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시티, 황혼 중학교에 설치된 2학년 2반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
이곳에선 현재 하림과 청월, 그리고 호철과 수진이 각각 한 팀을 이루어 태그 듀얼을 진행하고 있었다.
태그 듀얼에 임하는 듀얼리스트들은, 각자 첫 번째 턴에는 배틀 페이즈를 실행할 수 없기에 기본적인 전개 정도만 마친 상황.
현재 네 사람의 필드와 묘지, 그리고 패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하림&진청월
LP : 10100 (레드 레조네이터의 효과로 +2100 포인트)
몬스터 존 : [혼돈마룡 카오스 룰러], [플뢰르 드 바로네스]
필드 존 : [드라이트론-파프니르]
마법/함정 존 : [스카레드 레인(청월이 세트한 카드)]
묘지 : [콜 레조네이터], [하루 우라라], [레드 레조네이터],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 [레드 라이징 드래곤], [비스테드 마그나무트], [싱클론 레조네이터] 2장, [비스테드 드루이드브룸], [이펙트 뵐러], [드라이트론 노바], [무덤의 지명자], [사이버 엔젤-벤텐-], [아크 디클레어러], [드라이트론-밴 알파], [드라이트론-알 제타], [디클레어러 디바이너], [액셀싱크로 스타더스트 드래곤]
제외 존 : 없음
하림의 패 : [드라이트론-르타 델타]/[증식의 G]/[메테오니스 드라이트론=DRA]/드로우 페이즈에 드로우한 카드(정보 불명)
청월의 패 : [크림즌 레조네이터]
김호철&한수진
LP : 8000
몬스터 존 :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오버레이 유닛 3개)]
엑스트라 몬스터 존 : [샐러맨그레이트 히트라이오]
필드 존 : [샐러맨그레이트 성역]
마법/함정 존 :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수진이 세트한 카드)]
묘지 : [샐러맨그레이트 폭시], [샐러맨그레이트 미어], [샐러맨그레이트 가젤], [샐러맨그레이트 팔코], [샐러맨그레이트 베일링크스], [샐러맨그레이트 썬라이트울프], [증원]
제외 존 : [증식의 G]
호철의 패 : [사테라나이트 우누크]/[사테라나이트 샴]/[사테라나이트 알타일]/드로우 페이즈에 드로우한 카드(정보 불명)
수진의 패 : [사이바넷 마이닝]/[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샐러맨그레이트 서클]
"그럼 내 턴이야, 드로우!"
호철이 턴 엔드를 선언함과 동시에, 이 듀얼에서 맨 처음으로 턴을 진행한 플레이어, 청월의 턴이 돌아왔다.
네 사람이 각자 첫 번째 턴을 진행한 지금, 배틀 페이즈 실행 불가 제약은 사라졌다.
덱에서 드로우한 카드를 본 청월은 마침 좋은 카드가 나와줬다며 미소를 지었고, 이후 드로우한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자신의 두 번째 턴을 시작한다는 신호를 알렸다.
"간다! 내가 패에서 소환할 카드는, 바로 이거야!"
"이번엔 또 뭐가 나오려는 거지...?!" (호철)
"부탁해, [체인 레조네이터]!"
"뭐?!"
청월이 방금 드로우 페이즈에 덱에서 드로우한 카드, [체인 레조네이터]를 디스크에 꽂아 넣자, 청월의 카드 서치 실력은 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 거냐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호철.
청월이 디스크에 [체인 레조네이터] 카드를 꽂은 몬스터 존에선 다시 한 번 솔리드 비전이 밝은 빛을 비추었고, 그 안에선 [레드 레조네이터]와 외모 및 소리굽쇠를 든 것까진 비슷하지만, [레드 레조네이터]와 달리 몸이 검은색에, 등 뒤에 쇠사슬을 달고 있는 [레조네이터] 몬스터, [체인 레조네이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체인 레조네이터]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방금 전 [레드 레조네이터]를 본 것과 같이 [체인 레조네이터] 역시 귀엽다고 말하는 청월.
청월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필드 위에 나온 [체인 레조네이터]는 자신의 귀여움을 자랑하듯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았고, 청월은 그런 [체인 레조네이터]를 귀여워하며 일반 소환한 튜너 몬스터, [체인 레조네이터]의 몬스터 효과를 발동하였다.
"그럼 우리 귀여운 [체인 레조네이터]의 몬스터 효과 발동! 필드 위에 싱크로 몬스터가 존재하고, 이 카드가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때, 덱에서 [체인 레조네이터] 이외의 [레조네이터] 몬스터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어!"
"필드 위에는 현재 [카오스 룰러]와 [바로네스], 이렇게 2마리의 싱크로 몬스터가 존재하지. 따라서 효과를 발동하기 위한 조건은 자동으로 클리어." (수진)
"그럼 난 덱에 있는 [레조네이터] 몬스터, [싱클론 레조네이터]를 특수 소환하겠어! 어서 나와, [싱클론 레조네이터]!"
"헤헤이!!!"
청월이 [체인 레조네이터]의 효과로 덱에서 [싱클론 레조네이터] 카드를 꺼내 디스크에 꽂아 넣자, 필드 위에 등장하는 또 다른 [레조네이터] 몬스터, [싱클론 레조네이터].
이번에는 등 뒤에 악기 모양의 장식을 달고 있는 [레조네이터] 몬스터인 [싱클론 레조네이터]가 등장하자, 호철은 뭐 저렇게 튜너를 많이 꺼내냐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와 반대로 수진은 현재 청월의 필드 위에 [체인]과 [싱클론], 이 2장의 레조네이터가 나왔다는 것을 보며 이제 [레드 데몬] 덱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다는 말과 함께 청월의 다음 전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진이 나지막하게 읊조린 말대로 필드 위에 존재하고 있는 [혼돈마룡 카오스 룰러]와 [싱클론 레조네이터]를 사용해 싱크로 소환을 실행하는 청월.
