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 미성년자에게는 부적절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부탁 드립니다.
소설 시리즈 '제임스 본드' (007)의 영화화 판권이 흩어져있던 상황에 다른 배급사들(콜롬비아,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끼리 서로 견제하며 동일년도에 개봉한 '카지노 로얄' 실사판과 '두 번 산다' 실사판, 운석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소재는 겹치나 서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은 달랐던 '딥 임펙트'와 '아마겟돈', 영역이 달라 딱히 서로 견제할 의도도 없고, 소재도 다르지만 제목과 공♥♥♥도가 우연히 겹친 TV 시리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그리고 '길복순'이 성공하면서 제작된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에 나온 작품들은 과거부터 여럿 있었습니다.(제목이 사마귀인 작품들끼리 비슷한 타이밍에 나온 것을 다룬 관련 기사도 존재)
고현정과 임시완, 9월에 만나는 두 '사마귀'
https://www.mt.co.kr/entertainment/2025/08/28/2025082811357230666
극장 영화를 B급 짭퉁 목버스터 영화사 어사일럼처럼 비디오 영화로 따라한 경우도 아니고, 우연히 공개 시기가 겹친 것도 아닌, 의도적으로 동일년도에 동일 소재 작품을 낸 경우가 한국에도 있었는데, 타이틀에도 적은 두 편의 컬러 영화, '춘향전'과 후술할 '성춘향'이 동시기인 1961년에 나온 작품들입니다.
춘향전
The Love Story of Chun-hyang ( Chun-hyang Jeon ) ㆍ 1961 년
홍성기 연출작, 김지미 , 신귀식 , 양미희 , 김동원 , 유계선 출연작으로 후술할 '성춘향'이 제작에 먼저 들어간 뒤 나중에 제작을 시작하여 성춘향을 제작하던 '신필름' 측에서 이를 따지기도 했으며, 제작 시작은 나중에 했음에도 극장 개봉은 이 작품이 10일 먼저 개봉했습니다.(춘향전은 1961년 1월 18일, 성춘향은 1월 28일에 개봉)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0628#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으로 KMDB에서 본편 영상 및 관련 칼럼들과 사료들도 공개 중이며,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한 작품 소개입니다.
1960년 홍성기와 신상옥의 `춘향전' 영화화 경쟁은 당시의 신문 지면을 장식한 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고, 한국영화계는 `홍춘향'과 `신춘향'으로 일컬어지며 양분되다시피 했다고 한다. <별아 내 가슴에>(1958)의 흥행 감독 홍성기는 <황혼열차>(1957)로 데뷔한 부인 김지미를 춘향으로, 신인 신귀식을 이도령으로 출연시켜 영화를 완성, 신상옥의 <성춘향>보다 일주일 앞서 개봉했다. 결과는 <성춘향>의 성공이었다. 두편 모두 칼라시네마스코프로 원본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지만, <성춘향>의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칼라에 비해 <춘향전>의 칼라는 평면적이며 시네마스코프의 넓은 화면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클로즈업 쇼트가 적고 미디엄숏, 롱숏 등 인물과 거리를 둔 쇼트들이 많다. 이러한 요인은 김지미와 신귀식의 춘향과 몽룡이 그다지 매혹적이지 못하다는 것과 더불어 관객의 재미를 반감시킨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61-01-18 심의번호 제1708호 상영시간 110분 개봉일자 1961-01-18
내용정보
-
개봉극장
국제,국도
노트
