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기념 및 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xx1111(아, 아닙니다. )을 기념해서 셀프로 서울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여차저차해서 근무지인 청주에서 서울 오금역까지 도착했습니다. 차는 한적한곳에 세우고 서울에서의 이동은 지하철 및 버스를 이용하도록 합니다.
이동을 하기전 잠시 한적한 오금공원을 걸어봅니다. 약 1995년 서울을 떠나기전 저는 강동구 성내동에 살았었는데 당시 저는 과학사 죽돌이여서
집보다 과학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지라 과학사가 있던 송파구 오금동 가락동에 대한 추억이 많습니다.
은행잎들이 떨어진것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군요.
지방에 살다보니 걸으면서 저 주차라인에 쓰여진 번호가 늘 궁금했는데...
이런 뜻이더군요. 아, 무섭습니다. 서울의 자동차생활...
어느덧 예전에 과학사가 있던 자리에 도착했습니다. 1990년대 저 본죽 자리에는 에디슨 과학사라는 모형판매점이 있었는데 대부분 과학사들이
그렇듯이 늘 죽돌이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왕십리 디오라마나 잠실 알파과학 처럼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과학사는 아니었지만 프라모델, RC,
서바이벌 3개 동호회가 활발히 활동중이었고 프라모델과 RC 부문은 대회에서 다수 수상 경력도 있었죠. 부끄럽지만 저도 당시 아카콘에서 수상
경력이 있긴 한데 어찌된일인지 지금은 프라모델을 수집만 하고 정작 즐기는건 RC만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프라모델을 안 만드는 이유는 주변에
같이 즐길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겠죠. 어쨌든 이제 과학사도 없고 당시에는 그다지 가진건 없었어도 제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때였습니다.
저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보입니다.
장소를 옮겨 성내동, 둔촌동 쪽에 도착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둔촌아파트 건설현장이 보이는군요. 제가 어렸을때부터 있던 아파트인데
비록 저곳에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추억이 각별한곳인데 요즘 구설수에 오르는것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아주 어렸을때 종로구에 살다가 학교를 들어갈때쯤 강동구쪽으로 왔을때도 있었던 KFC인데 정작 그동안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오늘 작정하고
들리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도 외벽이 살색 타일이었는데 아직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라는게 놀랍습니다.
내부는 시대 흐름에 맞춰 현대화가 되었군요. 그동안 왜 한번도 안 가봤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굳이 답을 내자면 제가 어렸을때는
햄버거가 비싸서... 였겠지요. 없이 살다보면 다 그런거죠 뭐...
일단 이렇게 아침인지 점심인지 알수 없는 한끼를 때워봅니다.
창밖 풍경이 알흠답네요. 역시 서울에 살때가 좋았습니다.
이번엔 장소를 옮겨 노량진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 타본지가 꽤 오래되서 중간에 표를 찍으려니 약간 헷갈렸습니다.
오늘따라 자판기가 눈에 띄는군요. 아마도 지방에서는 점점 보기가 어려워서 그러지 않나 싶네요.
노량진에 방문한 이유는 바로 이 컵밥...때문이었는데 아니 이런...! 어떻게 이런일이...!!!
하지만 알고보니 한 블럭 더 지나서 컵밥 거리였네요.
아아...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입니다.
맛있고 저렴해서 참 좋은데 메뉴가 너무 많아서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습니다. 계란후라이는 따로 하나 추가했네요.
지나다보니 '저곳에는 다이소가 있었던것 같은데...??? ' 라고 생각했었는데 글 쓰다보니 문 윗쪽에 다이소라는 간판이 붙었던 흔적이 있네요.
이곳 말고도 여러곳이 임대 팻말을 붙이고 있던데 노량진도 불황의 역풍을 피해갈수가 없네요. 예전에 노량진을 처음 갔을때 물가도 싸고
유명 오락실도 있고 해서 '이곳에 살면 좋겠다... ' 라는 생각을 잠깐 한적이 있는데 음... 잘못된 판단인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정인 오락실은 문을 닫았다고 하던데 이곳 어뮤즈타운은 아직도 있네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방문 기념으로 격투게임 한판 하고
갈랬더니만 아니...? 제 기억으로는 2층에 격투게임들이 있었었는데 1, 2층 전부 다 리듬 게임만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뉴타입들이
리듬에 맞춰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저 같은 중력에 혼이 이끌린 노멀타입은 정신이 혼미해질것 같아 그냥 나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용산 방면으로 이동중입니다. 버스도 오랜만에 타보니까 괜히 즐겁네요.
노들섬이라고 합니다.
저 멀리 한강뷰를 과시하는 아파트촌들이 보이는군요.
버스에서 내리니 용산역이 보이는군요. 하지만 이곳은 제가 알던 그 용산역이 아닙니다.
오래전 신용산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굴다리를 지나기전 이곳에 용산견이라는 큰 개가 한마리 있었는데 그 개도 죽은지 20년전이군요.
용산견은 아실만한분은 다 아실테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용산견 사진 여러장 투척입니다.
이 굴다리도 그때 그 굴다리가 아닙니다. 좀더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어야 합니다.