[혼돈마룡]이 거칠게 포효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싱클론 레조네이터] 역시 그에 맞추어 힘차게 날아 오르며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소리굽쇠를 울렸고, 이후 [싱클론 레조네이터]는 녹색의 고리가 되어 [혼돈마룡 카오스 룰러]의 몸을 감싸 8개의 별로 만들었다.
"심연의 어둠에서 해방된 마왕이여, 그 분노를 터뜨려라! 싱크로 소환! 레벨 9!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
"크아아아!!!!"
[혼돈마룡]이 만들어 낸 강렬한 빛줄기 안에서,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을 헤치고 등장하는 사나운 마룡(魔龍)의 모습을 한 몬스터,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
얼굴에는 거대한 뿔 2개가 솟아 오르고, 양 팔에는 무엇이라도 베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이 날카롭고 예리한 칼날이 달려 있는 마룡이 모습을 드러내자, 호철은 지레 겁을 먹고 필드에서 두 발자국 정도 물러났고, 수진은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 정도는 되어야 강적을 상대할 맛이 난다며, 잔뜩 겁을 먹은 호철과는 반대로 오히려 차분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를 소환한 청월의 모습을 본 하림은, 악마족과 드래곤족 몬스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청월의 모습에, 자기 여자친구가 혹시 전생에 마룡술사 혹은 악마술사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었다.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소환에 성공한 청월은 [싱클론 레조네이터]의 효과를 발동해 묘지에 있는 [레드 레조네이터]를 회수한 뒤 하림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하림에게 혹시 지금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를 사용해도 괜찮냐고 물었다.
"림아, 혹시 지금 [바로네스] 효과 사용해도 될까?"
"물론이지! 얼마든지 써도 좋아!"
"고마워, 자기야!"
"으으, 저 닭살 커플을 누가 말려..." (호철)
"그럼 허락도 받았으니까, 한 번 기분 좋게 달려 볼까!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를 발동! 1턴에 1번, 필드 위에 존재하는 카드 1장을 대상으로 하고, 그 카드를 파괴한다!"
"쳇...!!!" (수진)
"부탁할게, 바로네스! 플뢰르 드 세레나드!"
"맡겨 주십시오! 가자!"
"이~히히히잉!!!!"
청월이 필드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바로네스]에게 효과 발동을 지시하자, 그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자신이 탄 백마와 함께 필드를 향해 돌격하는 [바로네스].
청월이 노리고 있는 카드는 바로 수진이 필드 위에 세트한 카드,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이었고, 수진은 하는 수 없이 세트해 두었던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을 발동, 덱에 있는 2번째 [샐러맨그레이트 가젤]을 패에 추가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청월이 노리고 있는 것이었으니.
청월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수진이 필드 위에 세트해 두었던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을 발동하자, 제대로 걸렸다는 뜻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필드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이 순간,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효과, 발동!"
"이런...!!!"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는 1턴에 1번, 상대 필드의 앞면 표시 카드 1장을 대상으로 하고, 그 효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어!"
"그럼 지금 [바로네스]의 파괴 효과를 발동한 건...!!!" (호철)
"내가 필드 위에 세트해 두었던 [서클]을 발동하게 유도하고, 거기에 맞춰 [어비스]의 효과를 발동하려는 거였어?!"
"정답입니다! 그럼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은 묘지로 돌아가 주셔야겠어!"
"쳇...!!!"
"그럼 부탁해, [어비스]! 에너미 이펙트 크래쉬!!!"
"크아아아!!!"
청월이 지시를 내리자 거친 포효 소리와 함께 필드 위에 앞면 표시로 노출된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을 향해 손에서 둥그런 구체의 형상을 한 검은 불꽃을 내던지는 [레드 데몬 어비스].
[레드 데몬 어비스]가 내던진 검은 화염구는 정확히 [샐러맨그레이트 서클] 카드에 명중해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을 검은 재로 만들어 버렸고, 수진이 필드에 세트한 리버스 카드를 파악하기 위해 청월이 일부러 [바로네스]의 효과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안 하림은, 역시 청월은 전생에 마룡술사 아니면 악마술사가 분명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청월의 입장에선 이제 거슬리는 리버스 카드도 사라졌으니, 더 이상 망설일 것은 없었다.
청월은 곧바로 배틀 페이즈에 돌입해 호철과 수진 팀의 필드 위에 있는 [샐러맨그레이트 히트라이오]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는 수진의 필드 위에 있는 [샐러맨그레이트 히트라이오]와 거친 포효 소리로 공명하며 [히트라이오]가 있는 곳을 향해 거친 날갯짓을 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간다!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로, [샐러맨그레이트 히트라이오]를 공격!"
"크윽...!!!"
"가라! 어비스 레이지 버스터!!!"
"크아아아!!!!"
청월의 공격 선언에 [레드 데몬 어비스]는 입을 벌려 거세게 타오르는 분노의 불꽃을 [히트라이오]에게 발사하였고, 심연에서 거세게 타오르는 불꽃을 받은 [히트라이오]는, 매우 괴로워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어비스]가 토해낸 불꽃과 함께 필드 위에서 사그라들었다. (호철&수진's LP : 7100)
"히트라이오!!! 윽...!!!" (수진)
"이런...!!!" (호철)
[어비스]가 토해낸 강렬한 심연의 불꽃으로 인해, 900 포인트의 라이프와 함께 [샐러맨그레이트 히트라이오]라는 대형 몬스터를 잃어버린 호철과 수진 팀.
