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코라는 게임이 있음.
게임 컨셉은 중남미권의 독재자가 돼서 부국강병을 이루자~ 라는 국가 경영 게임이고 처음엔 1차산업인
농업 위주로 갔다가 차츰 발전을 거듭해 주류를 만들고 이후 자동차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공산품으로 본격적인
2차 산업 트리를 타는 재미가 있음.
그리고 그렇게 해서 국고를 채우고 국민들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임.
이러다보니 말만 독재자지 그 누구보다도 국민의 머슴이 되는 게임으로도 유명함.
트로피코를 비교적 꽤 옛날에 했었기에 그때 한 게 아마 5편인가 그럴텐데 지금도 기억나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그게 갑자기 나라 ㅈ망해서 한 구조조정임.
아까 적었듯 국가가 어느정도 정점에 달하면 2차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는데 그때 쯤이면 인구는 폭증해서 주거 건물
비중은 높아졌는데 개발할 수 있는 국토는 제한적이라 일부 값어치있는 자원빼면 농장같은 것도 자연스레 비중이
낮아지고 해서 식량하고 공산품 만드는 데 필요한 일부 자원들은 수입하는 형태가 됨.
근데 국가가 커질 수록 서서히 비효율화가 심화됨.
최신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트로피코는 모든 교통이 도로를 통해 이뤄짐.
한국도 사실 수도권이나 지하철 이용하지 대부분 도시들은 자동차 도로 위주라는 것 생각하면 될 듯.
근데 인구수는 폭증하고 이 인구들이 출퇴근도 하고 그외에 항구로 수출할 화물, 수입한 화물들이 막 오고가고 하다보면
어느 구간에서 정체가 일어나게 되고 거주지들도 비효율적으로 건설돼 있으면 제대로 출퇴근을 못 하니 생산실적도 하락함 ㅋㅋ
내가 구조조정을 했던 것도 아마 이런 스노우볼이 인식하지 못 하다가 터진 거 같은데 진짜 어느 순간부터 국가 수지가
박살나기 시작함.
국가 발전과 복지 증진을 위해 매달 빠져나가는 돈은 기하급수로 늘어났는데 수출실적은 꼴아박은 것.
트로피코는 매월 수출 결산해서 국고에 수입이 들어오는데 대충 한 3~6개월 정도는 기존에 쌓아둔 게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있다가 진짜 순식간에 국고가 동나버림.
어느정도 성장을 이루면 그때부터 주거비, 교육비, 복지비용, 인건비, 치안, 국방, 전력발전, 식량 수입,
가공해서 팔 원재료 수입 등등이 있고 이때 뭔가 짓기로 해둔 건물들이 있다면 그거까지 몰아서 오니깐..
위기임을 인식한 직후 나라가 빚더미에 빠져버리는 데 이때만 하더라도 사소한 문제때문에 그럴꺼야 하고 방심하니깐
골든타임도 지나버리더라.
별 수 없이 해외에서 대출받아서 급한 불 끄기랑 피해 최소화하겠다며 발 동동 굴렸지만 무역수지는 회복되지 않아서
결국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음.
생산실적 안 나오는 공장? 인부들 다 잘라버리고 폐쇄해서 전력소비 줄임.
생산하는데 수입품 드는 공장이면 생산실적 잘 나오면 모를까 애매모호하고 수입가격도 비싸면 이곳도 폐쇄.
지나치게 인건비가 높은 전문직종들? 다 쳐낼 순 없으니 살려는 놔도 절반 정도는 잘라버려서 걍 해외로
이민가게 함.
의료시설도 유지비 절감 해야하니 절반 정도는 날려버림.
교육도 당장 나라 절딴날 지경이라 고학력자 필요없으니 축소함. 특히 고등학교나 대학교같이 인건비 높은 곳은
더 칼같이.
이러다보면 전력소모도 줄었으니 인건비가 비싸고 발전단가가 높은 발전시설도 이윽고 대상이 됨.
그외 주거시설도 전력 소모하면 그 전력소모 최소한도로 줄이도록 하고 이민 유도 겸 유지비 절감을 위해 일부
건물들도 폐쇄하거나 철거했던 듯.
이러면 나라 상황이 어떻게 되겠나? 당연히 시위나고 국정지지도 박살나서 난리남 ㅋㅋ 독재자긴 하나 트로피코엔
선거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야권후보가 선거에 나와서 이겨버리면 게임오버임.
때문에 별 수 없이 선거조작을 하거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없는 돈 쥐어 짜며 당장 임박한 선거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필사적이 됨 ㅋㅋㅋ 물론 여기다 비밀경찰같은 조직 동원하는 건 덤.
그리고 이 게임 근본이 독재라는 걸 증명하듯 나라가 박살나도 오로지 하나는 유지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군대임.
군대는 어찌돼도 규모를 유지해야 함. 트로피코는 나라가 개판나면 반군들이 출몰해서 국가전복을 시도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위기가 바로 그 군대가 제 몫을 하는 순간임. 북돼지나 세계 곳곳의 독재자들이 군부하고는 친하게 지내거나
확실히 이권 보장해주며 통제하는 이유가 이해되더라..
그렇게 잘 사는 나라였다가 박살나는데엔 1년이 채 안 걸렸는데, 이거 회복하는데는 2~3년이 족히 걸림.
인구는 대략 1/3 가까이 줄었는데 이중 돈 좀 있는 고학력 부유층은 이민으로 떠나거나 그 이하는 복지기반 등이
약화됐으니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나 죽어나감..
대신 인구수가 줄고 노는 건물들 정리하니깐 교통량도 줄고 도로도 새로 개통할 수 있어서 국가를 터뜨린
비효율이 감소함.
일부 알짜 수출상품 제외 수지타산 안 맞는 공산품들은 다 쳐냈기에 무역수지도 점차 회복하기 시작함.
한편 일자리가 급감한 상황속에서도 나라가 먹고는 살아야하니 일부 지역은 다시 농장이 조성됨.
공장에 필요한 원재료를 생산하거나 식량수입량을 줄여야하니깐..거기다 농장은 인건비도 싸고 일자리는
많이 제공하기에 최소한의 국가 기반유지를 위해 이렇게 되더라..
그렇게 어찌저찌 구조조정 성공했지만 과거만큼 수입이 확 높아지진 않던 듯..그저 게임에 불과했지만 어린 시절
경제 폭망을 일으키고 겪고나니 왜 어른들이 IMF 위기가 한국 경제를 뒤바꿨다고 말하는 지 이해가 되더라.
그리고 진짜 다 터지고나서 문제가 극대화됐을 때 그것들을 일방적으로 처내는 방식으로 가혹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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