■ <춘향전>의 제작에 쓰인 필름 약 5천 피트를 밀수품 판매업자로부터 구입해 3백여만 환의 부정이득을 보았다는 혐의로 서울세관에 현품을 압수당하하고 홍성기 감독이 입건됨. 혐의가 밝혀지기 이전에 <춘향전>의 현상을 위해 홍성기 감독이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범법자를 출국시켰다하여 논란이 됨. [조선600924(석3), 서울6000929(3)]
■ <성춘향>과 <춘향전>은 비슷한 시기에 약 8천만 환이라는 동일한 제작비와 칼라시네마스코프로 제작에 들어가 과도한 경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됨. 특히 `영화제작가협회(영제협)'의 "내용의 3분의 1이 같을 경우 제작을 허용치 않는다"는 규약을 근거로 먼저 제작에 들어간 신상옥 감독이 영제협에 진정서를 제출함. 영제협은 <춘향전>보다 먼저 제작신청을 한 신상옥 감독의 기득권을 인정했지만, <춘향전> 제작에 관여하고 있던 조용진 영제협 회장의 지지 아래 <춘향전>도 제작에 들어감. 이를 계기로 신구파로 나뉘어져 있던 영제협은 총회에서 <성춘향>을 지지하는 신파와 <춘향전>을 지지하는 조용진 회장의 구파로 완전히 양분됨 [서울600826(석4), 조선600903(석4), 서울610116(석4), 경향610118(4), 한국610129(6)]
성춘향
Seong Chun-hyang ( Seong Chun-hyang ) ㆍ 1961 년
신상옥 연출작, 최은희 , 김진규 , 도금봉 , 허장강 , 이예춘 출연작으로 위에서 언급했듯 경쟁사의 '춘향전'이 먼저 개봉하고, 후대에 비해 나이를 더 중시하던 시절 당시 20대 배우 김지미와 30대 배우 최은희가 각각 주연을 맡은 상황, 신필름 사무실에 괴한이 습격하는 사건 발생, 후대에 비해 상영관도 부족하고 문화 생활을 즐길 여유 역시 부족했던 시대적 한계 등 여러 변수 속에서도 38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해 당시 기준으로 엄청난 대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이후 영화제 수상작이 되고, 해외에도 수출되며 추가 수익을 거두었으며, 후대에도 주목 받아 디지털 복원 작업 대상 작품들 중 하나로도 선정됐습니다.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0631#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으로 KMDB에서 본편 영상 및 관련 칼럼들과 사료들도 공개 중이며,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한 작품 소개입니다.
남원 사또 자제 이 도령(김진규)은 단옷날 광한루로 나왔다가 그네를 타는 춘향(최은희)을 본다. 하인 방자(허장강)에게 춘향을 데려오라 하나, 어미는 기생이지만 아비는 참판이고, 기생 짓은 마다하고 글 읽기와 서화에 골몰하는 콧대 높은 춘향은 호감을 감추고 남의 집 처자를 오라 가라 한다며 거절한다. 어느 밤 춘향의 집에 찾아온 이 도령은 춘향 어미 월매(한은진)에게 춘향을 아내 삼기로 맹세한 후 첫날밤을 치른다. 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던 중, 이 도령은 한양으로 부임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가야 할 처지가 된다. 함께 한양 갈 꿈에 부풀은 춘향이지만, 기생집에 출입한다고 부친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은 이 도령은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한양으로 떠난다. 신관 사또로 부임한 변학도(이예춘)는 춘향의 미색에 홀려 수청을 명하나, 춘향은 기생은 사람도 아니고 절개도 없냐며 수청을 거절하고 하옥된 후 모진 고초를 당한다. 한편 장원급제한 이 도령은 암행어사로 제수 받고 남원으로 내려와 월매를 만난 후 짐짓 몰락한 척하며 노잣돈이라도 얻으러 왔다 한다. 옥중에서 이 도령을 만난 춘향은 자신의 처지도 잊고 월매와 향단(도금봉)에게 그를 극진히 대해줄 것을 부탁한다. 다음날 변학도의 생일잔치 중 춘향이 처형을 당하는 찰나, 암행어사로 등장한 이 도령은 변학도를 파직하고 춘향을 구한다.