먼저 선취점을 따낸 하림과 청월 팀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주고 받았고, 이후 청월은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두 번째 효과를 발동, 묘지에 있던 튜너 몬스터, [싱클론 레조네이터]를 수비 표시로 불러낸 뒤 하림이 필드 위에 소환한 몬스터, [플뢰르 드 바로네스]에게 추가 공격 지시를 내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금 이 상황을 굳히려고 하였다.
"그러면 추가 공격 간다! [플뢰르 드 바로네스]로,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를 공격!"
"간다!!!"
"이~히히히힝!!!"
청월의 지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호철과 수진 팀의 필드 위에 있는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플뢰르 드 바로네스].
호철은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를 발동해 [바로네스]의 공격을 피하려 하였으나, 이것은 오히려 자신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치명적인 악수를 놓은 꼴이 되었다.
"이 순간,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의 효과를 발동! 오버레이 유닛 3개를 제거하는 것으로, [프톨레마이오스]보다 랭크가 한 단계 높은 엑시즈 몬스터를 엑시즈 소환한다! 가자, [프톨레마이오스]!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다!"
"네, 마스터!"
"누가 그렇게 내버려 둘 줄 알고?!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 발동!"
"아차, 아직 [바로네스]의 다른 효과가 유효했지...!!!"
"[플뢰르 드 바로네스]는 필드 위에 존재하는 동안 딱 한 번, 다른 카드의 효과를 무효로 하고 파괴할 수 있어!"
"크윽...!!!"
"간다! 플뢰르 드 녹뒤르느!!!"
"별의 기사여, 네놈이 진정한 기사라면, 여기서 쥐새끼처럼 도망칠 생각은 마라! 하앗!!!"
"이런, 안 돼...!!!"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가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 효과를 사용해 필드 위에서 다른 엑시즈 몬스터를 불러내려고 하자, 기사라면 정정당당하게 맞서라며 손에 들고 있는 방패를 휘둘러 [프톨레마이오스]의 랭크 업 시도를 저지하고, 뒤이어 검을 휘둘러 [프톨레마이오스]를 파괴하는 [바로네스].
[프톨레마이오스]의 랭크 업 효과도 막혀 버리자 호철과 수진 팀은 얼굴에 짓고 있는 표정에서 분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바로네스]가 공격 대상으로 지정했던 몬스터, [테라나이트 프톨레마이오스]가 사라짐과 동시에, [바로네스]가 가진 공격권은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현재 필드 위에 대응할 수단이 없는 지금, 호철과 수진 팀은 3000이라는 어마무시한 전투 데미지를 고스란히 입게 될 지경에 놓였다.
청월은 지금의 유리한 상황을 굳히기 위해 [플뢰르 드 바로네스]에게 다시 한 번 공격 지시를 내렸고, 청월의 공격 지시를 들은 [바로네스]는 자신이 타고 있는 애마와 함께 빠르게 질주하며, 호철과 수진 팀에게 3000 포인트의 전투 데미지를 먹이려 하였다.
하지만 호철은 여기서 순순히 당할 순 없다며 패에 쥐고 있던 몬스터 카드, [배틀 페이더]의 효과를 발동하였고, 필드 위에 나타난 검은색 시계추 모양의 몬스터, [배틀 페이더]가 자신의 몸에 달린 시계추를 종에 부딪히며 청월의 배틀 페이즈가 끝이 났다는 신호를 알렸다.
자신들이 먼저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고, 유리한 전투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바로네스]로 공격한 순간, 갑자기 등장한 [배틀 페이더]의 존재로 인해 표정이 굳어버린 하림과 청월.
하림의 머릿속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차 어지러움을 호소할 지경이었고, 그것은 청월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럴 수가...!!!" (림)
"이대로 승기를 굳히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기서 [배틀 페이더]가 나오다니...?!" (청월)
"휴... 혹시 몰라서 넣어둔 카드가 이럴 때 도움이 되어주네."
"뭐...?! 야, 김호철! 너 원래 [테라나이트] 덱에 [배틀 페이더] 같은 카드 안 넣지 않아?!"
"원래대로라면 그렇지. 근데 세상엔 만약이라는 게 있잖아? 혹시나 이런 상황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번 듀얼을 하기 전에 덱을 점검할 때 1장 넣어놨지."
"호철이 넌 진짜...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한 놈이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운데?"
하림이 호철의 의외성에 감탄사를 내뱉자 그것을 여유 넘치는 말투로 받아치는 호철.
[배틀 페이더]의 몬스터 효과에 의해 배틀 페이즈를 강제로 종료당한 청월은 메인 페이즈 2로 이동, 자신에게 이런 수모를 안겨 준 것을 후회하게 해 주겠다며,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가 다루는 불꽃보다 더 뜨겁고 거센 불꽃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청월의 분노가 가득 담긴 아우라가 풍겨 나오자 식은땀을 흘리며 잔뜩 겁을 먹은 하림.
청월은 분노가 가득 찬 말투로 이제 더 이상 그런 꼼수는 안 통하게 해 주겠다 말하며, 필드 위에 있던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와 [체인 레조네이터]를 사용해 싱크로 소환을 실행하였다.
"방금 전엔 어쩔 수 없이 당하긴 했지만, 다음부터 그런 꼼수는 안 통하게 만들어 주겠어...!!!"
"으아아... 청월이 얘 엄청 화 났다...!!!"
"간다..!!! 난 레벨 9의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에, 레벨 1의 [체인 레조네이터]를 튜닝...!!!!"
"크아아아!!!!"
"예-이이이!!!!"
