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펌글] 편의점 알바하다가 취객 때문에 운 얘기.

[boreu]

그외 20살 때 편의점 알바하다가 취객 아저씨 때문에 펑펑 운 후기 (장문주의)

무명의 더쿠 https://theqoo.net/435278102

2017.03.17 10:49

안뇽 후기방에 글 처음 써본다
노잼이어도 잘 봐줘!

나덬은 스무살 때 고향 떠나 홀로 외롭게... 타지로 대학을 옴
그 당시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
안 그래도 우리집 못 사는데 
자취방 월세+생활비로 엄마 등골 빼먹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가 좀 힘들었음
(좋은 대학교가 아니라 더....) 

그래서 평일에 학교 끝나고 자정까지 총 7시간 동안 알바를 했음
내가 알바로 생활비를 쓰니까 엄마도 훨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음

하지만 나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
공부와 알바를 같이 하는 것도, 진상 손님 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음...^^
안 그러려고 해도 속으로 자꾸 여유로운 친구들이랑 나랑 비교도 되고...

여러모로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져 있는 상태였음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일했던 편의점은 위치 특성상 저녁 9시 넘으면 손님이 뚝 끊김
나는 몸이 약해서 가끔 이유 모르게 아프곤 하는데
그 날도 그랬음

밤 11시쯤이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고 토할 것 같아서
거의 죽어가는 상태로 카운터에 앉아 있었어
손님이 간~혹 오긴 했는데 대부분 그냥 살 거 사고
(당연하게도) 내 상태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

머리를 거의 카운터에 박고 끙끙 앓고 있었는데
어떤 거하게 취한 아저씨 손님이 오셨어

나는 밤까지 일하면서 많은 진상 취객을 만나봤기 때문에
술냄새 풍기는 아저씨가 오자마자 x됐다....라고 생각함

그 아저씨가 나한테 오더니 
"학생 어디 아파?" 라고 취해서 뭉개지는 발음으로 물어보심
나는 그때도 정말 죽어가는 상태로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대답함
그랬더니 아저씨가 그냥 편의점을 나가심

아프다니까 나를 배려해서 나간 건가... 생각하면서
또 엎드려서 죽어가고 있었음

근데 몇 분쯤 지나고 갑자기 눈 앞으로 뭐가 탁! 놓여지는 거임
봤더니 아까 그 취한 아저씨가 뛰어오셨는지 헉헉거리면서
나한테 병에 들어 있는 해열제를 내밀었음 ㅠㅠ
보자마자 눈물이 펑펑 터지더라...

내가 계속 울기만 하니까 아저씨가 빨리 먹으라고, 먹고 아프지 말라고
그러시더라ㅠㅠ
해열제 봤더니 아기 캐릭터가 그려진 유아용 해열제인거야ㅠㅠㅠㅋㅋㅋ
가격표도 붙어 있었는데 모르는 편의점 알바한테 사주기엔 좀 비싼 값이었음ㅠㅠ

내가 너무 감동 먹고 나도 모르겠는 감정들이 막 차올라서 계속 울다가
아저씨가 사다주신 정성이 있으니까 뚜껑 까고 꼴깍 꼴깍 마심 
다 먹고 나니까 아저씨가 나한테 술취해서 정신 없으신데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

여기 오는 손님들은 너를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너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라고
남들 눈에 여기 있는 너는 그저 편의점 카운터일 뿐이겠지만
아니라고
너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울지 말고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이 글 쓰고 있는 지금도 가슴이 막 뛰면서 눈물난다ㅠㅠ
그당시 정말 스무살 청춘이 이런 건가
맨날 편의점에 갇혀서 그런 생각만 했었는데
아저씨 덕분에 진짜 너무 힘났었어ㅠㅠ

혹시 그때의 나 같은 덬이 있다면
아저씨가 나한테 해주셨던 말 새기고
힘냈음 좋겠어!
 
글이 너무 긴데 다 읽어줘서 고마워!!

2017년, 그러니까 6년 전에 더쿠에 올라온 글이고 그 때 여러 다른 커뮤니티에도 알려진 글.

편의점 진상 얘기나 유별난 손님 얘기 나올 때마다 생각나는 글임.

출처 : https://theqoo.net/review/435278102

[펠퍼틴빌런]

나는 너를 안다
너는 누군가에 소중한 딸이다
너는 아프면 안되는 존재이고
너는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는 안다

[아 개웃기네]

나는 너가 누군지 모른다.
뭘 원하는지도 모른다.
암튼 킬유

[펠퍼틴빌런]

킬유..!!!

[젤러즈니]

그렇게 소중한 딸은 커서 더쿠나 하고있습니다

우리가 유게를 하듯이 말이죠

[야라이미우]

지금 여기선 아니야

[포인트 겟터]

[젤러즈니]

[황҈달҈첩҈자҈]

낄낄빠빠 좀 해라

[말보랑지]

커뮤한다고 모두 다 ㅄ은 아니지..

[젤러즈니]

그런말은 한적이 없는데

[진정한 메지로]

낄끼빠빠 모르냐 지금 이런 댓글은 좀 아니야

[젤러즈니]

뭐 대단히 심각한 사연이라고 낄끼빠빠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네;; 비추야 그러려니 하지만

[젤러즈니]

시간도 남는데 세명 댓글 부검좀 해볼까

[루리웹-2921863088]

비판 받았다고 댓글 부검 검증하겠다는게 더 무서운데...

[젤러즈니]

보통 이런데서 진지먹는애들이 내로남불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거든

[robocap]

낄낄빠빠 좀 하시죠. 남 댓글 보기전에 자기 댓글부터 신경쓰시구요. (아, 참고로 저는 오타났거나 글삭된거 외에는 댓글 지운적 없으니 마음껏 검열해보세요^^)

[젤러즈니]

검열은 님이 하는게 검열임

[초생강존맛]

눈치없는 유게이 그래도 존중함 ㅋㅋㅋㅋㅋ
부.검 ㅋㅋㅋㅋ

[루리웹-5920385901]

아 잭스하고싶다

[루리웹-6766109822]

감동브레이커들이 너무 많아!

[GeminiArk]

유게이들은 감동 알러지 때문에 눈물이 나와서 어쩔수 없어!

[이성변태]

따뜻하고 마음 좋은 아저씨네

[배신하고싶어라]

[시현류]

[QOR빽까RK]

그렇게 취객 아저씨는 힘들어 하던 알바에게 한송이 꽃이 되어줬습니다.

[펠퍼틴빌런]

꽃!!!

[다음이주민]

이번엔 또 어떤 진상썰일까 하고 클릭했는데 이런 훈훈한 글일줄은... ㅜㅜ

[Камаров]

좋은 사람은 많지
살면서 좋은 사람들 만나는 경우도 많고
진상새끼들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문제지

[존도우]

편의점 알바...난 몸좀 안좋다니까 손님 앞인데 아파도 티내면 안되지 라는 말 들어봄
50중반에 귀에 통화용 이어폰 끼고 안경쓰고 아직도 기억남 이게 내 마지막 편의점 알바였음

[루리웹-6885585758]

좋은 이야기였다...

[robocap]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