수상정보
제 5회 부일영화상(1962):남우주연상(김진규)
음악상(정윤주)
기타 수상정보
■ 제 3회 `영화세계 인기상' 작품상 수상
■ 제 8회(1961) 아시아영화제 출품, 제 22회(1961) 베니스국제영화제 출품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61-01-26 심의번호 제1709호 관람등급 중학생이상 상영시간 144분 개봉일자 1961-01-28
내용정보
-
개봉극장
명보
수출현황
일본.홍콩(62),미국(63)
노트
■ 1961년 현재 국내외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움(서울 개봉관 기준), 관객수 약 38만 명(상영일수 74일) [조선610428(4)]
■ 일본 대영계 극장과 계약하여 로얄티 5,000 달러에 수출. 일본 6대 도시에서 개봉. [조선620418(석4)]
■ <성춘향>과 <춘향전>은 비슷한 시기에 약 8천만 환이라는 동일한 제작비와 칼라시네마스코프로 제작에 들어가 과도한 경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됨. 특히 `영화제작가협회(영제협)'의 "내용의 3분의 1이 같을 경우 제작을 허용치 않는다"는 규약을 근거로 먼저 제작에 들어간 신상옥 감독이 영제협에 진정서를 제출함. 영제협은 <춘향전>보다 먼저 제작신청을 한 신상옥 감독의 기득권을 인정했지만, <춘향전> 제작에 관여하고 있던 조용진 영제협 회장의 지지 아래 <춘향전>도 제작에 들어감. 이를 계기로 신구파로 나뉘어져 있던 영제협은 총회에서 <성춘향>을 지지하는 신파와 <춘향전>을 지지하는 조용진 회장의 구파로 완전히 양분됨 [서울600826(석4), 조선600903(석4), 서울610116(석4), 경향610118(4), 한국610129(6)]
■ 신필름 사무실에 괴한이 들어 집기를 부수고 직원을 폭행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두 영화사 간의 춘향전 경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 [경향610122(석3)]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춘향전>과 <성춘향>의 경쟁은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시도라는 대결 구도뿐만 아니라 20대의 젊은 춘향 김지미와 30대 춘향 최은희, 기존의 흥행 감독 홍성기와 신진세력 신상옥 간의 대결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참 인기가 부상하던 젊은 춘향이 나오는 <춘향전>이 더 우위에 있다고 점쳤었다. 그러나 결국 홍성기ㆍ김지미 커플을 꺾고 신상옥ㆍ최은희 커플의 완벽한 승리로 결론이 난다. 당시 기사에 의하면 <춘향전>의 평면적인 색조에 비해 코닥 필름으로 촬영하고 일본 동양현상소에서 프린트를 제작한 <성춘향>의 칼라는 현란하고 화려하면서도 고전적인, 본격화된 컬러로 평가받았다.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십분 활용한 풍부한 미장센도 볼거리이다.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하다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나 죽기 직전에 나오는 창(唱)이 음악으로 활용되어 춘향의 비극적 정서를 자극한다면, 방자 역의 허장강, 향단 역의 도금봉, 포졸 역의 구봉서와 김희갑, 허봉사 역의 양훈은 영화에 코미디적 요소를 부여한다. 또한 변학도의 생일잔치에서 풍악을 울리며 무희들이 춤을 추고 탈춤이 공연되는 장면이나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춘향의 목을 베기 위해 망나니가 칼춤을 추는 장면은 시네마스코프 화면 속에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상옥 감독은 임희재 각본의 재치있는 대사와, 희극적 요소와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조화시켜 영화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창, 탈춤, 고전무용 등 ‘한국적인’ 요소들을 스펙타클로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안정적인 상업영화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춘향전’이라는 우리의 고전을 이 영화가 새롭게 해석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이야기를 대중영화의 화법으로 풀어낸 신상옥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36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여 1968년 <미워도 다시 한 번> 이전까지 약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흥행 신기록을 유지하였다.
■ 한국영상자료원이 2017년부터 2년에 걸쳐 디지털 복원한 작품. 국내 컬러 시네마스코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작품이나, 지금까지 <성춘향>의 프린트는 3종의 각기 다른 버전으로 보존되고 있었다. 개봉 당시의 원본에 가까운 복원을 위해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을 기초로 하되, 오리지널 네거티브에서 유실되어 프린트 필름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장면들을 모아 총 144분의 판본으로 복원되었다. (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램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발굴, 복원 그리고 재창조'> 2019.5.2~8)
'성춘향'의 경우 'KTV 시네마'에서도 도입부의 해설 영상과 함꼐 공개 중이며 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https://www.ktv.go.kr/program/home/PG2160006D/content/528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