필드 위에서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체인 레조네이터]는, 마치 청월의 그 말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쁨 가득한 목소리를 내었고,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가 거칠게 포효하며 날아오르자 [어비스]의 뒤를 이어 날아 오르며, 다른 [레조네이터] 친구들보다 더 맑고 청아한 소리굽쇠 소리로 자신의 기쁨을 알렸다.
이후 녹색의 고리가 되어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몸을 감싸는 [체인 레조네이터].
녹색의 고리 안으로 뛰어든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는 이내 9개의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한 길이 되었다.
"태산명동! 산을 가르고, 땅의 화염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내라! 싱크로 소환! 레벨 10!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
"크아아아아!!!!"
청월이 소환 영창을 마치자 청월이 외친 말처럼 땅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화염과 함께 거대한 산을 가르며 등장하는 또 다른 [레드 데몬] 싱크로 몬스터,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보다 더욱 날카로워진 뿔과 칼날은 당장이라도 자신의 마스터인 청월에게 수치를 안겨 준 호철을 베어버릴 것 같이 예리함을 뽐냈고, 그 모습을 본 호철은 자기랑 듀얼하는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태그 듀얼이 아니라 싱글 듀얼로 도전할 걸..."이라 말하며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의 싱크로 소환을 마친 청월은 그대로 턴 엔드를 선언하였고, 청월 다음으로 턴을 진행할 플레이어는 바로 수진.
카드를 드로우한 수진은 패를 확인한 뒤 미소를 지었고, 스탠바이 페이즈에 청월이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 발동을 선언하자 아무 방해 없이 그것을 통과시켜 주었다.
[플뢰르 드 바로네스]가 하늘 높이 검을 들어 빛을 내뿜자 [바로네스]의 모습은 순식간에 필드에서 사라졌고, 그 대신 묘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벨 9의 몬스터이자, 방금 전 호철과 수진에게 공포를 안겨 주었던 상대,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가 다시 한 번 심연의 불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묘지에 잠들어 있던 [레드 데몬 어비스]가 다시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잔뜩 겁 먹은 표정과 말투로 저 녀석은 왜 또 나오는 거냐 말하는 호철.
호철이 그러던지 말던지 관심 없는 수진은 메인 페이즈 1로 이동해 첫 턴에는 패에 쥐고만 있던 마법 카드, [사이바넷 마이닝]을 발동하였고, [사이바넷 마이닝]의 발동 코스트로 패에 쥐고 있던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를 묘지에 보냈다.
[사이바넷 마이닝]의 발동에 청월은 저것보다 더 중요한 효과를 가진 카드가 반드시 나올 것이란 생각에 체인을 걸지 않고 [사이바넷 마이닝]의 발동을 그냥 통과시켜 주었고, [사이바넷 마이닝]의 효과가 통과된 수진은 덱에 있던 레벨 4 이하의 몬스터이자, 방금 청월의 턴에 [샐러맨그레이트 서클]의 효과로 서치하려 했던 몬스터, [샐러맨그레이트 가젤]을 패에 추가하였다.
[사이바넷 마이닝]의 효과로 패에서 버려진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의 효과가 트리거가 되어, 수진의 패에서 효과를 발동하는 [샐러맨그레이트 가젤].
[가젤]의 이 효과는 필드가 아닌 수진의 패에서 발동하는 것이기에,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무효화 범위 밖에서 자유롭게 효과를 발동할 수 있다.
솔리드 비전이 일으키는 불길 속을 헤치며 필드 위에 등장하는 두 번째 [샐러맨그레이트 가젤].
이후 수진은 방금 전 [사이바넷 마이닝]의 효과 발동을 위해 묘지에 보낸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의 효과를 발동하였고, 수진의 묘지에서 [가젤]이 나올 때와 똑같은 불길이 솟아오르더니, 그 안에서 아르마딜로 갑옷 도마뱀의 모습을 한 몬스터,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피니]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스피니]의 외모를 보고 귀엽다는 감상을 내비치는 청월.
하림은 청월의 취향은 대체 어디까지 뻗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고, 수진은 필드 위에 존재하는 [가젤]과 [스피니]를 사용해 전개를 이어 나갔다.
"그럼 계속해서 간다! 난 레벨 3의 [샐러맨그레이트 가젤]과,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한수진 쟤도 엑시즈 소환을?!"
수진이 레벨 3의 몬스터, [가젤]과 [스피니]를 사용해 엑시즈 소환을 실행하려 하자, 수진이 링크 소환 외에 엑시즈 소환까지 다룰 줄 알았냐며 놀라는 하림.
수진의 엑시즈 소환 선언에 필드 위에는 호철이 엑시즈 소환을 실행했을 때와 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회전하는 블랙홀이 나타났고, [가젤]과 [스피니]가 블랙홀을 향해 몸을 던지자 두 몬스터를 빨아들인 블랙홀은 커다란 굉음과 함께 새로운 몬스터를 불러 내었다.
"환상을 잘라내는 작렬의 야생마여! 지금 거센 불길을 가르며 나타나라!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랭크 3!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
"이-히히히힝!!!!!"
오버레이 네트워크가 폭발하며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의 정체는, 뜨거운 불꽃 갈기를 휘날리며 환상을 잘라내는 작렬의 야생마,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였다.
[샐러맨그레이트] 덱의 엑시즈 몬스터 중 1장인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과 청월은 수진이 새로운 소환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놀라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렸다.
잠시 후, 침묵을 깨고 수진에게 대체 언제, 어떻게 링크 소환 이외에 다른 소환법을 익혔냐고 묻는 청월.
청월의 물음에 수진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자신이 링크 소환 이외에 다른 소환법을 익히게 된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링크 소환 이외에 다른 소환법을 익히게 된 건,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 얼마 전에, 내가 내 옆에 있는 덜떨어진 애랑 듀얼한 거, 기억하지?"
