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닌텐도를 쉴드 치거나 닌텐도를 깔 의도가 아닌(조금은 까고 싶지만), 순수한 정보글로 썼습니다.
프로콘을 살 예정이거나, 보유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분들이 나중에라도 찾아보실 수 있게 상세히 적어보겠습니다.
제일 아래 세줄 요약도 해두었습니다.
1. 스틱 문제
정발 후 프로콘을 사서 400시간 이상은 썼습니다. 스플 250시간, 젤다 100시간, 셀레스테 50시간.
샀을 때부터 asf-110fr로 테이핑을 했기 때문에 갈림 현상 거의 없이 잘 쓰고 있었지만..
얼마 전부터 스플래툰 하면서 제 오징어가 자꾸 걸어다니더군요. 힘차게 12시 방향으로 스틱을 미는데도.
설정에서 스틱 감도를 확인해보니 특정 각도에서 12시 방향으로 스틱을 밀 때, 스틱이 자꾸 아래로 내려오는 증상을 발견했습니다. (12시에 고정돼 있는데도)
https://www.youtube.com/watch?v=qiKgEPBpmIU
제 영상은 아니지만 링크한 영상의 증상과 비슷합니다.
자가수리를 할 때 하더라도 a/s부터 먼저 받아보려고 닌코 홈페이지를 갔더니.. 보통 10일이 걸리는데 as 물량 폭주로 2배의 시간이 걸린다더군요.
그 패기에 지려서 고민 끝에 자가수리를 결정했습니다. 얼마 전 조이콘에서 나타난 증세와 비슷했고, 그때는 bw-100을 칙 뿌려서 쉽게 해결했기에 프로콘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틱 문제는 완벽히 고쳤습니다
패드를 분해해서 기판 여기저기와 스틱에 꼼꼼히 bw-100을 떡칠한 결과 해결 완료. 역시 무안단물...
다만 bw-100으로 해결이 됐다는 것은 원인이 먼지 때문이었다는 것인데.. 스틱 갈림을 조심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 십자키 문제
스틱을 고치려고 기판을 다 뜯은 김에 십자키도 한 번 건드려보고 싶더군요.
프로콘 십자키.. 참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데요. 저는 크게 불만을 느끼지 않고 써왔습니다.
십자키에 굉장히 민감한 게임 중에 하나인 셀레스테도 프로콘 써서 b사이드까지 대부분 클리어했고요.
십자키 문제에 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프로콘 십자키는 좋게 말하면 민감하고, 나쁘게 말하면 정확도가 좀 떨어집니다.
특히 대각 입력에 굉장히 민감하고 관대한 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를 입력하는데 조금만 위아래로 치우치면 ↗나 ↘가 입력되고, ↑을 입력하는데 ↖나 ↗가 입력되는 식입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젤다를 예로 들면 무기를 바꾸려고 →를 눌렀는데 ↓에 가까운 ↘로 인식이 돼서 갑자기 휘파람을 분다던가 하는 일이 생깁니다.
테트리스는 뭐 말할 것도 없겠죠.
다만 이것도 주로 하는 게임과 적응에 따라서 개인차가 있습니다.
저는 젤다를 하면서 그런 문제가 생긴 일이 거의 없었고요, 셀레스테를 하면서도 좀 더 정확하게 누르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대각 판정이 관대하기 때문에, 대각 이동을 할 때는 편하게 대충 누르다가 상하좌우를 입력할 때는 정확하게 입력을 하는 식으로요.
문제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주로 하는 게임에서 십자키의 대각 이동은 별로 쓰지 않고, 상하좌우의 정확한 입력만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십자키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프로콘 십자키에 대한 불만이 별로 없었지만, 어떻게 바뀌는지 볼려고 호기심에 많이 알려져있는 자가수리법을 써봤습니다.
기판 십자키 부분에 절연테이프+스카치테이프를 붙이는... 유투브에 나와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그렇게 십자키를 변형시킨 다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하게 되더군요. 이걸 무조건 우열의 관계로 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십자키 자가수리라고 말하는 방법을 쓰면 어떻게 되는가.
십자키가 직선을 정확하게 인식합니다. 대신 대각 판정에 굉장히 굉장히 인색해집니다. 어설프게 누르면 전부 직선으로 인식합니다.
나는 ↗나 ↘를 입력했다고 생각하는데 →로 나가는 경우가 꽤나 생깁니다.
만약 이 상태로 프로콘이 출시됐다면 이건 이거 대로 욕먹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각선 입력 더럽게 안된다고요.
네가 여태 문제가 있는 프로콘만 써서 그런 것 아니냐?
엑원 패드도 있어서 둘다 놓고 게임 해가면서 비교해봤습니다. 변형된 패드는 대각 입력이 까다로운 게 맞습니다.
물론 제가 기존 십자키 상하좌우 누르듯이 신경써서 대각 입력을 누르니 잘 입력됐습니다.
상하좌우의 정확한 입력이 더 중요하고, 직선 입력할 때 대각선 입력이 자주 나와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은 시도해보셔도 될 듯 하네요. 여기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3. 분해시 주의점
프로콘 십자 나사는 #00, No. 00 나사입니다. 아마 미니 드라이버, 정밀 드라이버를 구매하실 텐데 규격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문과라 ph 00 과 No. 00 이 같은지 다른지 몰랐지만 아마 같은 것 같습니다. ph 00으로도 분해가 잘 되었습니다.
다이소 드라이버는 별로라고 해서 이마트 가서 메이드 인 재팬 드라이버 세트 사서 했습니다. 다이소 까는 건 아닙니다..
다만 나사를 다 풀고 (총 15개) 마지막 나사에서 드라이버가 계속 헛돌아서 쌍욕과 후회가 교차했는데, 나사에 bw-100을 칙 뿌리고 나니 거짓말처럼 돌아갔습니다.
만원 주고 산 bw-100이 제 삶의 질을 이렇게 높여줄 줄 몰랐습니다. 강추합니다.
분해는 쉬웠지만 재조립은 케이블이 2개 있는데 다시 끼울 때 좀 까다로웠습니다. 영상 자세히 보시고, 끼운 케이블이 잘 고정됐는지 확인하시면서 재조립하세요.
세줄 요약
1. 아날로그 스틱 인식 문제가 생겨서 프로콘을 분해해봤고, 호기심에 십자키도 건드려 봄.
2. 스틱은 bw-100 골고루 뿌려서 깔끔하게 고침. bw-100 강추. 홍보 아님.
3. 기존 십자키는 대각 입력이 쉬운 대신 직선 입력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오입력이 생기기 쉽고, 십자키 기판을 자가수리 하면 그 반대가 된다. 직선이 쉽고 대각이 어려워짐. 유저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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