버린 일.
(두 번째라기 보단 첫 번째의 하위항목에 가깝지만..)
유이가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하치만이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모습을 유이에게 보여줬기에.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어떤 분이 이 부분을 궁금해 하시길래 글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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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히 내가 받아야 될 고백을 (연기라도)딴 뇬 한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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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찔려서 그러시는구나(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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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히 내가 받아야 될 고백을 (연기라도)딴 뇬 한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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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0.18 2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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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잖아요! (도망 | 17.10.18 2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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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0.18 21: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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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갓
아, 찔려서 그러시는구나(도주 | 17.10.18 2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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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0.18 2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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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는 납득은 했죠. 자기 상처입히는 식으로 하지말라 한 거.. | 17.10.19 06: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