"야, 덜떨어진 애라니! 말이 심하다?" (호철)
"내가 얘랑 했던 듀얼에서 지고 나서, 깨달은 게 있었어. 세상은 아직 넓고, 나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이었지."
"나랑 했던 듀얼에서 그런 걸 깨달았다고...??"
수진이 얼마 전 자신과의 듀얼에서 겪은 패배를 통해 자신이 아직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말하자, 자신이 수진에게 그런 걸 깨닫게 해준 거냐며 머릿속으로 물음표를 띄우는 호철.
호철의 반응을 본 수진은 다시 고개를 하림과 청월 팀이 있는 곳으로 돌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이어 나갔다.
"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링크 이외의 다른 소환법을 익히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어. 의식, 융합, 싱크로, 엑시즈, 그리고 펜듈럼까지.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소환법도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어. 그래도 난 포기할 수 없었어. 왜냐면, 난 내 자신을 가두고 있는 우물 안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필사적으로 소환법을 공부하고 있던 도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한 듀얼리스트의 듀얼 영상을 봤어."
"어떤 듀얼리스트인데?" (청월)
"서인화라는 이름을 가진 듀얼리스트. 다른 이름으로 말하자면, 소울 버너."
"서인화... 소울 버너... 서인화... 소울 버너... 잠깐, 소울 버너라면... 전설의 듀얼리스트라고 불리는 사람 중 한 명이잖아?!"
수진의 입에서 전설의 듀얼리스트라 불리는 사내, 소울 버너 서인화의 이름이 나오자 어딘가에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에서 기시감을 느낀 하림은 서인화와 소울 버너라는 이름을 몇 번 중얼거렸고, 이내 소울 버너가 전설의 듀얼리스트라는 칭호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떠올리며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소울 버너, 서인화...!!! 그 사람은, 전설의 듀얼리스트라고 불리는 또 한 명의 듀얼리스트이자 링크 브레인즈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남자, 플레이메이커 김유찬이랑 같이 활동했다던 그 사람...?!" (림)
"맞아.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그 사람의 듀얼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나도 전설의 듀얼리스트 소울 버너처럼 여러 가지 소환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언체인드] 덱과 함께 내 듀얼리스트 인생을 함께 할 새로운 덱으로 선정한 덱이, 바로 지금 너희가 보고 있는 이 [샐러맨그레이트] 덱이야."
"그래서 오늘은 평소에 사용하는 [언체인드] 덱이 아닌, [샐러맨그레이트] 덱을 사용했구나...!!!" (청월)
"맞아. [언체인드] 덱도 내게 있어 소중한 덱이지만, 계속해서 [언체인드] 덱만 다룬다면, 난 계속 우물 안 개구리로만 살아야 하니까. 그래서 이번 듀얼에선 [언체인드]가 아닌 [샐러맨그레이트] 덱을 사용한 거야. 이 덱을 사용함으로써, 내가 갇혀 있는 우물에서 조금이라도 발버둥쳐서 빠져 나오고 싶었으니까."
수진이 이번 듀얼에서 평소에 사용하는 [언체인드] 덱이 아닌 [샐러맨그레이트] 덱을 사용하는 이유를 듣자 수진의 결의에 경의를 표하는 하림과 청월 팀.
호철은 수진이 자기랑 했던 듀얼 때문에 사용하는 덱을 바꾼 것이라는 사실을 듣고, 자신이 수진을 조금이나마 변화시켰다는 사실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하림과 청월 팀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호철이 깨방정을 부리며 자신을 어필하자, 호철의 머리에 꿀밤 한 대를 쥐어 박으며 쓸데없는 짓 말고 듀얼에나 집중하라고 말하는 수진.
수진의 꿀밤이 꽤 아팠는지 호철은 꿀밤을 맞은 자리를 손으로 감싸며 고통을 호소하였고, 하림과 청월은 식은땀을 흘리며 수진의 다음 전개를 지켜보기 위해 다시 듀얼 필드로 시선을 옮겼다.
다시 듀얼 필드에 정신을 집중하며 전개를 이어 나가는 수진.
수진은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미라지스탤리오]의 주변을 돌고 있던 오버레이 유닛, [샐러맨그레이트 스피니]를 묘지로 보냈고, [미라지스탤리오]는 다시 힘찬 울음소리를 내며 덱에 있던 또 다른 [샐러맨그레이트] 몬스터를 필드 위로 불러내려 하였다.
하지만 청월은 이걸 그대로 통과시켜 줄 정도로 자비로운 듀얼리스트는 아니었다.
청월은 수진이 발동한 [미라지스탤리오]의 효과에 체인을 걸어, 자신의 필드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낮게 그르릉거리던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효과를 발동하였고,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는 다시 한 번 우렁차게 포효하며 손에서 검은 불꽃탄을 던져 [미라지스탤리오]의 효과를 무효화시켰다.
[미라지스탤리오]의 효과가 무효화당하자 "칫...!!!"하는 말로 분함을 표하며 턴 엔드를 선언하는 수진.
수진의 뒤를 이어 받는 플레이어는 하림이었고, 드로우한 카드를 패에 넣은 하림은 현재 청월의 엑스트라 덱에 자신의 [플뢰르 드 바로네스]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 하는 수 없이 다른 플랜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런... 하필 [바로네스]가 내 엑스트라 덱이 아니라 청월이 엑스트라 덱에 있네..."
"미안..."
"괜찮아. 그럼 우회하는 수밖에 없지, 뭐. 난 패에서 이 카드를 일반 소환하겠어! 부탁한다, [하루 우라라]!"
