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건담 THE ORIGIN이 정사로 취급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봅니다

[스트이 워너]

THE ORIGIN은 79년의 오래된 작화로는 퍼스트 건담을

해외에 알리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선라이즈가

퍼스트 건담이라는 컨텐츠를 알리고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기획입니다.

퍼스트 건담에서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 감독을 담당한 만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처음에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존재감 때문에

퍼스트 건담의 만화화를 부담스러워했으나도미노 감독의 흔쾌한 허락,

에반게리온처럼 캐릭터 디자이너가 그리는 만화 작품의 색다른 맛에 힘입어

선라이즈의 요청을 수락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건담 THE ORIGIN은 리메이크 작품이 아니라는 거죠.

리메이크라 함은 원작의 기본 설정이나 이야기 등은 거의 흡사해야 하지만

THE ORIGIN은 로봇 만화의 가장 큰 줄기인 로봇에 대한

배경 설정부터 퍼스트 건담과 크게 다릅니다.

또 몇몇 주요 인물의 행적이나 사건 많이 다르고요.

THE ORIGIN은 THE ORIGIN만의 세계관을 가진 별다른 작품,

즉 페럴렐 작품이라 봐야 옳겠죠.

대표적으로 영화 [배트맨]이 크게 20세기판과 놀런판으로 나뉘듯

THE ORIGIN은 야스히코의 오리지널 설정과 해석이 가미된

말 그대로 야스히코판 퍼스트 건담이 되겠죠.

인터뷰에서 몇 차례 밝혔듯이 본래 도미노 감독과 자신이 구상하려다가

제작 사정으로 못 다한 얘기, 특히 인물 중심의 얘기를 비롯해

아무로가 우주로 올라간 극 후반부에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제작에 깊이 관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개인적 아쉬움과 함께

'나라면 이렇게 그렸을 텐데' 하는 소회를 담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THE ORIGIN이 만일 정사가 되면 현재 우주 세기의 모든 MS 설정이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MS IGLOO나 08 MS 소대와 같이 전쟁 초중반을 그린 작품들은 흑역사가 되겠죠.

따라서 선라이즈가 퍼스트 건담을 밀처내고 THE ORIGIN을 정사로 인정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30년간 퍼스트 건담의 플라모델을 찍어 온 반다이도 크게 반대할 겁니다.

무엇보다 79년의 퍼스트 건담이 현재 모든 건담 작품(애니, 게임, 소설, 만화, 모형 기획 등)의

원작이고 후대 작품의 설정 토대가 되었기 때문에 그걸 부정하는 짓은 못 할 겁니다.

지금이 한 2050년이나 2100년이라면 모를까 퍼스트 건담을 어릴 적에 직접 TV로 본

많은 올드팬드과 또 새로운 퍼스트 건담 팬들이 존재하는 한

THE ORIGIN을 우주 세기 건담의 정사로 내세우는 일은 없을 겁니다.

THE ORIGIN이 만화로 새로 그려지면서 올드팬들도 크게 기뻐하며 환영한 것은

만화를 그린 이가 다름 아니라 야스히코 요시카즈였기 때문입니다.

또 요시카즈도 자신이 작품이 79년의 퍼스트를 밀어내고 정사작으로 인정 받길 원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요시카즈는 만화 완결 후 가진 인터뷰에서 79년의 퍼스트 건담을

One of them(수많은 건담 작품의 하나)이 아니라 Only one이라고 평가할 만큼

79년의 퍼스트 건담이 가진 상징성과 영향력을 대단히 높이 샀습니다.

Z건담도 THE ORIGIN처럼 새로 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마 최소 10년 간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Z건담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야스히코가

오늘 당장 Z건담 만화를 새로 그린다면 모를까

Z건담의 작화 감독이었던 기타즈메 히로유키의 만화 C.D.A. 붉은 혜성의 초상과

연재 중인 Z건담 디파인은 평이 그리 좋지 못 합니다.

아니 평이 안 좋다기 보다는 인기나 관심 자체가 없어

플 자매의 팬인 저로서는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둘째는 만들 명분이 없습니다.

기체 디자인이  THE ORIGIN처럼 새로 바뀌기라도 했다면

플라모델 상품 발매 때문에라도 영상화 가능성이 있을 텐데

디자인이 바뀐 것도 아니고, 제작진들이 따로 아쉬움을 가진 이유나 사례도 없고,

더군다나 몇 년 전에 극장판 3부작까지 만든 마당에

Z건담의 리메이크나 페럴렐 작품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한 2040~50년쯤 가서 도미노 감독이나 야스히코, 오카와라 등의

건담계 유력 인사들이 나이 들어 사망하고

80년대의 건담팬들도 할아버지가 될 때쯤

은근슬쩍 새로운 감독 앉혀놓고 [眞 기동전사 건담], [新 기동전사 건담]

[기동전사 Z건담 THE ORIGIN] 등의 제목으로 신규 제작해도 누가 뭐라겠습니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어서 우주 세기를 대체할 새로운 세계관 확립이겠죠.

건담 SEED 시리즈가 우주 세기처럼 30년은 못 가더라도

최소 10년 정도는 코즈믹 이라라는 거대 세계관을 바탕 삼아

많은 후속작을 만들어 줄거라 기대했건만

DVD만 대박 터트리고 정작 토대가 될 세계관 및 작품 자체가 대실패하는 바람에

자꾸 더블오나 AGE 같은 세계관이 다른 작품들을 만들게 하고,

그 와중에 AGE는 실패, 우주 세기에 빌붙은 건담 UC는 성공이라는 결과로

우주 세기 의존증은 더욱 더 심화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주 세기에 애착을 가진 팬들이나

우주 세기는 싫은 팬들 모두에게 못 할 짓이죠.

[불꽃캅]

동인지.

[사인참사검]

건담 오리진이 새로운 정사가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루리웹-3649224877]

나는 이게 정사라 생각해... 어짜피 믿고싶은 것만 믿어도 되는게 덕질의 세계니까... 스만...

[생존전략]

오리진이 뭔지 조금만 찾아본 사람이라면 이게 정사다라고 주장할 건덕은 없을듯..

[나메크 성인]

오리진은 정사라기보단 걍 재해석

[루리웹-3649224877]

나이가 많아지니 우주세기 외에는 그냥 건담 소설같고 우주세기는 정사인것 같은데... 이글루, 0080, 0083, MS08까지 덕지덕지 붙다보니 정사라는 것은 모호해지고 새로운 것이 붙여져 새로운 정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는 과거의 설정만으로는 이야기가 작으니 이야기 소재를 늘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하고있죠.

[루리웹-457081363]

2012년에 쓰신 글이군요. 지금은 2017년11월말......2012년의 예상과는 많이 달라졌네요.
디오리진은 퍼스트건담의 모자란 설정과 빠진 구멍들을 메꿔주는 명작으로 대접받고 있고,
애니화도 이루어지고, 프라모델도 나오고 있고,
Z건담 디파인도 원작 파괴는 있지만 나름 흥미있게 연재되고 있고...

[루리웹-1543224771]

근데... 원작 작가가 만들걸 아니라고 해봐야 ;; 그냥 본인 믿고 싶은걸 믿고 싶다는거 뿐이 안되지 않나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