저 곳에는 용산 터미널이 있었어야 했죠. 하지만 통으로 헐려버리고 지금은 호텔이 들어서 있네요. 오래전 용산 터미널 커피숍에서 하이텔
동호회 모임도 하고 동급생 2 한글판 발표 행사도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제 기억속에서만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용산에서 게임하면 나진상가였는데 철거후 재건축이라는 글자가 슬프게 하네요. 게임 외에도 각종 배터리를 전문으로 파는 기전사라는 곳도 있었는데
RC 배터리 낱알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수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1층인가 지하에 하이텔 체험관이 있었습니다. 전화요금이 비쌌던지라 용산 들릴때면 자주 이용하곤 했네요.
건물은 그대로인게 그나마 다행일까요...???
퇴계로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이유는 바로 이 GSX-S1000GT의 실물을 보고 싶었는데 지르기에는 이미 다른 바이크들이 있어서... 하지만 눈앞에는
떠나질 않고 고민만 늘어가네요.
바이크 용품을 구입하러 홍대 18라이더스에 들렀으나 문이 잠겨 있네요. 문 앞에는 택배들이 쌓여있던데 과연 영업은 하는것인지...
다시 2호선을 타고 회현역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 VHS 만화 테이프나 수입 CD등을 구입할수 있었던 형음악실, 현대전자등의 매장이 있었던 곳인데
역시나 이것도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겠지요.
약간 걸어서 친구네 가게에 들러봅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술집입니다.
종업원분에게 혹시 사장님 낮에 나오시냐고 물어봤지만 역시나 낮에는 안 나오시고 밤에만 나오신다는군요. 예상한대로 낮에는 자고 있을테니까
깨울까봐 따로 연락은 안했습니다. 이렇게 블루 에이드로 목을 축여봅니다.
좋은 술이 많은데 마실수가 없습니다. 서울구경하고 집에 내려가려면 음주운전을 하면 안되죠.
친구네 가게를 나와서 근처에 수입서적 팔던곳을 둘러봅니다. 하지만 그 많던곳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한군데도 한보이더군요.
사진은 이곳 루리웹인가 어디선가 저곳 향미라는 중화요리점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은것 같아서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뒤를 보면 역시나 하이텔 관련 모임이 자주 있었던 중앙우체국입니다. 물론 그 때 그 우체국은 아니죠.
많은 추억이 사라졌음에 실망하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중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한강시민공원에 가보고 싶은데 어떻게 가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롯데월드 오락실이나 들러볼까 했는데... 아니 이런...??? 오락실이 통채로 사라졌습니다. 통편집이란 과연 이런것인가...!!!
롯데월드도 장사가 안되는지 많은 부분을 가려놓았네요.
아쉬운 마음에 스케이트를 타기는...조금 그렇고 그냥 구경만 했네요. 다들 즐거워보이는 표정들입니다.
바로 옆 교보문고에 들러서 사진 관련 책을 구입했는데 출판계가 불황인것인지 아니면 교보문고가 불황인것인지 사진관련 코너에 책이 몇권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마 둘다 맞는것 같습니다. 한때 지하철을 타면 한칸에 1명 이상씩은 보이던 DSLR은 폰카메라에 밀려 쓰는 사람만 쓰는 장비가
되었고 교보문고도 이전에 왔을때는 밝고 환한 조명이었는데 전기세도 아끼려는지 오늘은 조명도 딥다크 하군요.
크고 아름다운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예전에 저 자리는 야시장 자리였는데...
아, 그리고 롯데월드몰이라는곳은 어떤곳이죠...? 옆에 롯데월드와 함께 백화점1, 백화점2 같은건가...???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 되어 차가 있는 오금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퇴근시간을 피한다고 나름 일찍 출발한것 같은데 아니었군요. 이놈의 양재대로는 왜 이리 막히는지...
뭐, 사실 양재대로 뿐만이겠습니까만은... 서울 시내가 다 그렇죠 뭐...
결국 해가 지고서야 서산 집에 도착했습니다. 서울 시내든 고속도로든 교통체증에 시달리느라 아아... 힘들었습니다.
단골 술집에서 포장해온 돈까스안주입니다. 그냥 돈까스가 떨어졌다고 치즈 돈가스로 해주셨네요. (나이스~ )
지나간 날들을 추억하며 이렇게 한잔술로 마음을 달래봅니다. 맥주도 평소 약간 저렴해서 마시는 테라 대신 사치스럽게 카스로 마셔보는데
글을 다쓴 지금은 3병째네요. 그때 그 시절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간것은 알지만 아직도 제 기억속에서는 지난 추억은 현재진행형이기에
현실과 기억과의 차이에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아아... 왠지 정서적 실향민이 된것 같은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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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비트, 16비트 시대를 거쳐오다보니 나름 용산에도 이런저런 추억이 있네요. | 22.11.12 08: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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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하철 타면 금방이죠. | 22.11.12 08: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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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 ㄷㄷㄷ | 22.11.12 16: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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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2.11.12 08: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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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벌써 20년전 일이라지요. | 22.11.12 10: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