"잠깐, 뭐라고?!"
하림의 입에서 나온 카드의 이름을 듣자, 청월은 기겁하는 표정으로 하림이 디스크에 꽂은 카드를 바라보았다.
하림이 디스크에 꽂은 카드는, 바로 패에 쥐고 있어야 상대의 덱에서 카드를 가져오는 효과를 막을 수 있는 최고급 패 트랩 몬스터, [하루 우라라]였다.
솔리드 비전과 함께 벚꽃을 흩날리며 등장하는 강아지 모양의 귀를 한 요괴 소녀, [하루 우라라].
하림과 청월의 필드 위에 [하루 우라라]가 등장하자, 호철과 수진은 저 카드를 왜 일반 소환하는 거냐며 경악하는 모습이었고, 같은 팀인 청월 역시 [하루 우라라]는 패에 쥐고 있어야 상대를 견제할 수 있는 고성능 패 트랩 몬스터 카드인데, 그걸 왜 필드 위에 소환한 거냐며 하림을 타박하였다.
"[하루 우라라]?!" (수진)
"저 카드를 필드 위에 소환했다고?! 그것도 대부분의 덱에선 딱 한 번밖에 못 쓰는 소중한 일반 소환권을 사용해서?!" (호철)
"야, 하림!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우라라]는 필드 위에 소환할 게 아니라 패에 쥐고 있어야지!!!"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게 대체 무슨 생각인데?!"
"바로 이렇게 활용하기 위한 거야! 패에서 마법 카드 발동! [죽은 자의 소생]!"
"[죽은 자의 소생]...?!"
하림이 [하루 우라라]를 필드 위에 불러낸 뒤 다음 순서로 디스크에 꽂은 카드는, 바로 자신 또는 상대의 묘지에 있는 소생 제한을 만족한 몬스터 1장을 필드 위에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최고급 마법 카드 중 1장이라 불리는 카드, [죽은 자의 소생].
[죽은 자의 소생] 카드가 필드 위에 나타나자, 호철과 수진은 하림이 혹시 자신들의 묘지에 있는 몬스터를 부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긴장하기 시작했고, 하림은 미소를 지으며 묘지에 있는 몬스터 1마리를 자신의 필드 위로 부활시켰다.
하림이 묘지에서 부활시킨 카드는, 바로 청월이 첫 턴에 [레드 라이징 드래곤]의 싱크로 소재로 사용해 묘지로 보냈던 몬스터,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
자신들의 묘지가 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호철과 수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청월은 대체 하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하루 우라라]라는 고성능 패 트랩 몬스터를 필드 위에 꺼낸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묘지에서 되살아난 청월의 몬스터,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는 다시 한 번 싸울 준비가 되었다 말하는 것처럼 날카롭고 거칠게 울부짖었고, 하림은 이제 때가 되었다 말하며 필드 위에 나온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와 [하루 우라라]를 사용해 전개를 이어 나갔다.
"드디어 때가 됐어!"
"대체 무슨 때가 왔다는 거야...??"
"[하루 우라라]는 분명히 패에 쥐고 있으면 상대를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효과를 가진 카드지. 하지만 보통은 그 효과에만 집중하니까, [우라라]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 일부를 잊기도 해."
"[하루 우라라]가 가진 장점 일부라고...??"
"[하루 우라라]는 패 트랩 몬스터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모두들, 똑똑히 잘 봐 둬!"
"그게 대체 무슨 방식인데?!"
"난 레벨 4의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에, 레벨 3의 튜너 몬스터, [하루 우라라]를 튜닝!!!"
"뭐?!" (수진)
"이럴 수가...!!!" (청월)
"말도 안 돼!!!" (호철)
하림이 필드에 나와 있는 [풍래왕 와일드 와인드]와 [하루 우라라]로 싱크로 소환을 선언하자, 같은 팀원인 청월은 물론 상대 팀인 호철과 수진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하루 우라라]라는 고성능 카드를 저런 식으로 사용하다니.
원래대로라면 [하루 우라라]는 패에 쥐고 있다가 상대가 덱에서 카드를 서치하려 할 때, 타이밍을 맞춰 던져서 상대의 서치 효과를 무효화시킬 때 써야 하는 카드이지만, 그 효과에만 집중하느라 [하루 우라라]가 가진 다른 장점들을 간과하는 듀얼리스트도 많이 있다.
그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하루 우라라]는 레벨 3의 튜너 몬스터라는 사실이다.
[하루 우라라]는 자신의 효과를 사용해 상대를 억제하는 효과가 주로 사용되지만, 튜너라는 명칭은 덤으로 붙은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에서, 하림은 [우라라]가 가진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싱크로 소환에 사용할 수 있는 튜너라는 사실을, 지금 듀얼 필드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하루 우라라]를 필드 위에 일반 소환한 것이었다.
[풍래왕]이 자기가 서 있던 자리에서 힘차게 뛰어 오르자 거기에 맞추어 살랑살랑 날아오르는 [하루 우라라].
[우라라]는 3개의 녹색 고리가 되어 [풍래왕]의 몸을 감쌌고, [풍래왕]은 4개의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한 길이 되었다.
"자전일섬! 미지의 힘이 용이 되어 구름을 타고 하늘을 오른다! 싱크로 소환! 강림하라, 레벨 7!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
"쿠아아아아!!!!"
하림이 소환 영창을 마침과 동시에 눈부시게 빛나는 빛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싱크로 몬스터,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
흰색과 보라색이 적절하게 섞인 날렵한 몸을 가진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내자,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발산하는 화사한 빛에 순간 듀얼 중이라는 것을 잊고 감탄에 빠지는 청월과 호철, 그리고 수진.
청월은 하림이 이 몬스터를 소환하기 위해 일부러 [하루 우라라]를 필드 위에 불러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역시 내 남자친구라며 미소를 지었고, 호철과 수진은 듀얼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에 긴장의 끈을 꽉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이내 호철과 수진에게 피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로 다가왔다.
배틀 페이즈에 돌입한 하림은, 우선 필드 위에 있는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를 치우기 위해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에게 공격을 지시하였고, 하림의 지시에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은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호철과 수진의 필드 위에 있는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림은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공격 지시를 잠시 중단하였다.
하림이 공격을 중단하자 세 사람은 하림이 무슨 생각으로 공격을 중단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하림은 여유로움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가진 몬스터 효과를 발동하였다.
"이 순간,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몬스터 효과, 발동!"
"뭐?!" (호철)
"1턴에 1번,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상대 몬스터와 전투를 실행하는 데미지 스텝 개시시에 발동할 수 있는 효과! 공격 대상이 된 상대 몬스터를, 주인의 패로 되돌린다!"
"잠깐, 뭐라고?!"
하림이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몬스터 효과를 발동하자, [퀀텀 드래곤]이 가진 몬스터 효과를 보고 경악하는 호철과 수진.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상대 몬스터와 전투를 실행할 경우, 그 몬스터와 전투를 실행하는 데미지 스텝 개시시에 발동할 수 있는 효과.
그 효과는 바로,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과 전투를 실행하는 상대 몬스터를 패로 되돌리는, 일명 바운스 효과라 불리는 효과였다.
하지만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의 경우는 달랐다.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는 엑스트라 덱에 들어가는 엑시즈 몬스터로, [퀀텀 드래곤]과 같은 바운스 효과를 가진 카드에 걸리게 되면, [미라지스탤리오]는 주인인 수진의 패가 아닌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수진은, 현재 자신에겐 [퀀텀 드래곤]의 효과를 막을 수 있는 방도가 없는 것을 한탄하며 이를 갈았고, 하림은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효과를 발동해 수진의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를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럼 간다!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 [샐러맨그레이트 미라지스탤리오]를 되돌려 보내라! 드라이브 백 샷!!!"
"크아아아!!!!"
"이-히히히힝!!!!"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흰색과 보라색이 섞인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달려들자, 공격을 막을 틈도 없이 엑스트라 덱으로 되돌아가버리는 [미라지스탤리오].
[미라지스탤리오] 카드를 다시 엑스트라 덱으로 집어넣은 수진은 아득바득 이를 갈았고, 하림은 이어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이 가진 추가 효과를 발동해 주도권을 잡으려 하였다.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추가 효과! 드라이브 백 샷 효과를 발동했을 경우, 이 카드는 한 번만 더 이어서 공격할 수 있다!"
"뭐라고?!"
"부탁할게, [퀀텀 드래곤]! [배틀 페이더]를 공격! 탕탕쾅...이 아니라! 퀀텀 인크립션!!!"
"크아아아!!!!"
하림이 지시를 내리기가 무섭게 다시 한 번 흰색과 보라색이 섞인 강렬한 빛을 몸에 두르고 돌진하는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의 공격은 [배틀 페이더]가 막을 수 있을 정도의 공격이 아니었고, 호철이 야심차게 덱에 넣었던 [배틀 페이더]는 끝내 [사이버스 퀀텀 드래곤]에게 허무하게 파괴되고 말았다.
두 마리의 몬스터를 처리한 지금 호철과 수진을 지켜줄 수 있는 카드는 이제 단 1장도 없다.
하림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필드 위에서 자신들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두 마리의 [염마룡]들에게 다이렉트 어택 지시를 내렸다.
"그럼 가 볼까!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 상대 플레이어에게 다이렉트 어택이다!!!"
"가라, 우리 [염마룡]들!!!!"
"크아아아아!!!!!"
하림이 자신들에게 지시를 내리자 거친 울음소리를 내며 공격을 준비하는 두 마리의 [염마룡].
호철과 수진은 현재 패에 저 두 [염마룡]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카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빠르게 눈을 굴렸다.
그러나 현재 호철과 수진의 패에 있는 카드 중, 거칠게 울부짖고 있는 두 [염마룡]의 공격을 막을 카드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두 마리의 [염마룡]들은 호철과 수진에게 활활 타오르는 지옥의 불길을 선사해 주려 하였고, 하림과 청월의 신호가 떨어지자 자신들이 뱉어내려던 지옥의 업화를 시원하게 내뱉었다.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로 직접 공격! 어비스 레이지 버스터!!!" (청월)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로 직접 공격! 그레이트 서밋 브레이커!!!" (림)
"크아아아!!!!"
하림과 청월의 지시에 오늘 제대로 날 잡은 것처럼 시원하게 공격을 내지르는 [어비스]와 [베리얼].
두 마리의 [염마룡]이 거센 공격을 퍼붓자, 호철과 수진의 라이프 포인트는 순식간에 6700 포인트라는 어마무시한 수치가 떨어지고 말았다. (호철&수진's LP : 400)
"으아아악!!!!"
"크윽....!!!!"
"좋았어!"
"림아, [베리얼]의 효과를 사용해!"
"알았어! 그러면 이어서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의 효과, 발동! 이 카드가 상대에게 전투 데미지를 주었을 때, 자신의 덱과 묘지에서 레벨이 같은 튜너를 각각 1장씩 고르고,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한다!"
"여기서 추가 전개를 한다고...?!" (호철)
"내가 [베리얼]의 효과로 부를 몬스터는... 우선 덱에선 레벨 1의 튜너 몬스터, [이펙트 뵐러]! 그리고 묘지에서 [이펙트 뵐러]와 레벨이 같은 튜너 몬스터, [싱클론 레조네이터]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
하림이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의 효과를 사용해 추가로 전개를 이어 나가자, 두 마리의 [염마룡]이 가진 힘을 느낀 호철은, 다음 자신의 턴에 어떻게든 저 두 마리의 [염마룡]을 공략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설령 이 듀얼에서 진다 하더라도 꼴 사나운 모습으로 지고 싶진 않았기에, 어떻게 해서든 저항이라도 해 볼 생각이었다.
하림이 그대로 턴 엔드를 선언하자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하는 호철.
호철은 미소를 지으며 패에 쥐고 있던 몬스터 카드, [사테라나이트 알타일]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호철의 필드에 다시 한 번 별빛이 반짝이더니, 그 안에서 푸른색 갑옷을 입은 별의 기사, [사테라나이트 알타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테라나이트 알타일]의 일반 소환에 성공하자 곧바로 [알타일]의 효과를 발동하는 호철.
[알타일]은 자신의 옆에 있는 몬스터 존을 향해 손을 뻗어 빛을 일으켰고, [알타일]이 일으킨 빛 안에선 [프톨레마이오스]의 오버레이 유닛이 되었다가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에 의해 묘지로 보내진 별의 기사, [사테라나이트 베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베가]의 특수 소환에 성공하자 호철은 [베가]의 효과를 발동해 패에 있던 또 다른 별의 기사, [사테라나이트 샴]을 필드 위에 불러냈고, 호철의 필드 위에 몸집은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별의 기사, [사테라나이트 샴]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하림과 청월을 향해 활을 조준하였다.
[사테라나이트 샴]의 효과는, 바로 일반 소환/반전 소환/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상대 플레이어에게 1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주는 효과.
설령 지더라도 조금이라도 저항해 보고자 노력하는 호철의 마음을 받은 샴의 화살은, 정확히 하림을 향해 날아가 하림의 디스크에 꽂혔다.
"큭...!!!" (하림&청월's LP : 7000)
"계속해서 난! 레벨 4의 [사테라나이트 베가]! [알타일]! [샴]으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마스터의 의지를 받들어!" (베가)
"우리 별의 기사단은!" (알타일)
"최후의 최후까지 항전하리라!!!" (샴)
[테라나이트] 몬스터들의 결의에 감격했는지 평소보다 더 거세게 휘몰아치는 블랙홀.
세 명의 기사는 망설임 따윈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용맹하게 블랙홀 안으로 뛰어 들었고, 이내 커다란 폭발을 일으킨 블랙홀 안에선 새로운 별의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겨울의 대 삼각형을 이루는 별의 기사! 지금 이 곳에 모습을 드러내라!!!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랭크 4! [스테라나이트 트라이베르]!!!"
"[트라이베르], 지금 이 곳에 등장!!!"
블랙홀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별의 기사는, 바로 겨울의 대 삼각형을 이루는 별들을 잇는 별의 기사, [스테라나이트 트라이베르].
고결한 순백의 갑옷을 자랑하는 [트라이베르]의 모습은, 모든 [테라나이트] 몬스터들의 귀감이 된다.
[트라이베르]가 모습을 드러내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 하림.
호철은 망설임 없이 [트라이베르]의 효과를 발동해, 필드 위에 있는 [트라이베르]를 제외한 모든 카드들을 날려 버리고자 하였다.
이것이 바로 호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저항.
하림은 친구의 결의에 감탄하며 최고의 듀얼을 만들어 보자고 외쳤고, 이후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의 효과를 발동해 자신의 효과를 사용하기 위해 힘을 방출하려던 [스테라나이트 트라이베르]의 효과를 무효화시켰다.
[스테라나이트 트라이베르]의 효과가 무효화당하자, 어차피 이렇게 될 것임을 직감했는지 미소를 짓는 호철.
호철은 두 눈을 불태우며 배틀 페이즈에 돌입하였고, [트라이베르]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싸워 보자며 자신의 결의를 불태웠다.
"그럼 배틀 페이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싸우자, [트라이베르]!!!"
"알겠습니다, 마스터!!!"
"호철아..."
"간다! [스테라나이트 트라이베르]로,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를 공격!!!"
"비록 이번 대결에선 진다 해도, 우리 별의 기사단과 마스터의 의지는 꺾이지 않나니!!!"
"가라!!!!!"
"간다, 심연의 마룡이여!!!!"
[트라이베르]가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어비스]에게 달려들자 호철의 의지에 감격하며 [어비스]에게 반격 지시를 내리는 하림.
하림의 지시에 [어비스]는 입에서 지옥의 불길을 내뿜으며 [트라이베르]를 불태웠고, [레드 데몬 어비스]가 내뿜는 뜨거운 심연의 불꽃에 휩싸여 사라지면서도, [트라이베르]는 오히려 만족한 듯이 미소를 지으며 불꽃과 함께 사그라져갔다.
이렇게 하여 이번 태그 듀얼의 승자는, 바로 하림과 청월 팀이 되었다.
네 사람 모두 최선을 다 해 듀얼을 즐겼기에, 듀얼 필드 위에 남아있는 한 점의 후회마저도 날려버릴 것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이 네 사람의 미래에는, 과연 어떤 길이 열려 있을까.
그리고 그 길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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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편 연재 완료!!!
태그 듀얼의 승리자는 바로 하림과 진청월 팀 되겠습니다!!! 와아아아!!!! (짝짝짝짝)
휴... 태그 듀얼 로그 쓰는 건 역시 힘이 많이 드네요.
그래도 제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듀얼 로그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혹시 듀얼 로그에 오류가 보인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라며,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